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에만 10년 걸리는 원전 수주, 정치적 판단 말고 사업성 따져야”
김형민 기자 2023. 2. 22.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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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수주는 사업 초기 정치적 판단을 지양하고 사업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이끈 김쌍수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 입찰에 나설 때 고려 사항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그는 "한전 사장으로 있을 때 UAE에 이어 튀르키예 원전 입찰이 나왔다. 하지만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걸 일본이 가져갔는데 결국 건설을 포기하고 빚만 잔뜩 가져갔다. 그때 우리가 그 사업을 수주했다면 나는 지금 '죄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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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따낸 김쌍수 前한전사장
“한전-한수원, 수주활동 일원화 필요”
“한전-한수원, 수주활동 일원화 필요”
“원전 수주는 사업 초기 정치적 판단을 지양하고 사업성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이끈 김쌍수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 입찰에 나설 때 고려 사항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LG전자 부회장을 지낸 김 전 사장은 2008년 한전 사장에 임용됐다. 한전 최초의 민간 최고경영진 출신이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의 첫 수출 원전으로 수주액이 400억 달러(현 환율 기준 약 52조 원)에 이른다.
김 전 사장은 사업성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튀르키예 원전 입찰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한전 사장으로 있을 때 UAE에 이어 튀르키예 원전 입찰이 나왔다. 하지만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걸 일본이 가져갔는데 결국 건설을 포기하고 빚만 잔뜩 가져갔다. 그때 우리가 그 사업을 수주했다면 나는 지금 ‘죄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수출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일 수도 있지만, 수익성 분석이 안 되면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것.
원전 수출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는 현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현재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 각각 원전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걸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즈니스 역량에선 한전이 앞서고, 기술 역량에선 한수원이 앞서는 것을 잘 조합해 ‘원팀’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수주 과정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며 “건설에만 10년이 걸리는데 단계별로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건가. 천천히,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서류심사를 1등으로 통과하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현 대통령)가 ‘정부 간 소통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의 통화를 원했다”고 전했다. 당시 왕세제는 군사력 증강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정부는 협상팀을 UAE로 보내 아크부대 창설이 이뤄졌다. 최종 계약 전날 이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김 전 사장은 “필기는 한전이, 면접은 대통령이 치렀다”고 말해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바라카 원전 입찰을 준비할 때 그는 한전 지하 2층에 445㎡ 규모의 ‘워룸’을 만들어 한전과 한수원,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사업 관계자 80여 명을 모아놓고 작업을 했다. 전시 상황이라는 각오로 작업한 것이다. 당시 국내외 원전 전문가들이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을 5% 정도로 봤는데, 최종적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2009년 12월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수주를 이끈 김쌍수 전 한국전력공사 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원전 입찰에 나설 때 고려 사항에 대해 이처럼 말했다. LG전자 부회장을 지낸 김 전 사장은 2008년 한전 사장에 임용됐다. 한전 최초의 민간 최고경영진 출신이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의 첫 수출 원전으로 수주액이 400억 달러(현 환율 기준 약 52조 원)에 이른다.
김 전 사장은 사업성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튀르키예 원전 입찰 사례를 들었다. 그는 “한전 사장으로 있을 때 UAE에 이어 튀르키예 원전 입찰이 나왔다. 하지만 수익성이 너무 떨어져 참여하지 않았다”며 “그걸 일본이 가져갔는데 결국 건설을 포기하고 빚만 잔뜩 가져갔다. 그때 우리가 그 사업을 수주했다면 나는 지금 ‘죄인’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전 수출은 천문학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황금알’일 수도 있지만, 수익성 분석이 안 되면 막대한 손해를 입힐 수 있는 ‘독이 든 성배’가 될 수 있다는 것.
원전 수출을 주요 성장동력으로 꼽는 현 정부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현재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이 각각 원전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는데 이걸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며 “비즈니스 역량에선 한전이 앞서고, 기술 역량에선 한수원이 앞서는 것을 잘 조합해 ‘원팀’으로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수주 과정을 정권의 홍보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도 지양해야 한다”며 “건설에만 10년이 걸리는데 단계별로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건가. 천천히, 꼼꼼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지원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서류심사를 1등으로 통과하자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왕세제(현 대통령)가 ‘정부 간 소통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이명박 당시 대통령과의 통화를 원했다”고 전했다. 당시 왕세제는 군사력 증강에 관심이 많았다. 이에 정부는 협상팀을 UAE로 보내 아크부대 창설이 이뤄졌다. 최종 계약 전날 이 전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김 전 사장은 “필기는 한전이, 면접은 대통령이 치렀다”고 말해 공감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바라카 원전 입찰을 준비할 때 그는 한전 지하 2층에 445㎡ 규모의 ‘워룸’을 만들어 한전과 한수원, 두산중공업, 현대건설 등 사업 관계자 80여 명을 모아놓고 작업을 했다. 전시 상황이라는 각오로 작업한 것이다. 당시 국내외 원전 전문가들이 한국이 수주할 가능성을 5% 정도로 봤는데, 최종적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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