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검사 눈물 “숨쉬기조차 버거워…검찰개혁 촉구하던 절 ‘정치검사’라 백안시”

권준영 2023. 2. 22.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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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법무장관, 검찰총장 등에 보낸 편지 공개하며 ‘檢 적격심사위원회’ 출석 통지 부당함 주장
“혹한 시절이었지요…숨쉬기조차 버거웠다”
“그때 檢이 망가져 갈 때 총장님과 대검 차장님, 차관님, 검찰국장님은 어디서 뭘 하셨나”
“역시나 한결같이 문제 제기하는 ‘내부 고발자’를 檢이 내버려둘 리 없지요”
“블랙리스트 등 문제 제기할 때부터 각오한 바라 담담히 임할 것…기도 부탁드린다”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 <디지털타임스 DB>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 <디지털타임스 DB>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 <사랑의 열매 제공>

'한명숙 사건' 모해 위증 혐의로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소환조사를 받은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사법연수원 30기)가 지난 2018년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에게 여러 차례 항의와 고언 메일을 보낸 사실을 밝히며 당시 보낸 메일 내용을 직접 공개했다.

당시 임은정 부장검사는 편지에서 "엄혹한 시절이었지요. 숨쉬기조차 버거웠다"면서 "검찰의 자성과 개혁을 촉구하던 저를 '정치검사'라고 백안시하고, 탄압하던 분들에게 제가 묻고픈 질문들"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임은정 부장검사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과거 항의 메일 내용을 공개하며 "그때 검찰이 망가져 갈 때 총장님과 대검 차장님, 차관님, 검찰국장님은 어디서 무엇을 하셨습니까? 누가 검사인가? 누가 검사 적격인가? 누가 검사로서의 양심이 있는가?"라고 울부짖었다.

임 부장검사는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물어주시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해주십시오. 책임을 지는 자리에 계신 만큼 사과해주십시오…"라며 "현재의 잘못을 인정하고 겸허히 사과해 오늘의 잘못을 후배들, 후손들에게 떠넘기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장관님과 총장님, 차관님과 대검 차장님, 검찰국장님께 그 자리에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당연히 감당해 주실 것을 부탁드리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법무검찰의 구성원으로서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임 부장검사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후 기대하는 바가 컸다가 거듭된 인사 참사를 참담한 마음으로 지켜보며 보다 못해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 등에게 여러 차례 항의와 고언 메일을 보냈다"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여서 법무부를 상대로 한 국가배상소송을 제기하고, 국민권익위원회에 검사 블랙리스트 공익신고를 하고, 검찰청과 경찰청에 전현직 검찰총장, 검사장 등을 연이어 고발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사 평가 불이익은 당연히 각오했지요. '나는 고발합니다. 문무일 검찰총장을. 나는 고발합니다. 장영수, 문찬석, 여환섭 검사장을…'"이라며 "현직 고위간부들을 칼럼까지 써가며 비판하는데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지 않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작년 5월 심층 적격심사 대상자로 선정된 게 언론에 보도돼 상당수 언론매체에서 '문재인 정부에서 부적격 판정 운운'의 보도를 했다"며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 이어 문재인 정부에서도 계속 검찰과 싸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정부까지는 투쟁(?) 수위가 비교적 약해 부득이한 징계 취소 소송만 눈치껏 하며 검찰 내부망과 SNS에 소소하게 글을 쓰는 정도였다가 문재인 정부에서는 박상기 장관, 문무일 총장 등을 상대로 국가배상소송과 고발, 재정신청을 하는 등 수위를 강화시킨 걸 잘 아는 기자들이 왜 저러나 싶어 한심하고 개탄스러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임 부장검사는 "2023. 2. 초 정기 인사 때까지 별다른 연락이 없어 2016. 2. 그 적격심사 때처럼 적격심사위원회에 부르지 않고 안 자르는 건가…싶었는데, 2023. 3. 2. 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는 통지를 21일 오전 받았다"고 알렸다.

그는 "2015. 의정부지검에 근무할 때 김강욱 검사장에게 검사 부적격 F 평정을 받은 것이 2016. 2. 적격심사 때 심층 적격심사에 회부된 주요 이유였다"면서 "검찰 내부망 글로 인해 당시 김진태 검찰총장과 김강욱 검사장이 많이 노여워했거든요"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적격심사 평가 대상 기간은 당연히 2016. 2. 적격심사 통과한 이후부터 2022년까지여야 하는데, F 평정을 받은 2015년부터 시작하더라"며 "정말 자르고 싶나 보다 싶어 이해는 하면서도, 어이가 없다"고 적격심사위원회 출석 통지 내용이 부당하다고 항변했다.

끝으로 임 부장검사는 "정권에 상관없이 한결같은 우리 검찰을 상대로 역시나 한결같이 문제 제기하는 '내부 고발자'를 검찰이 내버려둘 리 없지요"라면서 "블랙리스트 등을 문제 제기할 때부터 각오한 바라 담담히 임하겠다. 기도 부탁드린다"고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

정치권 및 법조계 등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20일 임 부장검사에게 내달 2일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라고 통지했다.

검찰총장을 제외한 모든 검사는 임명 후 7년마다 적격심사를 받는다. 2001년 임관한 임 부장검사는 임관 21년 차였던 지난해 적격심사 대상에 올랐다.

아울러 법무부는 임 부장검사가 수년간 근무평정 하위권이었던 사실 등을 이유로 심층적격 대상으로 분류했다. 대검 감찰부에 특정 감사도 의뢰했다.

적격심사위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 의결을 거치면 검사의 퇴직을 법무부 장관에게 건의할 수 있다. 건의를 받은 법무부 장관은 대통령에게 해당 검사에 대한 퇴직명령을 제청하게 된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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