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무슨 미친 짓 할지 몰라"...'전쟁 1주년 공습설'에 떠는 사람들[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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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2월 24일)이 임박한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년에 맞춰 대규모 공습을 할 것"이란 얘기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쫙 퍼져 있었다.
'2월 24일'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인에겐 트라우마였다 부차 시민 올하는 "이미 1년 동안 전쟁을 견디며 살았지만, '그날'이 다가오니 러시아가 침략했을 때의 두려움이 또다시 생생하게 살아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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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한 건, '위험 수준이 높아졌다'는 겁니다.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동안 조심하세요, 반드시. 어떤 경고나 징후도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됩니다." (인나 소우선 우크라이나 의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2월 24일)이 임박한 18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년에 맞춰 대규모 공습을 할 것"이란 얘기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쫙 퍼져 있었다.
키이우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소우선 의원에게 공습 전망을 묻자, 그는 당부부터 했다. "푸틴 대통령이 어떤 '미친 행동'을 할지 예측할 수 없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건 '시기적으로 위험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우크라이나인에게 닥치는 공포도 시시각각 불어나고 있었다. 1년 전 그날처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서·남·북에 전방위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도시 전체를 압박했다.
'승리 코스프레' 절실한 푸틴… "대규모 공세" 전망↑
러시아가 개전 1주년을 '기념'하는 대공습을 할 것이란 전망은 진작 제기됐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달 들어 언론 인터뷰에서 "가까운 몇 주 안에 러시아의 총공세를 보게 될 것"이라고 수차례 경고했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부 장관은 "러시아가 대공세를 위해 50만 명을 새로 징집했다"고 이달 초 주장했다. 지난해 9월 푸틴 대통령이 추가로 동원한 예비군 30만 명보다 많은 숫자다.
푸틴 대통령으로선 러시아가 우세하다고 포장하기 위한 '그럴싸한 이벤트'가 절실하다. 러시아군은 동부 바흐무트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한 지역에서 최근 몇 달간 고전을 거듭했다. 러시아군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진 상태다.
이달 23일은 러시아의 '조국 수호자의 날'이다. 1918년 옛 소련 '붉은 군대'가 독일군에 첫 승리를 거둔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기념일마다 큰 이벤트를 벌이는 건 러시아의 전통이다. 대규모 공세설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전조도 있다. 16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은 순항 미사일을 비롯한 미사일 최소 36발을 우크라이나 전역을 겨냥해 쐈다. 한국일보가 키이우에 도착한 17일부터 사흘간 하루도 빠짐없이 러시아의 공습 위험을 알리는 경보가 울렸다.
시민들 "우리 군대 믿지만..." 감출 수 없는 불안
키이우와 외곽 도시에서 만난 우크라이나인들은 '공포에 떨기만 하는 건 푸틴에게 지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시민 카태르나는 "나는 우리 군인들을 완벽하게 믿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믿음이 죽음의 공포를 완전히 틀어막을 수는 없었다. 전쟁 초 러시아가 짓밟았던 키이우 외곽 도시 부차에서 만난 발랜트나는 "24일에 맞춰 뭔가 큰일이 벌어질 것 같다는 예감이 자꾸만 든다"며 불안해했다.
'2월 24일'이라는 숫자를 떠올리는 것 자체가 우크라이나인에겐 트라우마였다 부차 시민 올하는 "이미 1년 동안 전쟁을 견디며 살았지만, '그날'이 다가오니 러시아가 침략했을 때의 두려움이 또다시 생생하게 살아난다"고 했다.
키이우 시민들은 수시로 울리는 공습경보에 어느새 무뎌졌다. 전쟁 초기와 달리 공습경보가 울려도 대피소로 달려가는 사람은 많지 않다. 24일이 다가오면서 긴장의 기운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시민 사샤는 "당분간은 공습경보가 울리면 무시하지 말고 꼭 대피소로 가자. 꼭 살아서 만나자'고 가족과 약속했다"고 말했다.
키이우= 신은별 특파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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