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 이자장사로 90% 벌어…외국과 비교해보니
지주사 은행 의존도 더 높아져...우리금융은 83.9%
4대 금융지주사 이자이익 82%...미국·일본 ‘50%’
메가뱅크 외쳤지만 ‘우물안 뱅크’...글로벌 비중 10% 안팎
전문가들 “‘그들만의 리그’론 경쟁력 떨어져, 경쟁 유도해야”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작년 4대 금융지주사 순이익에서 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은 모두 60%를 넘었다. 이자수익비중도 덩달아 높아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우리금융은 전년 82.8%에서 83.9%로 늘며 은행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하나금융은 2020년과 2021년 64~65% 수준이었지만 작년 80.1%로 뛰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2021년 50%대였지만 작년 각각 63.8%, 61.1%로 다시 높아졌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예금은행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연 3.91%에서 5.6%로,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연 3.3%에서 5.56%로 각각 뛰었다. 금융지주사가 수익을 극대화한 배경에는 ‘이자 장사’로 돈을 번 은행들이 자리잡고 있다는 논란이 커지는 이유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4대 은행의 국내 예금·대출 시장 점유율이 60~70%에 달하는 과점 체제에선 금리 경쟁이 제한적”이라며 “최근 몇년간 금융사의 실적은 금리 수준과 연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 금융사들은 비은행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대표 금융사인 뱅크오브아메리카 사업구조(매출기준)는 개인고객 예금·대출 서비스 등 컨슈머 뱅킹이 38.6%에 불과하고, 글로벌 자산·투자 관리(22%), 글로벌 뱅킹(22%), 글로벌 마켓(18.1%)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실적 보고서에 “사업영역과 고객, 상품, 국가·지역 등에서 역동적인 다양성을 확보했다”고 적혀있다. 미국도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숨가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금리가 올랐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비중은 5대5로 1~2년과 비슷하다.
일본 3대 메가뱅크 중 하나인 미쓰이스미토모그룹도 2021년 순이익별 사업은 전통 은행업무인 소매금융사업은 15%에 그쳤고, 자금조달·운용과 인수합병(M&A) 컨설팅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도매금융사업이 32%, 글로벌 사업 30%, 시장사업(외환·파생상품 등) 23% 등으로 다양한 사업에서 골고루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 결과 비이자수익 의존도가 50%에 육박한다. 저금리·저성장에도 은행에 기대지 않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춘 셈이다.
전문가들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비율을 6대 4로 정도로 유지하면 금리 상승기에 예대마진으로 큰 이익을 내는데 혈안이 되지 않고, 취약차주 지원 등 상생 금융 여력 커질 것이라고 조언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글로벌 사업 비중을 30%로 늘린다는 중기 목표를 세웠다. 비은행 분야 이익 비중도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우리금융과 하나은행도 비슷한 전략을 갖고 있다. 이순호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장은 “오랜 영업 관행과 수수료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 등을 고려하면 금융사가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극복해야할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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