집값 하락기에 `초치기` 성행… "미분양 물량 소진용" 주의보

김남석 2023. 2. 2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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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집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급등기에 성행하던 부동산 단기투자 '초치기'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세차익 보장, 당첨 즉시 '초피'(초기 프리미엄) 발생 등의 홍보 문구를 믿은 수분양자가 매물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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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서 '기획분양' 정황 포착
수익보장 등 홍보문구로 유인
"주변 실거래 등 면밀히 살펴야"
서울 시내 한 오피스텔에 붙어 있는 홍보 문구. <사진=연합뉴스>

전국 집값이 하락하고 있지만, 급등기에 성행하던 부동산 단기투자 '초치기'가 여전히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시세차익 보장, 당첨 즉시 '초피'(초기 프리미엄) 발생 등의 홍보 문구를 믿은 수분양자가 매물을 그대로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피스텔, 생숙 등을 선착순으로 분양하는 '초치기'가 여전히 시장에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근 동탄에 분양한 오피스텔에서도 오픈 채팅방, SNS 등에서 참여자를 모집해 청약을 진행하는 조직적인 기획분양 정황이 포착됐다.

부동산 초치기는 집값 급등 시기 매수수요가 급증하면서 인터넷 청약 의무 대상이 아닌 오피스텔, 생숙, 민간임대 등에서 주로 나타났다.

도착, 입금 순서로 청약 당첨 여부를 정해 전날부터 청약 장소에 줄을 서는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식으면서 이런 선착순 분양을 모습을 감췄다.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0점대를 기록하면서 투자형 부동산과 아파트 대체재로 평가받던 오피스텔 등도 대부분 경쟁이 사라졌다.

하지만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시기에 이런 초치기 분양이 진행되면서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한 '기획분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홈페이지와 블로그, 카페, SNS 등에서 당첨만 되면 즉시 초피를 받고 팔 수 있다고 홍보해 청약 경쟁률을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한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초치기는 부동산 하락기엔 나올 수 없는 분양 형태"라며 "각종 홍보를 통해 투자자를 유인해 해당 사업지의 흥행 분위기를 조성하고 물량을 소진시키기 위한 수단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 수요가 유입되면서 해당 사업지의 경쟁률이 크게 올라가고, 이를 홍보 수단으로 활용해 남은 물량을 소진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실수요자는 당첨 가능성이 떨어지고 선착순 분양 당첨자에게 웃돈을 주고 당첨권을 사야 한다.

분양사 측은 프리미엄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100% 환불을 보장해 가수요 유입을 더 키우고 있다. 실제 지난해 수십대 일의 경쟁률을 기록한 오피스텔에서도 시세차익 기대가 줄고, 프리미엄을 주고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사라지면서 계약취소가 속출하기도 했다.

실수요자의 피해 외에도 자극적인 홍보문구에 속아 그대로 당첨된 오피스텔이나 생숙을 매입한 당첨자의 추가 피해도 예상된다. 특히 이런 초치기 분양이 아파트에 비해 정확한 정보 확인이 어려운 수익형 부동산에 집중돼 있어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를 유인하는 이들은 경쟁률을 부풀리고 적은 투자금으로 단기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과거 2016~2019년 부동산 시장이 침체됐을 당시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보장한다며 계약을 유도한 뒤 입주 이후 시행사가 조건을 바꾸는 투자 사기 등이 다시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처음에는 당첨 즉시 판매가 가능하다고 홍보한 뒤 실제 당첨이 된 뒤 더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며 구입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며 "결국 투자자의 욕심을 부추겨 미분양 우려 매물을 소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눈 앞의 할인분양이나 수익보장에 속지 말고 주변 시세와 실거래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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