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화 지장시왕도에서 찾은...독립의지 담긴 태극기 문양

2023. 2. 22. 11:2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항일·대한독립의 의지를 담은 태극기가 원형 그대로 사찰에 봉안된 불화에서 발견됐다.

대한불교조계종 남원 소재 선원사는 명부전 내부에 모셔진 지장시왕도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전형적인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태극기 전문가 송명호 전 문화재청 근대문화재전문위원에 따르면 불화에서 항일 독립운동 태극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은 최근 명부전에 걸린 지장시왕도 괘불탱화에서 원형 형태의 태극기 그림을 발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원사 지장시왕도 변성대왕 관모(노란색 점선 내)에 그려져 있는 태극기 모습을 확대한 모습. [조계종 제공]

항일·대한독립의 의지를 담은 태극기가 원형 그대로 사찰에 봉안된 불화에서 발견됐다. 대한불교조계종 남원 소재 선원사는 명부전 내부에 모셔진 지장시왕도에서 독립운동가들이 사용했던 전형적인 형태의 태극기 그림이 발견됐다고 21일 밝혔다.

태극기 전문가 송명호 전 문화재청 근대문화재전문위원에 따르면 불화에서 항일 독립운동 태극기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작품은 독립운동가이자 당대 최고의 스님이었던 진응스님의 증명으로 그렸다는 것을 화기에서 확인할 수 있어 독립운동사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선원사 주지 운문 스님은 최근 명부전에 걸린 지장시왕도 괘불탱화에서 원형 형태의 태극기 그림을 발견했다. 태극기는 지옥을 관장하는 10대왕 가운데 제6대왕인 변성대왕 관모에 어른 손바닥만 한 크기(가로×세로, 8.5×3㎝)로 그려져 있으며 태극의 지름은 2.2㎝이다. 태극의 양은 홍색, 음은 뇌녹색으로 채색됐으며, 양 태극을 백색이 둘러싸고, 위쪽에 건괘와 리괘, 아래쪽에 곤괘와 감괘를 배치했다.

지장시왕도 하단에는 제작연도, 과정 등이 명확히 표기돼 있다. 연도는 1917년(대정 6년) 11월 5일에서 17일이며, 당시 주지 기선스님이 당대 최고의 학승이자 화엄사 주지 진응스님에게 괘불탱화 제작 전 과정을 증명하도록 했다는 기록이다. 특히 10대명왕중 변성대왕의 관모에 태극기를 그려 넣음으로써 총칼로 대한제국을 멸망시킨 일제가 결국 총칼로 망할 것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란 해석을 낳고 있다. 변성대왕은 칼산으로 된 도산지옥 등을 관장하며 죄를 지은 자들을 심판하는 대왕이다.

태극기 연구 전문가인 송명호 전 전문위원은 불화 중에 태극기가 그려진 것은 처음이라며 ‘항일지장시왕도’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는 근대문화재로서 가치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태극기가 1910년대 이후 사용된 독립운동시대 태극기 문양과 같다며 태극기가 오늘날 형태로 정착되기 전 단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제는 1911년에 칙령 19호를 공포, 태극기를 말살하고 대신 일장기를 걸도록 했다.

송 전 전문위원은 시왕도 아래에 당시 호남불교를 대표하는 진응 스님이 제작과정을 증명한 기록이 남아있는 점에서도 독립운동연구에 중요한 자료라고 평가했다. 진응스님은 만해 한용운과 함께 독립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견된 태극기의 제작기법과 건리, 감곤 배치 등의 양식은 독립운동기와 해방 후 미 군정기에도 이어져 왔다. 송 전 전문위원은 태극기가 그려진 시점에 대해서는 1910년대 탱화 제작 등 모든 예술 행위가 일제의 검열을 받기 때문에 처음부터 그려진 것은 아니며, 검열 이후 곧바로 눈에 띄지 않도록 작게 제작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원사는 문화재 당국에 태극기 발견을 신고하고 근대문화유산으로 국가등록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