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번쩍’…존 람 ‘넘버원’
PGA 투어 가장 먼저 시즌 3승
“지금이 내 인생 최고의 시즌
검증 위해 랭킹이 필요한가”
“최근 9개 대회에서 다섯 번 우승했다. 나머지도 7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시즌 3승을 거두며 세계 1위로 우뚝 선 존 람(스페인)은 “지금 내 인생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엇을 더 검증하기 위해 랭킹이란 게 필요하단 말인가”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결과가 모든 것을 보여주고, 세계 1위라는 랭킹 시스템은 형식에 불과할 뿐이라는 뜻이다.
람은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퍼시픽 팰리세이즈의 리비에라CC(파71·7322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제네시스 인비테이셔널(총상금 200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5개, 보기 3개로 2언더파 69타를 쳐 합계 17언더파 267타를 기록, 맥스 호마(15언더파 269타·미국)를 2타차로 따돌리고 트로피와 상금 360만달러(약 46억8000만원)를 거머쥐었다.
람은 올해 첫 대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와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이상 1월)에 이어 가장 먼저 시즌 3번째 우승을 거뒀고, 2017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 이후 PGA 투어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DP월드투어(유럽투어) 2회 우승을 포함해 최근 9개 대회에서 5승을 챙긴 람은 이날 발표된 세계랭킹에서 지난주(3위)보다 2계단 뛰어 세계 1위가 됐다.
2020년 7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우승하며 처음 세계 1위에 오른 람은 지난해 3월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왕좌를 내준 이후 11개월 만에 세계 정상에 복귀했다. 람이 우승할 경우 단독 2위를 해야 세계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셰플러는 공동 12위(8언더파 276타)에 그쳐 일주일 만에 2위로 내려갔다. 공동 29위(4언더파 280타)에 머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세계 3위로 밀렸다.
3타차 선두로 최종라운드를 출발한 람은 좀처럼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쫓기다 10번홀에서 호마에 공동선두를 허용하고 12번홀(파4)에서 짧은 파 퍼트를 실패하며 1타차로 역전당했다.
하지만 13번홀(파4)에서 나온 호마의 보기를 틈타 공동선두를 되찾고 14번홀, 16번홀(이상 파3)에서 버디를 잡고 승부를 갈랐다. 14번홀에서 무려 14m에 달하는 긴 버디 퍼트를 넣고 균형을 깬 람은 16번홀에서 홀인원이 될 뻔한 환상적인 티샷으로 2타차 리드를 잡고 승리를 굳혔다.
2022~2023 시즌 개막전 포티넷 챔피언십(9월)과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1월)에서 우승한 호마는 비록 시즌 3승을 놓쳤으나 2위 상금 218만달러(약 28억3000만원)를 받고 세계랭킹도 지난주(12위)보다 4계단 올려 생애 첫 톱10(8위)에 진입했다.
7개월 만에 필드에 나선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버디 3개, 보기 5개로 2타를 잃고 합계 1언더파 283타를 기록, 김주형(21) 등과 공동 45위를 차지했다. 한국 선수 중에서는 신인 김성현(25)이 마지막 날 3타를 줄이고 공동 33위(3언더파 281타)에 자리해 최고성적을 올렸다. 임성재(25)는 공동 56위(1오버파 285타)로 마쳤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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