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동산 업체들, 지난해 조달 자금 66% 급감…7년 만에 최소

작년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조달한 자금 규모가 전년 대비 66% 급감해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는 최근 보고서에서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작년에 2271억위안(약 42조9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19일 중국 베이징 전경./EPA연합뉴스

이는 전년 대비 66% 급감한 것이자 7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중국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2016년 전년 대비 51% 증가한 8547억위안(약 161조3700억원)을 모으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후 2020년 전년 대비 13% 증가한 1조2400억위안(약 234조원)의 자금을 모으며 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그러나 2020년 8월 중국 정부가 부동산 시장 단속에 나서면서 업황이 악화되기 시작했다. 당시 중국 정부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추가로 조달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채비율 70% 미만 ▲시가총액 대비 부채비율 100% 미만 ▲단기 차입금 대비 보유 현금 1배 이상 등의 3대 레드라인을 도입했다.

이후 2021년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자금조달 규모는 전년보다 45% 급감한 6768억위안(127조4143억위안)을 기록했고 작년에는 더 줄었다.

CRIC는 “올해 부채 상환 물결이 있을 것”이라며 “일부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채 압박을 완화할 수 있겠지만, 다른 많은 업체는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채무 불이행 기록에 근거해 부동산 개발업체의 약 44%가 ‘위험한 사업체’라며 수낙, 시마오, 진커, 테이호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반면 룽후, 비구이위안 같은 단 7%에 해당하는 업체들만이 3년 연속 회계 감사를 통과하고 채무 불이행이 없어 중국 당국이 중시하는 ‘벤치마크 회사’로 간주된다고 했다. 이들은 자금 조달도 수월해 작년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전체 자금 조달 규모의 35%를 차지했다. 전년 12%에서 3배가량 비중이 늘었다.

반면 ‘위험한 사업체’들의 지난해 자금 조달 규모는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 전체의 29%로, 전년의 56%에서 급감했다.

CRIC는 재무 상태가 좋지 않으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렵다며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고 정상 궤도로 복귀하는 데까지 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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