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블링컨에 "美, 비행체 논란 부풀리면 대가 있을 것" 경고

왕이, 獨 뮌헨안보회의서 블링컨과 비공개 회담
왕이 "美, 중러 관계 왈가왈부 마…대만은 중국의 일부" 되풀이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18일(현지시간) 독일 뮌헨 안보회의(MSC)에 참석해 “미국의 정찰 위성 격추는 상상 조차 할 수 없고 히스테리에 가까우며 무력을 남용한 것”이라고 연설을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중국 외교부는 19일(현지시간) 미국에 미확인 비행체 논란을 증폭시키지 말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의 요청에 따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중앙정치국 위원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독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별도로 비공개 접촉을 가졌다"며 "미국은 세계 최대의 감시·정찰 국가이며, 고고도 풍선이 불법적으로 중국 상공을 반복적으로 비행했기 때문에 미국은 중국을 비방 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블링컨 장관에 "비행체 사건에 대한 중국의 엄숙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면서 "미국은 전형적인 방식으로 무력을 남용했으며 국제 관행과 민간 항공 협약을 명백히 위반했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중국 외교부는 "미국은 무력 남용으로 미중 관계에 미친 피해를 성의 있게 직시하고 해결해야 한다. 미국이 기어이 핑계를 대고 부풀려 사태를 확대하면 중국은 기꺼이 미국을 끝까지 상대할 것이다. 그리고 이 대가는 미국이 책임지게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중국 외교부는 왕이 위원이 블링컨 장관과의 회담에서 미확인 비행체 문제 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사태와 대만 문제에 대해서도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왕이 위원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서 중국은 원칙을 견지하고 (평화) 회담을 권유하며 건설적인 역할을 해 왔다. 중-러의 포괄적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는 비동맹, 비대항, 비표적이라는 토대 위에 세워진 두 독립국가의 주권 범위 안에 있는 일"이라며 "우리는 미국이 중-러 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하거나 협박·압박을 가하는 것을 결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대만 문제에 대해서 왕이 위원은 "대만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대만 독립'을 단호히 반대하고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진정으로 견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만 문제에 있어 미국은 역사적 사실을 존중하고 정치적 약속을 지키며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성명을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11월 양국은 정상들은 미중 관계 개선과 협력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경쟁을 책임감 있게 관리하며 열린 소통 라인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에 합의했다. 이후 블링컨 장관은 이달 초 중국에 방문해 당시 정상들이 합의한 내용에 대한 후속 논의를 왕이 위원 등과 이어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블링컨 장관은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불과 몇시간 전 갑작스럽게 발생한 '정찰 풍선' 사태로 일정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30일 (현지시간) 중동 순방 중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는 벤구리온 공항에 도착해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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