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터널 두달간 무료···27년만에 통행료 없어지나

3월 17일~5월 16일 순차 면제
교통량 파악해 제도개선안 마련
시는 "폐지수순 아니다" 선긋기

서울 남산 1호터널 혼잡통행료 요금소 전경. 연합뉴스

[서울경제]

서울시가 폐지 논란이 일고 있는 남산 터널 혼잡통행료에 대한 요금 징수를 잠시 멈추기로 했다. 혼잡통행료 면제에 따른 정책 효과를 검증해 연말까지 결론을 내놓을 계획이다.

서울시는 3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2개월간 남산 1·3호 터널의 혼잡통행료를 일시적으로 면제한다고 20일 밝혔다. 우선 1단계로 3월 17일부터 4월 16일까지는 도심에서 강남 방향(한남대교)으로 징수하던 혼잡통행료를 면제한다. 2단계는 4월 17일부터 5월 16일까지 시행되며 도심과 강남 방향 모두 요금이 면제된다.

광화문 등 강북 도심에 집중되는 차량 통행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는 1996년 11월 11일 시행됐다. 10인승 이하 차량 중 3인 미만 승차한 차량을 대상으로 평일 오전 7시부터 오후 9시까지 2000원을 부과한다.

남산1·3호터널 통행 차량은 1996년 하루 9만 404대에서 2021년 7만 1868대로 20.5% 감소했고 승용차는 32.2%가 감소했다. 같은 기간 남산1·3호터널 운행 속도는 21.6㎞/h에서 38.2㎞/h로 늘었다. 남산 1·3호 터널 및 연결 도로의 극심했던 교통 혼잡을 완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7년 동안 통행료 2000원이 그대로 유지돼 시민이 체감하는 부담이 줄었다는 평가에 버스·화물차·전기차 등 면제 차량 비율도 60%에 달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시의회에서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폐지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서울시는 이번 혼잡통행료 일시 중단이 전격적인 폐지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윤종장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이번 시행은 혼잡통행료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통해 정책 효과를 확인하고 도심권 교통 수요 관리 정책을 재편하는 보기 드문 시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시민 10명 중 7명은 남산1·3호터널 혼잡통행료 폐지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광민 서울시의회 의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서울 거주 성인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남산 1·3호 터널 혼잡통행료 징수 폐지 조례안에 ‘찬성한다’는 응답이 68.1%(683명)로 ‘반대한다(19.6%, 196명)’는 응답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이지성 기자 engin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