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차기 CEO' 누가 될까? 관전 포인트…OB VS 정치인·관료 VS 연임

심지혜 기자 2023. 2. 21.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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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2019년 구현모 대표와 경쟁한 임헌문·박윤영 재대결
김기열·남규택·송정희 등 관록의 KT맨 상당수 도전장
권은희·김성태 전 의원…장·차관 거친 이들도 관심
"통신업 모르는 정치적 낙하산은 부적합" 지적도

[서울=뉴시스] 박민석 기자 = 서울 종로구 KT 빌딩의 깃발이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2020.07.05.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격랑의 KT를 지휘할 차기 선장을 뽑는 레이스가 시작됐다. 지난 20일 오후 1시 마감한 공개 경쟁 모집에는 무려 18명의 사외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졌다. KT에서 잔뼈가 굵은 전직 임원부터 여권과 연줄이 닿는 전직 국회의원 또는 고위 관료 등 출신이 다양하다. 이들은 연임에 도전한 구현모 대표를 비롯해 내부 규정에 따라 자동심사대에 선 사내 후보자 16명과 겨루게 된다.

KT 이사회는 이제 앞으로 2주간 회사를 이끌 최적의 인물을 찾아야 한다. 공정성을 이유로 세 번째 실시하는 심사인 만큼 낙하산 논란이나 외압설 없이 KT의 기본인 통신 사업을 탄탄히 하고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대응할 디지털플랫폼기업(디지코)으로 성장시킬 전문성 있는 인사를 뽑아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서울=뉴시스] KT 차기 대표 공개 경쟁에 임헌문 전 KT 사장과 박윤영 전 KT 사장, 최두환 전 KT 사장이 지원서를 냈다. 이들은 2019년 구현모 사장과 KT 대표 자리를 두고 한차례 경쟁했던 이들이다. (사진=뉴시스 DB, KT) *재판매 및 DB 금지

임헌문·박윤영·최두환 출사표…구현모 대표와 재격돌

KT 올드보이(OB) 출신 대거 참여…김기열 등 도전장

[서울=뉴시스] KT 차기 대표 경쟁에 지원서를 낸 김기열 KTF 부사장, 남규택 전 KT 부사장, 송정희 전 KT 부사장. (사진=뉴시스DB, KT) *재판매 및 DB 금지
먼저 2019년 구현모 대표와 KT 대표 자리를 두고 경쟁했던 임헌문 전 KT매스총괄 사장과 박윤영 전 KT기업부문장(사장), 최두환 전 포스코ICT사장이 눈에 띈다. 이들은 당시 37명의 후보자중 9명으로 추려진 이들에 속했던 만큼 최소한의 자격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 된다.

임헌문 전 사장은 1960년생으로 한국통신에서 시작해 KT에서는 마케팅과 영업 부문을 두루 거쳤다. 중간에 잠시 KT를 떠나 교수 생활을 했지만 다시 복귀, 커스터머부문장(부사장)과 매스총괄사장을 맡았다. 2017년 퇴직한 후에는 연세대 경영대 겸임교수에 이어 대전테크노파크 원장을 역임했다.

박윤영 전 사장은 1962년생으로 가장 최근까지 KT에 몸 담았던 후보 중 하나다. 그는 주로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했다. 구현모 현 대표 취임 이듬해인 2021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으나 같은해 말 임원인사에서 밀렸다.

최두환 전 포스코ICT 사장은 1954년생으로 KT에서는 종합기술원 원장(사장)을 역임했다. 그러다 2019년 KT 대표에 지원했으나 떨어졌음에도 이번에 재도전에 나선다.


이외 KT 출신 중에서는 김기열 전 KTF 부사장이 다크호스로 부상했다. 김 전 부사장은 1956년생으로 KT전신인 한국전기통신공사부터 인연을 시작해 해외 사업을 담당하다 인재개발원장, 통신망시설단장, 경영연구소장 등을 거쳐 KTF 부사장까지 역임했다.

남규택 전 KT마케팅부문장(부사장)과 송정희 전 KT 부사장도 지원했다. 남 전 부사장은 1961년생으로 한국통신과 한국통신프리텔을 거쳤으며 KT에서는 주로 마케팅과 브랜드 전략 등을 담당했다. 2017년부터는 KT CS 대표를 역임했다.1958년생인 송 전 부사장은 삼성전자, 정보통신부 장관정책자문단을 거쳐 KT에 입사했다. 새누리당 보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을 역임하기도 했다.

KT CEO가 뭐라구…전직 장관·의원들도 줄줄이 참여

전직 국회의원, 고위 관료 출신도 경쟁에 뛰어 들었다. KT 임원을 지낸 권은희 전 의원과 한국정보화진흥원(NIA) 원장을 거친 김성태 전 의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역임한 김종훈 전 의원, 산업자원부 장관을 지낸 윤진식 전 의원 등이다. 공통점은 이들 현재 여당에서 활동한 경력이 있다.

권은희 전 의원은 1959년생으로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돼 새누리당 대변인을 지내기도 했다. 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KT로 자리를 옮긴 후 KT하이텔 경영부문장, KT네트웍스 전무 등을 역임했다.

1954년생인 김성태 전 의원은 NIA 원장, 20대 국회 새누리당 의원을 역임했고 지난해에는 윤석열 캠프에서 IT특보를 맡았다. 현재는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서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1952년생인 김종훈 전 의원은 장관급인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역임 후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의원을 지냈다. 현재는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 중이다.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윤종록 전 미래창조과학부 차관도 눈에 띄는 인물이다. 윤 전 장관은 1946년생으로 행정고시 12기다. 그는 과거 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원회 국가경쟁력강화특위 부위원장을 맡았다. 이후에는 MB정부 첫 비서실장까지 역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특별 고문으로도 활동했다.

1957년생인 윤 전 차관은 KT 임원 출신이기도 하다. 한국통신에 입사해 KT에서 부사장까지 역임하다 2013년부터 미래부 차관으로 역할을 했다. 박근혜 정부시절 '창조경제'를 주창했던 인물이다.

의외의 지원자도 있다. 박종진 IHQ 부회장, 최방섭 전 삼성전자 부사장이 있으며 홍성란 산업은행 윤리준법부 자금세탁방지 전문위원이 차기 KT 대표 공모에 지원서를 냈다.

구현모 VS 전직 KT맨 VS 전직 의원·관료 빅매치

KT 이사회는 후보자군 압축을 위한 심사에 돌입한다. 심사에는 규정에 따라 회사 또는 계열회사 재직 2년 이상이면서 회사 직급 기준 부사장 이상인 총 16명의 사내 후보자군도 대상에 포함된다. 이 중 구현모 대표는 이사회가 실시할 후보자 압축 심사를 통과할 가능성이 높은 인물로 점쳐진다.

구 대표는 이미 앞선 두 번의 심사를 통해 차기 대표로서 적격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는 지난해 사상 첫 KT 매출 25조원을 달성한 성과를 냈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기술을 통해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의 전환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앞으로의 심사는 사실상 구 대표와 전현직 KT맨, 전직 국회의원과 관료 간의 대결인 셈이다. 사외 후보자는 이사회가 꾸린 인선자문단의 1차 및 2차 압축 과정을 거쳐 면접 대상자로 추려지게 된다. 사내 후보자의 경우 지배구조위원회가 인선자문단의 1차 압축 결과를 활용해 면접 대상자를 선정한다.

막상 뚜껑이 열리자 KT 내부 임직원들은 물론 지원한 인사들도 그 결과에 깜짝 놀라는 분위기다. 과거 KT에 재직하면서 이름을 알렸던 전직 KT맨들은 물론 통신 사업 경력이 없는 인사들까지 줄줄이 몰렸기 때문이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KT 내부에선 적어도 통신업에 대한 이해는 충분한 인사가 차기 CEO로 선정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KT새노조는 “이사회가 보다 명확하게 국민 통신기업으로서의 지향을 분명히 하는 바탕 위에서 CEO 후보를 심사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정치권 낙하산 인사는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횡령, 정치자금 등 전력이 있는 후보는 제외해야 한다"며 "심사 과정 전반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imi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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