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삶의 만족도’ OECD 최하위권… 자살률, 독거노인 비율 증가
대한민국 국민이 느끼는 삶의 만족도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중 최하위권에 머무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OECD 주요국 우울증 발병률 1위, 자살률 1위에 이어 또 다른 불명예를 떠안았다.
20일(오늘) 통계청은 2019~2021년 기준으로 집계한 '2022 국민 삶의 질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5.9점으로 OECD 평균인 6.7점을 크게 밑돌며 OECD 38개 회원국 중 36위를 기록했다. 가구 소득이 월 1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만족도는 5.5점에 그쳤다. 우리나라보다 삶의 만족도 점수가 낮은 나라는 38위인 튀르키예(4.7점)와 37위인 콜롬비아(5.8점) 2곳에 불과했다. 이웃 국가인 일본의 경우 6.0점을 기록하며 33위에 있었다.
다시 증가하는 자살률, 감소하는 여가생활 만족도
보고서를 자세히 살펴보면 자살률, 여가생활 만족도 등 삶의 만족도와 관련 있는 지표들이 나빠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2021년 기준 대한민국 전체 자살자 수는 1만 3,352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26.0명으로 집계되었다. 인구 10만 명당 25.7명이었던 2020년과 비교해서 0.3명 증가했다.
통계청은 "국내 자살률은 2000년(13.7명)부터 꾸준히 증가하며 2011년(31.7명)에 가장 높았다"라고 말하며, "이후 감소세를 이어져 2017년 24.3명을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는 다시 증가하는 추세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는 20대와 70대의 자살률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2020년에는 21.7명이었던 20대 자살률이 2021년에는 23.5명으로 늘었으며 같은 기간 동안 70대 자살률도 38.3명에서 41.8명으로 증가했다.
우리나라는 2003년 이후 2016~2017년을 제외하고 OECD 회원국 자살률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은 "과거 자살률이 높았던 헝가리, 핀란드, 일본 등 국가들은 2001년 이후 자살률이 지속해서 감소해 현재는 15명 미만의 자살률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여가생활 만족도도 역시 감소했다. 2019년 28.2%였던, 여가생활 만족도는 2021년에는 1.8% 감소한 27%로 집계되었다. 여가생활 만족도는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10대의 47.9%가 여가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지만, 60대 이상 연령층에서는 18.8%만이 여가생활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갈수록 증가하는 독거노인 비율, 아동·청소년 학대 경험률도 역대 최고치
홀로 생활하는 65세 이상 독거노인의 수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국내 독거노인의 수는 187만 5,000명으로 전체 65세 이상 인구의 20.8%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노년층 5명 중 1명은 홀로 생활하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은 "2000년에는 국내 65세 이상 노년층의 수가 339만 4,000명이었으며, 작년이었던 2022년에는 901만 8,000명을 기록해 900만 명을 넘었다. 65세 이상 노년층 인구의 절대 숫자가 늘어나면서, 독거노인의 숫자도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2000년 국내 독거노인 비율은 16.0%(54만 3,000명)였으나, 현재는 20.8%에 달한다"라고 밝혔다.
아동·청소년 학대 피해 경험률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정식으로 보고된 아동·청소년 학대 피해 경험률은 10만 명당 502.2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401.6명을 기록한 2020년과 비교해서 100.6명이나 증가했다. 다만, 통계청은 "이번 아동·청소년 학대 피해 경험률 증가가 실제 학대 사례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동·청소년 학대 사례 건수는 아동·청소년 학대 피해 신고 건수로 집계되고 있어 실제 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인지, 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인지 확실하지 않다. 또한, 최근 각종 아동·청소년 학대 사례들이 미디어에 소개되면서 아동·청소년 학대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사회적 민감성이 높아지면서, 신고 건수가 증가한 것 같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다시 말하자면, 과거보다 아동·청소년 학대가 늘어난 것이 아니라 그동안 수면 밑에 있던 아동·청소년 학대 사건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다. 사람에 대한 주관적 신뢰도를 평가하는 대인 신뢰도 역시 감소했다. 2019년에는 66.2%였으나 2021년에는 59.3%를 기록했다.
한편, 기대수명, 기대 교육연수, 평균 교육연수, 1인당 국민총소득(GNI) 등 객관 지표만으로 구성된 유엔개발계획(United Nations Development Programme, UNDP)의 '인간개발지수(Human Development Index, HDI)'에서는 세계 188개국 중 19위를 기록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성진규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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