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상도 아들 ‘뇌물죄 공범’으로 기소 했어야”

[주간경향] 변호사·회계사·기자 등으로 구성된 ‘대장동 일당’이 경기도 성남 분당구 대장동 일대 개발로 8000억원대의 잭폿을 터뜨린 사실이 드러난 것은 2021년 9월이다. 이들은 민관합작 법인의 7%만 가지고도 배당금 4040억원을 챙겼고, 4000억원에 가까운 별도의 분양 수익도 얻었다. 인허가권자이면서 대장동 개발을 함께했던 성남시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대장동 일당을 도운 건 지자체뿐만이 아니었다. 사업이 좌초될 위기에 처하거나, 수사기관의 부름을 받게 될 때마다 이들로부터 도움 요청을 받았던 것으로 보이는 법조계·정계 인사들이 있었다. 대장동 일당 가운데 주로 정·관계 로비를 책임진 전직기자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을 약속받은 사람들, 즉 ‘50억 클럽’이 그들이다.
‘50억 클럽’ 가운데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을 받아 혐의가 가장 뚜렷해 보였던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월 8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정치권은 ‘50억 클럽’ 의혹에 대한 특검 도입을 논의하고 있다.
대장동 비리 의혹은 ‘성남시와의 유착’과 ‘50억 클럽’ 이렇게 크게 두 갈래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대선 이후 검찰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더불어민주당 대표)을 겨냥한 수사에 집중했고, 대다수 언론 역시 이를 뒤따랐다. 상식에 어긋난 ‘곽상도 무죄’ 판결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50억 클럽 의혹에 대해 무엇을 밝혀야 하는지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아울러 2월 16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의 쟁점도 짚어본다.
① 곽상도 전 의원은 왜 무죄를 받았나
일차적으로는 ‘곽병채씨(아들)가 받은 것을 곽상도 전 의원이 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재판부 판단 때문이다. 화천대유에서 약 6년간 일한 병채씨가 2021년 퇴사하며 50억원을 성과급으로 받은 것에 대해 재판부도 “사회통념상 이례적으로 과하다”고 봤다. 또한 곽상도 전 의원이 국민의힘 부동산투기특별조사위원회에 속해 있었다는 점을 들어 뇌물죄 성립요건인 ‘직무관련성’도 있다고 봤다. 문제는 “곽병채씨가 받은 돈과 이익을 곽상도 전 의원이 직접 수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는 대목이었다. 재판부는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내놨다. 곽병채씨가 2018년 결혼할 즈음부터 부모로부터 독립된 생계를 유지해왔다는 이유에서다.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에 대해 “부모와 자식 사이의 애정관계에 따른 지원”을 넘어서는 수준의 생활비 부담 등을 지고 있지 않다고 본 것이다.
재판부의 이러한 논리에 대해선 법조계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법무법인 ‘이공’의 양홍석 변호사는 “곽병채씨는 곽상도 전 의원의 아들이었기 때문에 화천대유에 입사한 데다 근무기간, 그간의 월급 수준 등을 볼 때 50억원은 아버지가 아니면 설명이 안 되는 상황”이라면서 “그럼에도 아들이 독자적으로 받은 것이라고 판단했다면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논증을 해야 했는데 이런 부분이 빠졌다”고 했다.
근본적으로는 검찰의 수사·기소가 부실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김한규 변호사(전 서울지방변호사회 회장)는 “검찰이 공소사실을 증명하는 데 실패한 원죄가 있다”며 “아들이 받았으니 ‘제3자 뇌물’로 처벌할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는데 그러려면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해야 하는데 검찰수사가 거기에까지 이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참여연대 정책자문위원장인 김남근 변호사는 “검찰이 곽병채씨를 (뇌물죄의) 공범으로 수사하지 않은 게 제일 문제”라고 봤다. 전직 대통령인 박근혜씨와 최서원씨의 뇌물죄 사건에서도 둘을 ‘경제적 공동체’로 볼 수 있느냐, 즉 최씨가 받은 것을 박씨가 받은 것으로 볼 수 있느냐가 쟁점 중 하나였다. 김 변호사는 “당시에는 두 사람이 뇌물수수에 대해 ‘공모’를 했음이 드러났기 때문에 경제적 공동체로 볼 수 있냐 여부까지 논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아들인 병채씨는 아버지 때문에 50억원을 받는다는 인식을 했을 텐데 둘 사이에 어떤 공통의 인식을 가지고 역할 분담을 했는지를 밝혔어야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장동 일당’ 중 한명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곽병채씨가) ‘아버지에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거냐’라고 했다”는 김만배씨의 말이 담겨 있다. 아울러 화천대유 관계자의 법정 진술에 따르면, 곽병채씨는 원래는 5억원이었던 자신의 성과급이 50억원으로 변경된 걸 알고도 놀라지 않았다고 한다. 병채씨가 자신의 역할을 ‘아버지 돈을 대신 받는 것’으로 인식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김만배씨는 그러나 자신의 과거 발언이 남욱·정영학과 함께 부담하기로 한 공통사업비 가운데 자신의 몫을 줄이기 위한 허언이었다고 주장했고, 재판부는 실제로 공통비 갈등이 있었다는 점을 들어 이런 설명을 받아들였다.
다만 곽상도 전 의원은 20대 총선을 앞둔 2016년 3월 남욱으로부터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유죄 선고를 받았다. 곽상도 전 의원은 이 돈이 “과거 변호사 시절 남욱에게 법률상담을 해준 데 대한 정당한 대가(변호사 보수)였다”며 항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② 곽상도 전 의원은 ‘대장동 일당’을 위해 한 일이 없나
검찰은 화천대유가 꾸린 성남의뜰 컨소시엄에서 이탈하려 했던 하나은행을 곽상도 전 의원이 설득해 잔류시켰다고 봤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하나은행이 호반건설의 ‘그랜드 컨소시엄’ 참여를 제안받기는 했지만, 이를 거절하고 성남의뜰 컨소시엄 업무를 지속했다는 것이다. ‘컨소시엄 와해 위기’ 자체가 없었다는 판단이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하나은행 이탈 우려 사안에 대해 ‘해결됐다’는 뜻으로 “병채 아버지가 해줬다”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김씨 역시 이를 인정했지만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김씨의 ‘곽상도 50억’ 관련 언급 전반을 ‘공통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허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병채 아버지가 해줬다”라는 발언 역시 신빙성이 없다고 봤다.
곽상도 전 의원이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속해 있던 2017년, 문화재 발견으로 대장동 공사 지연이 예상되자 문화재청에 질의를 넣어 사업을 도왔다는 혐의에 대해서도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료요청 내용이 대장동과 관계없어 보이고, ‘50억 퇴직금’ 지급이 2017년으로부터 3년이 지난 후 이뤄졌다는 이유였다.
다만 재판부는 곽상도 전 의원이 2021년 국민의힘 부동산투기특별조사위원회 소속이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직무관련성’이 있다고 봤다. 곽 전 의원에게 대장동 일당과 성남시의 유착 의혹을 제기하고 조사할 권한이 있었기 때문이다. 뇌물죄는 공무원의 ‘직무’와 금품 수수가 대가관계에 있어야 성립되기 때문에 ‘직무관련성’ 여부가 유·무죄를 가르는 주요 판단 기준이 된다. 그러나 재판부는 분가한 아들이 받은 50억원을 곽 전 의원이 직접 수수한 것은 아니라고 봤기 때문에 ‘뇌물죄 무죄’라는 결과가 나왔다.
③ 곽병채씨는 어떤 일을 했으며 어떤 산재를 입었나
2021년 9월 ‘50억 퇴직금’ 문제가 불거지자 김만배씨는 기자들에게 “(곽병채씨가) 산재를 입었다”면서 구체적인 병명에 대해선 “개인 프라이버시라, 그분이 대답하지 않는 한 제가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공개하기 어려운 심각한 질병을 앓게 됐다는 뉘앙스였다. 이후 김만배씨는 법정에서 곽병채씨 증상이 간질이라고 생각했으나 객관적 자료를 확인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곽병채씨는 화천대유 퇴사 한 달 전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불안·우울·공황으로 치료를 받긴 했지만 간질 진단을 받지는 않았다. 그가 사측에 제출한 진단서상 병명은 ‘호산구성 기관지염’과 ‘양성 발작성 현기증’(이석증)이었다.

화천대유 측 서류에는 곽씨의 거액 퇴직금 사유로 질병과 함께 ‘업무성과’가 기재돼 있다. 580억원의 공사비가 추가로 들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해 ‘자금운영 리스크’를 없앴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법원은 “곽병채씨가 수행한 대부분의 업무는 상무, 부장 등 상급자들과 공동으로 수행한 업무였기 때문에 독자 실적으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곽병채씨가 화천대유를 다니게 된 것은 김만배씨와 곽상도 전 의원의 인연 때문이었다. 화천대유를 설립한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의원에게 “해병대 다녀온 아들(곽병채씨)” 얘기를 꺼내며 입사를 권유했다. 곽씨는 초반에는 사무실 운영, 보상협의회 개최, 보상 관련 민원 대응 등을 담당했고 2017년부터는 공사현장 관리·감독, 공사추진을 위한 후속 인허가 등을 담당했다. 약 6년간 대리·과장으로 일했던 그의 월급은 210만~440만원 수준이었다.
④ ‘50억 클럽’ 의혹 어디까지 밝혔나
‘50억 클럽’은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을 약속받은 사람들을 의미한다. 곽상도 전 의원 외에 박영수 전 특검, 권순일 전 대법관,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이 포함돼 있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만배씨는 이들에게 각 50억원씩을 줘야 한다는 말을 여러 차례 했다. “알다시피 50억짜리들이 나가야 되는 부분도 있잖아”, “50개 나갈 사람 세어줄게” 등의 발언이 그것이다. 김만배씨 역시 재판에서 자신의 발언 사실을 인정했으나 허언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만배·남욱·정영학이 공통비용 분담을 놓고 갈등이 벌어지던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비용을 일부러 부풀려 말했다는 것이다. 곽상도 전 의원의 1심을 맡은 재판부(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는 세 사람의 갈등이 본격화된 2019년 이후부터 김만배씨가 ‘50억 명단’을 구체화한 점 등을 들어 김만배씨의 주장이 일리가 있다고 봤다.
문제는 김만배씨의 발언을 그저 ‘허언’이라고 볼 수 없게 만드는 정황들이다. ‘50억 클럽’ 인물들과 김만배씨 간에 수상한 돈 흐름이 실제 있었기 때문이다. 2021년 화천대유를 퇴사한 박영수 전 특검의 딸은 재직 중 5차례에 걸쳐 11억원을 대여금 명목으로 받았다. 또한 회사 보유분이던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 한 채를 약 7억원에 분양받았다. 이 아파트의 현 시세는 17억원가량이다.
여기에 더해 박영수 전 특검의 인척인 이모씨는 화천대유가 시행을 맡은 5개 블록의 대장동 아파트 분양대행을 독점했고 김만배씨로부터는 109억원을 받았다. 최근에 31억원이 추가로 더 흘러들어갔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이씨는 김만배씨로부터 받은 돈 가운데 100억원을 토목업체 대표 나씨에게 건넸다. 나씨는 애초 이씨에게 20억원을 건네면서 대장동 사업권 수주를 약속받았으나 무산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씨가 5배 넘는 돈을 돌려받은 셈인데 그 이유는 ‘미궁’이다.
박영수 전 특검 주변에서 이뤄진 여러 비정상적인 거래는 2021년 가을부터 드러났다. 1년 5개월이 흘렀음에도 검찰수사에 별 진척이 없다.

박영수 전 특검은 대장동 시행사 측에 부산저축은행 자금 1155억원 대출을 알선했다가 2011년 대검 중수부 수사를 받게 된 조우형씨를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남욱은 최근 재판에서 ‘당시 김만배가 박영수 전 특검을 조씨에게 소개시켜줬다’는 취지의 증언을 했다. 조우형씨는 2011년에는 사법처리를 피했다가 3년 후 수원지검 특수부 수사를 통해 기소된다. 조우형씨가 알선수재 혐의 입건을 면했을 당시 대검 중수부 부산저축은행 수사 주임검사는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박영수 전 특검과 윤 대통령 간 친분관계 때문에 ‘봐주기 수사’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줄곧 제기돼 온 배경이다.
⑤ ‘50억 클럽’의 다른 인물들이 받는 의혹은 뭔가
‘50억 클럽’의 언론계 인물인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은 2019년 김만배씨로부터 50억원을 빌렸다가 두 달 뒤 갚았다. 경찰은 홍 회장이 50억원을 무이자로 빌렸던 점을 들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긴 상태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홍 회장 측과 김만배씨의 ‘수상한 거래’는 2021년에도 있었다. 홍 회장의 두 자녀가 2021년 6월 김만배씨로부터 49억원을 받았다가 대장동 사건이 터지자 갚았다는 것이다.
화천대유 고문을 지내면서 월 1500만원씩 총 1억5000만원을 받았던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도 ‘현재진행형’이다. 남욱 변호사는 최근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김만배가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 성남제1공단 공원화 무효소송을 대법원에서 뒤집었다고 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알려졌다. 김씨가 권 전 대법관에게 부탁해 ‘이재명 무죄’, ‘성남시 승소’ 판결을 끌어냈다는 것이다. 2020년 9월 퇴임한 권 전 대법관은 그로부터 두 달 뒤에 화천대유 고문에 올랐다.

김수남 전 검찰총장의 경우, 김만배의 부탁을 받고 대장동 업자들의 사건을 유리하게 처리해줬다는 의혹을 받는다. 2012년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은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의 수사를 받았다. 남욱은 최근 재판에서 당시 ‘김만배가 (김수남) 수원지검장께 최윤길 사건을 잘 봐 달라고 했다’는 얘길 들었다고 증언했다. 최윤길 전 의장은 실제로 성남지청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50억 클럽’ 관련 사실들은 언론을 통해 알려진 것들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7월 재편된 대장동 수사팀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한 수사에만 집중했고 50억 클럽수사에는 속도를 내지 않았다.
50억 클럽에 대해 김만배는 검찰조사에서 ‘허세를 부렸을 뿐 청탁은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진다.
⑥ 이재명 대표 수사 어떻게 전개될까
그간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 수사에서 초미의 관심사는 ‘그래서 이재명은 얼마를 받았나’였다. 민관합동 개발이었음에도 민간사업자에게 이익을 몰아준 대신 업자들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약속받았다는 의혹은 실체가 있을까.
2021년 검찰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대장동 일당을 돕고 천화동인 1호 배당금 가운데 700억원을 약정받았다고 봤다. 뇌물을 약속받은 인물은 유동규 전 본부장 1인이라는 잠정 결론이었다. 이듬해 재편된 수사팀은 유동규 외에 이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함께 뒷돈(애초 700억원 가운데 공통사업비 제외 428억원)을 약정받았다고 보고 있다. 뇌물을 약속받은 인물이 ‘유동규→유동규·정진상·김용’으로 바뀐 셈이다.

이 같은 급반전은 유동규의 입장 변화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2021년 구속됐다가 지난해 10월 출소한 유동규는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벌 받아야 한다”면서 이 대표를 향한 ‘말폭탄’을 쏟아냈다. 유동규 측 변호인은 기자들 앞에서 “천화동인 1호 지분은 이재명 대표의 것”이라고도 했다. 지난해 11월 출소한 남욱 역시 같은 취지의 폭로를 이어왔다. 그는 법정에서 “김만배와 대화하는 과정에서 (김씨 지분 중) 24.5%가 확정적으로 이 시장 측 지분이라고 들었다” 등의 증언을 했다.
검찰은 이러한 추가 진술들을 바탕으로 수사를 벌여, 이 대표 측근인 김용 전 부원장과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구속했다. 각각 8억4700만원(김용), 2억4000만원(정진상)을 수수한 혐의와 428억원을 약속받은 혐의(김용·정진상)다.
문제는 ‘입증’이다. 유동규 입장에선 ‘이 대표 측과 함께 뇌물을 약속받았다’는 내용으로 혐의가 바뀔 경우 형량을 줄일 수 있다. 재판부가 유동규의 바뀐 진술에 얼마만큼의 신빙성이 있다고 볼지 지켜봐야 한다. 나아가 남욱의 진술은 대개 ‘김만배로부터 들었다’는 식의 ‘전언’인데, 정작 김만배는 입을 닫고 있는 상황이다. ‘곽상도 50억 사건’에서 재판부는 ‘정영학 녹취록’ 가운데 전언들의 증거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설령 428억 약정에 대한 김용·정진상의 혐의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재명 대표와의 공모가 있었는지 여부는 따로 다퉈야 한다. “(곽상도의) 아들에게 준 것도 아버지한테 준 게 아니라고 하는데 어떻게 (이 대표와 측근들이) (경제)공동체가 되냐”(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라는 질문에 답을 내놓아야 하는 셈이다. 결국 이 대표를 향한 기소·재판은 ‘김만배가 말하길 428억은 이재명 것이라더라’는 전언 형태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물증을 얼마나 확보했느냐, 측근들과의 공모 관계까지 입증할 간접 증거와 논리를 얼마나 탄탄히 쌓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2월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대장동 민간업자에게 4985억원의 이익을 몰아주고(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직무상 비밀을 이용해 화천대유를 시행자로 선정되게 한 혐의(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장동 의혹의 몸통으로 여겨지는 ‘428억 약정’ 혐의(부정처사 후 수뢰)는 일단 구속영장에선 제외했다. 검찰은 수뢰 혐의에 대해서는 추가 수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송윤경 기자 ky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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