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44%, 대중 수출 -23% ‘쇼크’… 올 무역적자 벌써 186억弗

이희경 2023. 2. 22.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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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0일 무역적자 60억弗
반도체 6개월 연속 수출 감소세 보여
대중국 수출도 8개월 연속 내리막길
승용차·석유·철강제품은 수출 늘어나
원유·가스·석탄 등 에너지 수입은 27%↑
누적 무역수지 적자 전년比 2.7배 달해
제조업 부진에 서비스업 회복도 주춤
전문가 “빨라야 올 하반기에 경기 반등”

2월 수출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반도체 수출액이 약 44% 줄어드는 등 이달 들어 20일까지 수출이 2.3% 감소하면서다.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온 수출 감소세가 이달까지 지속될 가능성도 커졌다. 수출이 줄고 있는 반면 수입은 에너지 품목 위주로 증가하면서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이달에만 60억달러에 육박했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은 335억49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 감소했다. 이 기간 작년보다 올해 조업일수가 이틀 많았던 탓에 일평균 수출액 기준 감소폭(-14.9%)은 더 컸다. 지난달 수출액은 반도체에서 45% 줄면서 16.6% 감소한 바 있다. 수출 부진은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수출 한파 언제까지… 21일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수입 규모가 수출을 웃돌면서 해당 기간 무역수지는 59억8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부산=뉴시스
품목별로 보면 반도체 수출액이 38억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3.9% 감소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밖에 무선통신기기(-25.0%), 정밀기기(-15.6%), 가전제품(-38.0%), 컴퓨터주변기기(-55.5%) 등에서도 수출액이 줄었다. 승용차(56.6%), 석유제품(16.3%), 철강제품(3.9%) 등은 수출이 증가했다.

상대국별로는 최대 교역국인 대중국 수출이 66억6400만달러를 기록, 22.7% 감소했다. 대중 수출 감소세는 지난달까지 8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에도 대중 수출은 31.4% 감소한 바 있다. 중국 외에 베트남(-18.0%), 일본(-3.1%), 대만(-37.4%), 홍콩(-53.0%), 말레이시아(-18.5%)에서도 수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미국(29.3%), 유럽연합(EU·18.0%), 인도(26.0%) 등으로의 수출은 증가했다.

이 기간 수입액은 395억3600만달러로 전년보다 9.3% 늘었다. 원유(7.6%), 가스(81.1%), 석탄(11.2%) 등 3대 에너지 품목의 수입액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이들 3대 에너지원의 합계 수입액은 106억48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83억6900만달러) 대비 약 22억7900만달러(27.2%) 정도 많았다.

수입 규모가 수출을 웃돌면서 이달 1∼20일 무역수지는 59억87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8억33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커졌다. 무역수지는 지난달까지 11개월 연속 적자였는데 이달에도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 무역수지 적자 행진은 1년째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누적 무역적자는 186억39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69억8400만달러)의 2.7배에 달하는 수치다. 지난해 연간 총 무역적자 규모는 475억달러 수준이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면서 향후 경기 전망 역시 불투명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한국 경제가 경기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공식 진단한 바 있다. 지난해 7월(6.3%) 정점을 기록한 뒤 떨어지고 있지만 5%대 고물가가 계속되는 데다 내수 회복 속도가 완만해진 가운데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 등이 겹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1월 경상수지 역시 무역적자 확대에 따른 상품수지 부진으로 전월 대비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이 부진한 상황에서 서비스업 회복세도 주춤하는 등 전반적으로 경기가 둔화하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허진욱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당시 상대적으로 서비스업이 안 좋았던 반면에 제조업이 경기 둔화를 완충하는 역할을 했는데 최근에는 제조업이 좋지 않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도 부진해 경기가 둔화하는 상황”이라면서 “빨라야 올해 하반기에나 경기 흐름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최상대 기재부 2차관 주재로 재정집행관계차관회의를 열어 경기 방어 차원에서 상반기에 투입하는 재정 신속집행 규모를 383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는 기존 340조원의 상반기 집행계획에 중앙재정의 세입·세출 마감에 따른 지난해 이월분, 지방공기업의 집행계획 등을 추가 발굴해 43조원을 늘린 수치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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