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스크린·OTT 넘나드는, 유연석의 이해

안진용 기자 2023. 2. 19.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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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연석

유연석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배우 중 한 명이다. 얼마 전 종영한 JTBC ‘사랑의 이해’ 속 그가 연기한 배역의 이름은 ‘상수’였으나, 실제 그의 삶은 항상 ‘변수’다. ‘사랑의 이해’가 끝나자마자 이제는 영화 ‘멍뭉이’(감독 김주환)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말 공개됐던 넷플릭스 ‘수리남’까지 고려하면 TV와 스크린, OTT를 넘나들며 변화무쌍한 활약을 보이고 있다. 배우로서 그가 가진 가치를 마음껏 발산하는 기회다. 아직 날씨가 쌀쌀한 2월 늦겨울의 어느날,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유연석과 만났다.

“(웃으며)여러 플랫폼에서 다양한 작품들이 쏟아지며 저도 일거리가 많아졌다. 여러 제안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있다. 저는 공연도 하기 때문에 다양한 방법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다. 하지만 저를 영화배우나 연극배우, 이렇게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 그저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라는 직업 자체를 추구한다.”

업계에서는 유연석가 가진 특유의 이미지를 염두에 둔 ‘쓰임’이 있다. 그는 작품 속에서 좀처럼 쉬운 사랑을 한 적이 없다. 이루지 못한 사랑에 아파한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신부가 되겠다는 결심과 한 여인을 향한 마음 사이에서 고뇌해야 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 연모하는 여인에게 마음 한번 제대로 표현할 수 없었던 ‘미스터 션샤인’ 등 그에게는 갖은 고난과 역경의 시간이 주어졌다. ‘사랑의 이해’도 매한가지다. 은행을 배경으로 보이지 않는 신분과 계급의 차이 속, 어긋날 수밖에 없었던 남녀의 모습에 초점을 맞췄다. 가슴 아파하는 하상수, 즉 유연석을 보면서 시청자들도 같이 가슴을 쳤다.

“제가 사랑에 아파하는 모습들이 대중의 공감을 사는 것 같다. ‘유연석, 멜로 눈빛 나왔다’라고 평해주실 때 기쁘다. 단순히 알콩달콩 사랑을 키워가는 것도 좋지만 고난과 역경을 겪어나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

사랑은 어렵다. 남녀 관계 역시 사랑 하나로 재단하기 어렵다. 주변을 둘러싼 수많은 조건과 상황 속에서 엇갈린 선택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해’가 서로를 향한 이해(理解)인 동시에 저마다 가진 이득과 손해를 따지는 이해(利害) 관계로 읽히기도 한다. 여러모로 보는 이들에게 많은 생각을 갖게 하는 작품인 셈이다. 정작 이를 연기한 유연석의 마음은 어땠을까?

“사랑을 더 모르겠더라. 시청자분들이 ‘사랑의 노 이해’라고 했다. 나이가 들수록 점점 더 모르겠는 게 사랑이라 생각한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내 캐릭터를 이해하려고 했지만 ‘사랑’이란 것에 대해서 이해하기 힘들어졌다. 그게 사랑인 것 같다. 그래도 열린 결말을 택한 ‘사랑의 이해’의 마지막은 수긍이 간다. 늘 수영이 마음에 쓰였던 상수이기 때문에, 상수 입장에서는 ‘상수값’을 유지했다. 저는 항상 상수에게 공감하고 이해하면서 연기하려고 노력했다.”

오는 3월1일 개봉하는 ‘멍뭉이’는 이런 유연석의 ‘착한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기 충분한 작품이다. 이 영화는 결혼을 앞두고 반려견 루니에게 완벽한 집사를 찾아주기 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유연석은 최근 열린 ‘멍뭉이’ 시사회 후 열린 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왜일까?

“데뷔한 지 좀 됐는데 이런(눈물을 흘린) 적은 처음이다. 영화 말미에 루니가 없이 집에 혼자 있는 텅 빈 공간, 감정에 차 있는 그 장면을 보면서 예전에 보냈던 아이들 떠올라서 감정이입이 됐다. 유기견 문제에 대한 메시지들도 부담스럽지 않게 전달하고 있다고 본다. 일방적으로 가르친다는 느낌을 받진 않았다.”

실제 유연석은 유기견을 키우고 있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대표였던 임순례 감독을 통해 유기견 리타를 입양했다. 구조 당시 피부병을 앓아 털은 빠지고 심장사상충까지 앓았던 리타를 집으로 데려와 가족이 됐다. ‘멍뭉이’를 통해 유기견에 대한 그의 마음이 달라졌고 리타와의 동행 역시 결심할 수 있었다.

“이 영화를 찍을 땐 반려견을 키우고 있진 않았다. 독립한 후라 부모님 댁에서만 키웠었다. 영화를 작업하고 유기견 신들 찍으면서 확신을 가졌던 것 같다. 떠나보낼 땐 힘들지만, 지금 도움을 줄 수 있는 아이가 있으면 데려다가 가족으로 지내야겠다 했었다. 작품이 큰 영향을 줬다.”

안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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