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부동산사모투자펀드 시범 가동...외투도 허용

정지우 2023. 2. 21.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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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부 사모기관 운영에서 벗어나 증권 당국이 공식 지시
- 부동산 살려야 하는데...투자자는 외면 ‘현실’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시의 건설 현장. 사진=정지우 특파원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정부가 침체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부동산사모투자펀드를 시범 가동키로 했다. 정부의 온갖 당근책에도 자국 자본의 유입이 요지부동 상태라는 점을 감안, 외국계 금융기관의 직접 투자도 허용한다.

■외국계 금융기관 투자 허용
21일 관영 신화통신과 21세기경제보도 등에 따르면 증권 발행과 시장을 관리·감독하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사모펀드 자산배분과 전문투자운용의 장점을 발휘하고 부동산 분야의 합리적인 융자수요 충족을 위해 부동산사모펀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부동산사모펀드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은다는 점은 일반 사모펀드와 같다. 다만 여기에 차입금을 보태 펀드를 조성한 뒤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사용한다. 펀드 운용 기간 동안 얻는 임대수입은 투자자에게 나눠주며 운용이 종료된 후에는 부동산을 팔아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부동산투자기구다.

중국에선 일부 사모기관이 상업용 부동산과 인프라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운용해왔다. 그러나 증감위는 부동산사모투자펀드의 경우 투자 범위와 방식, 자산수익률 특성 등이 전통적인 지분투자와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해 펀드업협회의 사모투자펀드 틀 아래에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차별화된 정책을 취하도록 공식적으로 지시했다.

사모투자펀드 관리자는 안정적 지분구조, 건전한 기업지배구조, 납입자본금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부동산사모투자펀드를 모집·설립이 가능하다. 다만 부동산 개발업체나 그 관련자는 주요 출자자와 실제 지배인이 될 수 없다. 또 부동산 투자 관리 경험과 부동산 전문 인력을 갖춰야 하며 최근 3년간 중대한 법규 위반을 했다면 자격을 주지 않는다.

시범 펀드 범위는 재고상품주택, 보금자리주택, 시장지향형 임대주택을 포함한 특정 주거용 주택, 상업용 주택, 기반시설 사업 등이다. 투자자의 1차 출자금은 1000만위안(약 19억원) 이상이며 기관 투자자 중심이다. 자연인 투자자가 있는 경우 이들의 총 출자액은 실제 기금 납입액의 20%를 초과할 수 없다. 시범 펀드의 1차 납입금 규모는 3000만위안을 넘어야 하고, 일정 요건이 충족되면 모집을 확대할 수 있다.

주목되는 점은 부동산사모투자펀드에 QFLP(Qualified Foreign Limited Partnership·적격외국유한파트너) 방식으로 외국계 투자자의 자금 유입을 독려한다는 점이다.

QFLP는 중국 정부의 자격 승인과 감독 절차를 통과한 외국계 금융기관이 중국 이외에서 조달한 자금을 인민폐로 바꿔 중국 본토 사모펀드와 VC(벤처캐피털) 시장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말한다.

QFLP는 지분투자용이다. 통상 증권투자를 의미하는 QFII(Qualified Foreign Institutional Investors·적격외국기관 투자자)와 비교된다. 하지만 중국의 자본과 금융이 완전히 개방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제도 모두 외국 자본의 중국 시장 투자 방식으로 볼 수 있다.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건설 현장. 사진=정지우 특파원

■살려야 하는데...투자자는 외면 ‘현실’
중국 정부가 이처럼 외국 자본 수혈을 위한 유인책을 꺼낸 것은 부동산 시장의 현재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는 ‘집은 사는 곳이지 투기하는 곳이 아니다’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지시 이후 부동산 개발업체를 옥죄었지만, 코로나19까지 터지면서 오히려 부동산은 자국 경제 전체를 최대 리스크가 됐다. 정부가 뒤늦게 사실상 백기를 들고 각종 부양 정책을 꺼냈으나 신뢰도가 무너진 시장의 마음을 돌리긴 역부족이었다.

실제 국가통계국이 올해 1월 발표한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1~12월 -10.0%)은 2021년 1~2월 38.3% 이후 21개월째 내리막 추세를 보였다. 또 지난해 연간 부동산 개발 기업의 자금 조달은 국내 대출 25.4%, 외국 자본 이용 조달은 27.4% 각각 감소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시장정보업체 중국부동산정보(CRIC)는 최근 보고서를 인용, 민간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지난해 자금조달 규모가 전년보다 66% 급감하며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부채에 허덕이는 각 지방정부들이 춘제 이후 선진 제조업, 인프라 등에 3조위안(약 566조원)을 쏟아 붓는다고 발표하고, 중국 정부가 관리·감독하는 초대형 국유기업인 중앙기업을 앞세워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건설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유기업은 중국의 경제난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왔다. 첫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내리고, 대출 기간을 95세까지 연장한 것도 마찬가지다. 부동산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30%가량을 차지할 만큼 경제의 중요 요소로 인식된다.

증감위는 “시범사업은 자본시장 기능을 개선하고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촉진하며 사모펀드 산업이 실물경제에 봉사하는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중요한 조치”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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