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철우의 과학풍경] 기후위기 해법? 지구공학 풍선이 띄운 논란

한겨레 2023. 2. 2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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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풍선 기구가 미국 영공 침범·정찰 논란을 빚으며 미-중 갈등의 불씨가 됐다.

작은 풍선 하나에 주요 매체들이 주목한 이유는 기후위기가 진행될수록 지구 시스템을 조절하려는 지구공학 해법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는 2021년 3월 태양광 지구공학 연구 프로그램의 '신중한 추진'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냈고, 이후 옹호와 우려의 논쟁적인 목소리가 여러 매체에 꾸준히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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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우의 과학풍경]

대규모 화산 폭발 이후에 성층권에 화산재 입자가 뿌려져 지구 온도가 내려가듯이, 성층권에 미세 입자를 뿌려 햇빛 반사량을 늘림으로써 지구 온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 태양광 지구공학의 기본 구상이다. 그림은 풍선 기구에 연결된 관을 통해 미세 입자를 성층권에 대량으로 뿌리는 방법을 보여준다. 하지만 지구공학 구상에 대해 되돌릴 수 없는 부작용이 뒤따를 수 있고, 온실가스 배출 감소 같은 근본 대책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반박과 우려가 제기된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오철우 | 한밭대 강사(과학기술학)

중국 풍선 기구가 미국 영공 침범·정찰 논란을 빚으며 미-중 갈등의 불씨가 됐다. 최근에 다른 성격의 풍선이 환경과 과학 영역에서도 한바탕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 신생 기업이 햇빛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출 미세 입자를 풍선에 채워 상공에 띄운 결과다.

논란은 과학기술 전문매체 <테크놀로지 리뷰>가 지난해 말 이런 사실을 처음 보도하면서 일었다. 이 기업은 지난해 4월 멕시코 상공에 정부나 지역주민 동의 없이 소량의 이산화황을 채운 180㎝ 높이의 헬륨 풍선을 띄워 올렸다. 대기 상층인 성층권에서 풍선이 터지면 이산화황 입자가 퍼질 테고 그만큼 햇빛을 반사해 지구 온도를 낮추는 데 일조하리라는 게 실험 목표였다.

이어 <워싱턴 포스트>, <사이언스> 등 주요 매체들이 이런 시도를 민감하게 다루면서 기후에 개입하는 기술이 일으킬 수 있는 여러 우려를 과학자들의 목소리로 전했다. 기업 대표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구 온도가 계속 올라가는데도 실효적인 대책이 없다는 데 답답함을 느껴 이런 시도를 했다고 말했다. 투자 자금도 모았고 사업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작은 풍선 하나에 주요 매체들이 주목한 이유는 기후위기가 진행될수록 지구 시스템을 조절하려는 지구공학 해법도 소홀히 다룰 수 없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는 2021년 3월 태양광 지구공학 연구 프로그램의 ‘신중한 추진’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냈고, 이후 옹호와 우려의 논쟁적인 목소리가 여러 매체에 꾸준히 실렸다.

여전히 대세는 우려가 크고 신중해야 한다는 쪽이다. 지구공학이 큰 규모로 시행된다면 현재 과학이 파악하지 못해 계산에 넣지 않은 다른 환경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햇빛 반사량이 늘어 지구 온도가 낮아진다 해도 온실가스 배출이 줄지 않는다면 바다 산성화 같은 문제는 심해질 것이다. 또한 지구공학 해법에 관심이 쏠리면 그만큼 탄소배출 감소나 에너지 전환 같은 근본 대책의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 논란이 일자 멕시코 환경부는 자국 영토에서 태양광 지구공학 실험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2010년 열린 기후 개입 기술에 관한 아실로마 국제회의에서는 지구공학에 관한 옥스퍼드 원칙이 논의되었다. 지구공학은 공공재로 규제돼야 하며 이해당사자들의 동의, 투명한 시행이 주요 원칙으로 제시됐다. 태양광 지구공학은 햇빛 반사량을 조절하므로 전세계의 동의가 필요하다. 지구공학은 기후 해법이 될 수 있을까? 확실한 점은 실험 연구 단계도 더욱 신중하고 투명하고 참여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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