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워싱턴 타격 가능’ ICBM 고각 발사…실전 연습 가능성

신나리기자 2023. 2. 18.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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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미사일.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18일 장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올해 두 번째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자, 지난달 1일 초대형 방사포 1발을 쏜 지 48일 만이다. 고각으로 발사된 이번 탄도미사일은 정상 각도에서 발사시 미국 워싱턴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국가안보실은 오후 6시 30분부터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 ‘워싱턴 타격 가능’한 ICBM사거리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후 5시 22분경 평양 순안 일대에서 장거리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합참에 따르면 북한이 고각으로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900여 km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정상 발사시 1만5000km 이상 사거리가 가능해 미 본토는 물론 워싱턴을 타격할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8일 인민군 창건일(건군절) 심야에 개최한 열병식에서 선보인 신형 ICBM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미 정보당국은 세부 제원을 정밀 분석 중이다.

일본 방위성도 이날 북한 ICBM급 탄도미사일 1발이 오후 5시 21분 발사돼 약 1시간 6분동안 비행한 뒤 오후 6시 27분경 홋카이도 와타시마 오시마섬 서쪽 약 200km의 일본 배타적경제수역(EEZ) 내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고고도 5700㎞, 비행거리는 900㎞로 추정했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국제사회 전체에 대한 도발을 가속하는 폭거”라고 북한에 엄중하게 항의한 뒤 “한미일, 미일 간에 긴밀한 협력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NSC상임위는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자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심각한 도발임을 강조하고 이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 내 심각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 정권이 주민의 인권과 민생을 도외시하며 대규모 열병식과 핵‧미사일 개발에만 매달리고 있음을 개탄하고, 도발을 통해 북한이 얻을 것은 국제사회의 혹독한 제재 뿐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직후 한국과 미국은 공조회의를 통해 상황을 긴밀히 공유하고, 북한의 어떠한 위협과 도발에도 연합방위태세를 더욱 굳건히 할 것을 확인했다. 군은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앞으로 순차적으로 실시할 억제전략위원회(DSC) 운용연습(TTX)과 한미연합연습(Freedom Shield) 및 실기동훈련 등을 통해 대응능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 4월 정찰위성 핑계, 정상각도 ICBM 발사 실전 연습 가능성

이번 도발은 북한이 앞서 올해 4월까지 준비하겠다고 한 정찰위성을 핑계로 ICBM을 정상 각도에서 쏘겠다고 한 것을 실전 연습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19일 “2023년 4월까지 군사정찰위성 1호기 준비를 끝낼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다음날인 20일 담화를 통해 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검증하려면 정상 각도로 발사해야 한다는 지적을 두고 “곧 보면 알게 될 일”이라며 정상 각도 발사를 시사한 바 있다.

아울러 한미가 22일 미국 국방부에서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DSC TTX)을 시행하고, 최근 미국 주도로 북한을 겨냥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소집된 데 대한 반발로도 해석된다. 북한은 1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우리가 정당한 우려와 근거를 가지고 침략전쟁 준비로 간주하고 있는 저들의 훈련 구상을 이미 발표한 대로 실행에 옮긴다면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지속적이고 전례없는 강력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또 “올해에 들어와 우리는 그 어떤 특정한 군사적 행동조치도 자제하고 있는 반면 미국과 남조선은 연초부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안전이익을 엄중히 침해하는 군사적 시위행위에 매달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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