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단축 운영’ 속초의료원… 응급 의사 부족에 연봉 1억 더 높여

2월 한 달간 월~수 응급의료센터 운영 중단
1차 채용 지원자 '0'명...2차 채용 21일까지

강원 속초의료원 홈페이지에 의료진 공백에 따른 응급의료센터 운영 축소 안내 공지문이 올라와 있다. 속초의료원 홈페이지 캡처.

응급 전문의 부족으로 응급의료센터를 단축 운영 중인 강원 속초의료원이 응급 의사 채용을 위해 연봉을 4억 원대로 올렸다.

19일 속초의료원에 따르면, 의료원은 이달 초 홈페이지에 ‘응급의료센터 축소 운영 안내’ 공지를 올리고 의료진 공백으로 2월 한 달간 월~수요일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응급실 정상화를 위해 의사 채용을 진행 중인 의료원은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6일까지 1차 채용을 진행했다. 하지만 지원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원자가 없자 의료원은 2차 채용 공고를 올렸다. 21일까지 진행하는 2차 채용에선 연봉 상한선을 4억2,000만 원으로 올렸다. 기존 속초의료원 응급실 전문의 연봉이 3억 여 원인 점을 고려하면 1억 원이나 더 높은 수준이다. 의료원 관계자는 “연봉을 올려 2차 공고를 낸 만큼 지원자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응급실 운영이 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고액 연봉이 근본 대책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 지역 의료기관 관계자는 “연봉을 높이면 인근 지역 민간병원 의료진이 병원을 옮기는 경우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해당 병원은 또 의료진 부족에 시달리고, 결국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우려했다.

속초의료원은 지난달 말 응급실 전문의 5명 중 2명이 그만두면서 응급 의료진 부족에 시달려왔다. 응급실의 또 다른 전문의 1명도 이달 말까지 근무하고 퇴사할 예정이다.

응급 의료진 공백 사태에 강원도와 속초의료원, 속초시 등은 최근 회의를 열고 예산지원과 공중보건의사 순번제 파견 등을 통해 응급의료센터 정상화 방안을 논의했다. 속초의료원은 자구책으로 응급실 근무가 가능한 진료과목에 병원 내 다른 전문의를 투입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속초=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