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박사도 50세 퇴직해 치킨 튀겨”[기자의 눈/조유라]
조유라 정책사회부 기자 2023. 2. 21. 03:0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의사 면허에는 정년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공계) 박사는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해도 50세가 넘으면 (퇴직해) 치킨을 튀긴다는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얼마 전 한 이공계 교수가 씁쓸한 표정으로 기자에게 해 준 말이다.
수도권의 과학고를 졸업한 뒤 의대에 진학한 B 씨(21)는 "이공계는 최고가 돼야 성공할 수 있는데 의사는 중간 정도만 해도 원하는 전공과에 들어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처우개선 없인 ‘의대 쏠림’ 못 막아
“의사 면허에는 정년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공계) 박사는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해도 50세가 넘으면 (퇴직해) 치킨을 튀긴다는 우스갯소리를 합니다.” 얼마 전 한 이공계 교수가 씁쓸한 표정으로 기자에게 해 준 말이다. 그는 “어차피 치킨을 튀길 거라면 석·박사 하지 말고 학부 졸업 직후 시작해 몇 년이라도 돈을 더 버는 게 낫지 않겠나”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정부가 첨단산업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올해도 이공계 인재는 의대로 쏠리고 있다.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영재고, 과학고 학생들조차 최상위권 이공계 학과보다 의대 진학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동아일보가 16∼20일 보도한 ‘이공계 블랙홀 된 의대’ 시리즈를 통해 드러난 현실이다.
영재고를 졸업하고 서울의 의대에 재학 중인 A 씨(23)는 “고교 시절에 의대 원서를 쓰는 친구들은 KAIST에 지원하지 않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고 했다. 의대에 가려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KAIST마저 지원해 합격하면 다른 친구들의 자리를 빼앗는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과학 영재’들이 의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이다. 의사 면허를 따면 소득, 사회적 지위가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다. 반면 ‘이공계 박사’ 학위는 이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교수가 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고 기업 연구원으로 취직해도 고용이 불안정하다. 수도권의 과학고를 졸업한 뒤 의대에 진학한 B 씨(21)는 “이공계는 최고가 돼야 성공할 수 있는데 의사는 중간 정도만 해도 원하는 전공과에 들어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이 직업과 삶의 불안정성 때문에 이공계를 외면한다면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에는 대학 지원, 산학연 연계 같은 내용만 있을 뿐 인재들의 처우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영재고를 거쳐 의대에 진학한 또 다른 학생은 “투입한 시간만큼 보상이 주어진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연구를 계속 했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정부 출연 연구원부터 정년을 없애고 석·박사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확대해 경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첨단 인재 양성’이란 구호만으로는 인재들을 끌어올 수 없다.
정부가 첨단산업 인재를 육성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올해도 이공계 인재는 의대로 쏠리고 있다.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영재고, 과학고 학생들조차 최상위권 이공계 학과보다 의대 진학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동아일보가 16∼20일 보도한 ‘이공계 블랙홀 된 의대’ 시리즈를 통해 드러난 현실이다.
영재고를 졸업하고 서울의 의대에 재학 중인 A 씨(23)는 “고교 시절에 의대 원서를 쓰는 친구들은 KAIST에 지원하지 않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다”고 했다. 의대에 가려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KAIST마저 지원해 합격하면 다른 친구들의 자리를 빼앗는 셈이라는 이유에서다.
‘과학 영재’들이 의대를 선호하는 가장 큰 이유는 안정성이다. 의사 면허를 따면 소득, 사회적 지위가 일정 수준 이상 보장된다. 반면 ‘이공계 박사’ 학위는 이를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 교수가 되는 건 ‘하늘의 별 따기’만큼 힘들고 기업 연구원으로 취직해도 고용이 불안정하다. 수도권의 과학고를 졸업한 뒤 의대에 진학한 B 씨(21)는 “이공계는 최고가 돼야 성공할 수 있는데 의사는 중간 정도만 해도 원하는 전공과에 들어가는 데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성적 최상위권 학생들이 직업과 삶의 불안정성 때문에 이공계를 외면한다면 정부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발표한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 방안에는 대학 지원, 산학연 연계 같은 내용만 있을 뿐 인재들의 처우에 관한 내용은 없었다.
영재고를 거쳐 의대에 진학한 또 다른 학생은 “투입한 시간만큼 보상이 주어진다는 확신이 있었다면 연구를 계속 했을 것”이라고 했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정부 출연 연구원부터 정년을 없애고 석·박사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을 확대해 경제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첨단 인재 양성’이란 구호만으로는 인재들을 끌어올 수 없다.
조유라 정책사회부 기자 jyr0101@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동아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바이든, 우크라 전격방문 “푸틴 틀렸다, 5억달러 군사 원조”
- 국회 열려도 “법안 처리 나 몰라라” 끼리끼리 외유 간 의원들 [사설]
- 반년 새 5조 원 이탈, 무용지물 된 청약통장[횡설수설/정임수]
- 韓日 정상 ‘강제동원’ 결단 없인, 북핵 대응 틈새 못 메운다 [사설]
- 李체포안 표결 앞두고 원외인사들 “불체포 특권 포기하라”…비명계는 ‘한시적 침묵’[정치
- 이재명 체포동의안에 계산기 바빠진 여야[김지현의 정치언락]
- “코인은 증권”… 美서 증권사기로 기소된 ‘테라·루나’ 권도형 [사설]
- 尹 “강성노조의 폐해 종식 없이는 대한민국 청년 미래 없어”
- “체포동의안 표결만 끝나면 차기 원내대표 레이스 시작” 불붙는 민주당 원내선거전[정치 인&
- 김기현 “安, 과거 측근-밀실 공천”…안철수 “윤핵관 공천은 사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