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人터뷰]이호재 회장 "서울옥션 매각 긍정 검토...미술산업 팽창 대자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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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에 인수설 맞다. 미술시장 판 미술산업으로 더 키워야 한다."
21일 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이 "소더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성급하게 추진하기 보다는 서로 윈윈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서울옥션 매각설에 대해 직접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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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소더비가 관심 있다 알려졌지만 진전 된 건 없어"
가나화랑 창립 40주년..."평창동 예술인마을 조성 주력"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소더비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국내 미술시장 판을 미술산업으로 더 키워야 한다."
21일 이호재(70)서울옥션 회장이 최근 소더비에 매각설과 관련 "서로 윈윈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서울옥션은 지난해부터 '신세계 인수설'이 불거져 국내외 주목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이 서울옥션 매각설과 관련 입장을 직접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증권가에서 나오고 있는 매각 가격도 2000억 원이 아니다. 모두 밖으로 도는 소문"이라고 했다. "소더비에서 아시아 시장 진출을 추진하며 한국의 서울옥션에 관심 있다고 알려진게 전부다. 소더비와 진전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서울옥션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소더비는 세계적인 경매사다. 1744년 런던에서 설립 된후 40여 개국에 90여개의 오피스 네트워크를 두고 있다. 뉴욕 증권거래소에 등록된 가장 유서깊은 경매사로 1766년에 뉴욕에서 문을 연 크리스티와 오랜 라이벌 관계다. 한국 시장에 1990년 진출했다 2000년 대 초 철수한 바 있다.
이날 가나화랑 40주년 기념전을 열고 기자들과 만난 이 회장은 "현재 국내 미술시장은 미술산업으로 팽창하고 있는 시점"이라며 "미술시장 보편화를 위해 대자본이 들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 미술시장은 큰 손 몇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시장이 아니다"라는 판단이다. 지난 2~3년간 급격하게 변하는 미술시장을 보면서다.
이 회장은 "서울옥션이 지난 2019년까지 20년간 작품 한 점을 낙찰 받은 고객은 6000명 이었는데 반해, 2020~2022년 신규 고객 1만 명이 등장했다"며 "빠르게 변하고 있는 미술시장을 실감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지난 몇년간 국제적인 갤러리들이 서울에 잇따라 진출하면서 시장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어요. 그림을 (주식)자산으로 보고 돈이 되는 걸 보고 사는 게 일반화됐어요. 앞으로 미술시장은 재미있는 현상이 많이 벌어질 것 같습니다."
이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돌파해온 미술시장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83년 가나화랑을 개관 한 후 한국 미술시장의 최초의 사업들을 잇따라 추진했다. 국내 최초 전속작가 제도를 도입하고 국내화랑 최초로 파리 FIAC에도 참가했고, 작가들을 위해 프랑스 파리에 레지던시를 개관했다. IMF때인 1998년 국내 최초로 복합문화공간인 가나아트 센터를 개관했고, 1999년 서울옥션을 설립했다. 서울옥션은 2008년 미술시장 국내 최초로 코스닥 상장했다.
서울옥션 설립 배경도 위기에서 탄생했다. IMF로 경제적 충격 여파로 당시 미술시장은 화랑주인들이 도망자 신세였다. "그림을 팔아달라는 컬렉터들 때문이었다"는 이 회장은 "이 모습을 보고 작품을 되팔 수 있는 경매사를 만든 것"이라고 했다.
1999년 12월 설립 당시 매출 10억 원 이었던 서울옥션은 현재 2100억 원 실적을 올리고 있다. 초기보다 200배 증가한 시장이지만 이 회장은 "연 10조 매출을 보이는 소더비나 크리스티에 비하면 판이 커지지 않고 있는 점이 안타까운 상황"이라며 "서울옥션이 그동안 시장의 선도적인 역할을 해왔는데, 우리 힘으로는 부족하고 대자본이 들어와 판을 키워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옥션을 매각하려는 배경이기도 하다.
이 회장은 실제로 국내 미술시장 판을 키워왔다. 개인이 운영하는 화랑 구조를 법인 구조로 시스템을 바꿨다. "가나화랑이 1990년대 법인 등록을 했는데 당시 주변에서 개인 사업자인데 왜 법인을 하느냐는 눈총을 받았다"며 "그림 장사를 벗어나 화랑도 사업화시키는 구조로 운영했고, 서울옥션도 주식시장에 상장함으로써 미술 아이템을 산업화시킨 자부심이 있다"고 말했다.
40주년을 맞은 가나화랑은 이 회장의 큰 아들인 이정용 대표가 맡아 운영하고 있다. 서울옥션은 2017년부터 친 동생인 이옥경 대표이사 부회장이 현재까지 이끌고 있다. '가족 경영'으로 미술시장을 산업화 시킨 이 회장은 최근 확장세인 증권형 토큰(STO) 발행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미 둘째 아들인 이정봉 대표가 NFT아트와 조각투자 시장을 연 서울옥션블루를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운이 좋았다"는 이 회장은 현재 가나아트재단 운영에 주력하고 있다. 가나화랑 문을 열 당시 롤모델이었던 프랑스 니스에 있는 매그 파운데이션처럼 가나아트센터가 있는 평창동 일대를 예술인 마을로 만드는데 힘을 쏟고 있다.
"가나아트 재단 10년이 되는 해에 재단 미술관을 만드는게 꿈입니다. 지난 2000년 문체부에 미술관 등록하려 신청하려고 했더니 문체부에서 화랑이 왜 미술관 하려하느냐며 설명하라고 하더라고요. 그때 아직 사회가 안되는구나라는 생각에 접고 2014년에 재단을 만들었어요. 미술관 부지요? 제주도 저지리 등 몇 곳을 물색 중에 있습니다. "
☞공감언론 뉴시스 hy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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