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하락장이지만 '학군지' 아파트는 슬금슬금 회복"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유명 연예인이 소위 '강남 8학군'에 배정받은 아이를 위해 대한민국 최고 학군 대치동 학원가를 도보로 이용할 수 있는 한 아파트 전세로 들어간다는 소문이 일파만파 퍼졌어요. 자연스레 지목받은 아파트에 관심이 크게 높아졌죠. 결국 본인이 나서 사실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분위기가 잦아들긴 했는데, 아무튼 교육과 관련한 아파트에 대한 관심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네요. 그래서인지 집값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아요."
학부모들의 교육열이 유독 뜨거운 우리나라는 아이의 교육에 대한 열정이 큰 만큼 좋은 학군과 학원가를 갖춘 대표 학군지의 집값이 높게 형성돼 있다. 대표적인 곳이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지다. 이들 지역의 주택 매매가격이 다시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의지에도 금리 인상에 따른 여신 부담 증가, 시장에 남아 있는 규제 여파로 시장이 침체 기조에서 크게 요동치지 않는 상황. 하지만 새 학기를 앞둔 이사철 성수기에 들어서자 소위 '명품 학군지' 부동산 시장만은 사뭇 달라 보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아크로비스타 전용 149.08㎡는 지난 2021년 5월 24억원(22층)에 실계약 된 이후 거래가 없었으나, 지난달 30일 7천만원 오르며 24억7천만원(7층)에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같은 달 초(1월 9일) 동일면적대 고층 매물이 22억5천만원(12층)에 거래됐는데, 단 3주 새 2억2천만원이 오른 것이다. 단지는 법조인을 비롯해 정·재계, 전문직 거주 비율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며, 서일중, 서운중, 방배중, 반포고, 서초고 등이 인근에 있다.
서울 대표 3대 학군지 중 한 곳인 목동은 특히 과고, 영재고 등 진학률이 높아 중학교의 위상이 압도적이다. 특히, 중학교 과정이 향후 진학할 수 있는 고등학교와 대학교까지 연결되는 핵심 단계로 손꼽히는 만큼 유독 수요층이 두꺼운 시장인데, 최근 목동에서는 직전 실거래가보다 상승한 계약이 쏟아졌다.
목동신시가지4단지 전용 67.58㎡는 지난 3일 12억원(11층)에 거래된 데 이어 3일 만에 동일면적대 매물이 1억2천만원 오른 13억2천만원(9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다만, 반등 분위기 형성에도 불구하고, 상승장 시절과 비교해서는 크게 떨어진 가격이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해 7월 16억원(4층), 2021년 1월 16억8천만원(10층)에 팔린 바 있다.
인근 형제 단지들도 비슷한 상승세에 진입했다.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66.6㎡는 이달 16일 16억7천500만원(4층)에 거래되면서 불과 8일 만에 실거래가 기준 약 2억원이 오르는 상승세를 이끌었다. 단지의 동일면적대 매물은 같은 달 8일 14억9천800만원(12층)에 팔렸다.
지난달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한 목동신시가지12단지 전용 71.64㎡는 이달 15일 13억3천만원(14층)에 실거래 등록이 완료됐다. 약 보름 전인 지난달 28일 동일면적대 매물이 12억5천만원(12층)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약 8천만원이 올랐다. 동일면적대 매물은 지난 2021년 7월 15억9천만원(12층)에 계약이 완료되며 신고가를 갈아치운 바 있다.
진태인 집토스 아파트중개팀장은 "나 말고도 '살려고(living)' 줄 서 있는 사람들이 있어야 집값을 받쳐줄 수 있다"며 "가장 대표적인 예가 학군지 아파트로, 이러한 곳은 가격 급락 또는 급등과 크게 관계없이 새 학기를 앞두고 들어가려는 수요가 무조건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문 학군, 우수한 교육환경을 보유한 아파트는 수요자들에게 투자라는 인식보다 '우리 아이의 친구와 선생님을 결정'하는 요소가 된다"며 "학군지의 풍부한 전월세 수요가 결국 가격을 받치고, 이렇게 형성된 지지선이 다른 지역의 대비 가격 하락폭을 줄여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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