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백상아리, 왜 사람의 머리를 물었나…커지는 의문

이정호 기자 2023. 2. 1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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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에서 헤엄치는 백상아리 모습. 최근 멕시코 연안에서 백상아리가 사람의 머리를 공격하는 일이 이례적으로 발생했다. 상어는 기본적으로 인간을 먹잇감으로 여기지 않기 때문에 이번 공격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세계자연기금(WWF) 제공

최근 멕시코 앞바다에서 50대 현지 어부가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채집하던 도중 백상아리에게 물려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당시 사고 유형과 관련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이례적으로 상어가 인간의 머리와 목, 어깨를 마구 공격해 사망에 이르게 했기 때문이다. 한국의 남해안에도 최근 상어 출몰이 늘고 있는 만큼 바다 조업 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미국 과학매체 라이브사이언스는 멕시코 연안의 칼리포르니아만에서 지난 1월 한 현지 어민이 길이 5.8m짜리 백상아리에 물려 사망했다고 최근 전했다. 공격을 당한 어민은 공기를 공급하는 호스가 달린 특수 잠수복을 입고 수심 18m에서 조개잡이 중이었다.

이번 사고를 분석 중인 현지 전문가들은 사고 유형이 특이하다고 본다. 상어가 인간의 머리와 어깨를 공격했기 때문이다. 상어는 기본적으로 사람을 의도적으로 물지 않는다. 사람을 무는 일은 바다표범 같은 먹잇감으로 오인했을 때다. 물었다가 먹잇감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 즉시 놔준다. ‘실수로’ 무는 부위도 대개 몸통이나 다리다. 이번 사고처럼 머리를 공격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 세계 바다에서 발생한 상어 물림 사고가 57건에 그치고, 사망자도 5명인 것은 상어가 인간을 의도적으로 공격하지 않는다는 간접 증거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상어가 배고픔에 지친 상태였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개빈 나일러 플로리다주 자연사박물관 상어 연구프로그램 책임자는 라이브사이언스를 통해 “굶주린 상어는 성급한 결정을 내린다”며 “잠재적인 먹잇감처럼 보이는 것을 물어 뜯는다”고 말했다. 잠수복을 입고 해저를 걸어다니며 조업했던 사망 어민의 직립 자세가 백상아리가 머리를 공격하기 쉬운 상황을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신에 따르면 피해 어민은 당국의 경고에도 생계를 위해 잠수를 하다 변을 당했다. 최근 한국 남해안에서도 상어 출현이 늘고 있는 만큼 조업 시 안전 확보를 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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