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들 산다" SM 진흙탕 싸움에 직간접 목소리 내는 아티스트들 [SS초점]

정하은 2023. 2. 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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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니 키, 소녀시대 태연, NCT 도영(왼쪽부터). 출처 | 스포츠서울DB, SM엔터테인먼트

[스포츠서울 | 정하은기자] 경영권 분쟁으로 뒤숭숭한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아티스트들이 직·간접적으로 심경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와 하이브의 인수전을 둘러싼 폭로전 양상으로 사태가 일파만파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런 회사 안팎의 상황을 지켜보던 아티스트들이 목소리를 내면서, 이같은 발언이 끼칠 영향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걸그룹 에스파와 NCT가 지난 18일 열린 ‘2022 써클차트 뮤직어워즈’에서 수상자로 참석해 한 발언이 화제를 모았다. 그간 SM소속 가수들은 공식석상에서 항상 “이수만 선생님 감사합니다” “SM 고맙습니다”라는 수상소감을 애용해 왔다. 하지만 SM 내홍을 의식한 탓인지 이같은 언급은 없었다. 이들은 ‘언니 오빠’ ‘형 누나’로 에둘러 자신들을 위해 애쓰고 있는 스태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7월 음원부문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에스파는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멋진 음악으로 돌아올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회사 식구분들과 언니오빠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NCT는 1분기 피지컬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NCT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도영은 “저희들은 팬들과 옆에서 고생해주는 형누나들만 있으면 흔들리지 않고 더 열심히 할 것이다. 저희 NCT 더 커지고 멋져질 것”이라며 SM, 그리고 이수만 전 총괄에 대한 감사 대신 앞으로 활동에 대한 꿋꿋한 의지로 소감을 대신했다.

SM엔터테인먼트 CI

현재 SM엔터테인먼트를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폭로전 양상으로 격화되고 있다. ‘이수만·하이브’ 대 ‘SM 현 경영진·얼라인·카카오’가 SM 경영권을 놓고 대립 중이다. 하이브 측이 최대 주주 이수만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며 궁지에 몰린 이성수 현 SM 대표가 이수만의 역외탈세 의혹 등을 제기하며 반격에 나섰다. 해외판 라이크기획 ‘CTP’의 존재를 만천하에 알렸고 이수만이 부동산 사업권 욕망에 에스파 등 아티스트들을 활용했다는 폭로도 쏟아냈다.

하이브의 반박과 SM의 재반박, 다시 하이브의 추가 입장 발표가 연일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 가운데 SM 소속 아티스트들도 복잡한 내부 상황을 엿보이게 하는 발언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것.

이수만 SM 전 총괄 프로듀서(왼쪽)와 이성수 SM 공동대표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앞서 샤이니 키도 정규 2집 리패키지 ‘킬러’로 컴백한 후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열어달라는 팬의 말에 “나도 누구보다 하고 싶은 사람이긴 한데, 모르겠다. 지금 회사가 뒤숭숭해서”라며 간접적인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슈퍼주니어 려욱은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카카오를 에둘러 언급했다. 초콜릿을 먹던 그는 ‘카카오’를 이야기하던 중 움찔한 뒤 “무섭다”고 했고, 멤버들도 “조심해야 돼”라며 의미심장한 농담을 남겼다.

지난 16일 태연은 개인 채널을 통해 영화 ‘부당거래’ 속 한 장면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에는 류승범이 “정말 다들 열심히들 산다. 열심히들 살아”라며 혀를 차는 모습이 담겼다. 별다른 코멘트는 없었지만 SM이 경영권을 두고 내홍을 겪고 있는 탓에 태연이 이에 대한 불편한 심경을 전한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SM 주가는 하이브가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12만원을 돌파했다. 하이브가 SM 지분 25%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에 나섰지만 카카오도 주당 매입 단가를 13만원 이상으로 높이는 ‘대항 공개매수’를 통해 경영권 인수전에 뛰어들 방침이어서 경영권 분쟁의 최후 격전지가 될 다음 달 주주총회의 ‘표심’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하이브와 SM 모두 소액주주 마음잡기에 나서는 모양새다. 이는 결국 팬덤의 민심이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단 걸 내포하기도 한다. 결집력이 강한 팬덤이 소액주주로 목소리를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룹 에스파.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가 일찌감치 여론 다지기 작업에 들어간 것도 이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하이브는 SM 최대주주 이수만의 지분을 인수한다는 공시를 올린지 사흘만인 지난 13일 SM 인수합병과 관련한 직원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박지원 CEO는 “SM은 SM만의 가치가 있다. 그 색을 계속 지켜가고 이들이 더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며 SM의 독립성을 강조했다. SM을 하이브가 인수할 경우 SM의 정체성이 흔들리는게 아니냐는 반발 여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성수 현 SM 대표는 지난 16일 이수만의 탈세와 갑질을 폭로하는 영상에서 NCT 127이 적힌 의상을 입고 등장, 에스파의 눈물을 언급하며 팬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현재 팬들은 SM 아티스트의 입에 주목하는 중이다. SM 아티스트를 지지하는 한 팬은 “팬들은 대체로 SM이 하이브의 레이블로 편입되는 것을 원치 않는 분위기다. 하이브 아티스트들에게 1위를 내줘도 SM이란 자부심으로 버텼는데 그 시간을 부정당한 느낌이다”라면서 “팬심으로 SM 주식을 가지고 있는 팬들이 많다. 다만 혹시나 이런 팬들의 단합력이나 움직임이 우리가 지지하는 가수의 향후 활동에 해가 되진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NCT DREAM. 제공 | SM엔터테인먼트

현재 SM 아티스트들은 외부의 소용돌이에도 담담히 새 앨범과 콘서트를 준비 중이다. 에스파와 NCT 도영의 수상 소감처럼 ‘흔들림 없이’ 예정된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다. 샤이니 키에 이어 오는 3월 6일 온유가 솔로로 1년만에 컴백하고, 3월 중순에는 엑소 카이가 새 솔로 앨범으로 돌아온다. NCT DREAM은 올해 전 세계 22개 도시에서 32회 공연을 예고, 대규모 월드투어를 연다. 컴백이 연기된 에스파는 지난 16일 미공개 신곡 ‘솔티 & 스위트’ 안무 연습 영상을 깜짝 공개했다. 이들은 오는 25~26일 첫 번째 단독 콘서트도 개최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티스트가 직접 경영권 분쟁에 목소리를 내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관계자는 “SM 비등기 이사로 있는 강타와 보아도 아직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이미지와 팬들을 위해 말을 아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후배 그룹들은 더더욱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묵묵히 활동하는 게 자신들의 최선이라고 여길 수 있다. 다만 SM의 새 주인이 정해진 후 고연차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일각에서 반발심을 드러낼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jayee21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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