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사장 최종 후보 탈락 연임 실패

정철운 기자 2023. 2. 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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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156명 시민평가단 정책발표에서 탈락 '이변'
안형준, 허태정 후보 21일 방문진 최종면접 진출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서울 상암동 MBC사옥.

MBC 사장 최종후보자 선정을 위한 시민평가단 대상 정책발표 결과 박성제 현 MBC 사장이 탈락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앞서 MBC 최대 주주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는 지난 7일 정기 이사회 면접 평가를 통해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한 13명 중 박성제, 안형준, 허태정 후보를 1차 합격자로 선정했다. 3인은 18일 156명의 시민평가단이 참여한 정책토론회에서 정책발표와 질의응답을 진행했으며, 이후 시민평가단 투표 결과 안형준, 허태정 후보가 최종 후보로 결정됐다. 방문진은 오는 21일 면접을 통해 1명을 신임 사장 후보자로 결정한다.

안형준 후보는 1994년 YTN기자로 입사해 2001년 MBC 경력기자로 입사했으며 2018년 방송기자연합회장을 역임했고 2021년 메가MBC추진단장을 맡았다. 안 후보는 이날 “MBC 구성원 상당수가 현 사장의 사법 리스크를 걱정하고 있다. 나는 예측되는 정치적 난관에 전략적으로 선제 대응하기 적합한 후보다. 임기 3년의 마지막 날까지 MBC를 지켜내겠다”며 출마 이유를 밝혔다. 안 후보는 “정권 교체때마다 대립과 갈등이 심하고, 징계와 유배가 반복되고 있다”며 “저널리즘 원칙을 보도책임자가 지켜내지 못한 결과”라고 했다.

안 후보는 “다른 방송은 김경수 전 경남지사 유죄 리포트가 톱이었지만 우리는 15번째였다. 특정 정치 세력에게 유리한 편집이었다는 오해를 살 만했다”며 뉴스 공정성 확보를 위해 “팩트체크119팀을 만들고 공정성 평가위원회를 신설해 매주 회의를 열겠다”고 공약했다. 또 “지역MBC 광고배분비율이 30%대까지 떨어졌다”며 해당 배분 비율을 늘리고 서울과 지역MBC 공동 제작 프로그램을 늘리는 한편 “KBS와 힘을 합쳐 온라인에서 공영방송 무료 콘텐츠를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그밖에 “20% 시청률을 넘기는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사장 직속 글로벌 드라마 기획센터를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안 후보는 “정파를 떠나 보편적 가치를 추구하는 뉴스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보도국 편집회의에 발언 총량제를 도입해 특정인이 발언을 주도하는 상황을 막고 수평적인 회의를 진행하게 하겠다. 데스크 실명제를 도입하고 기사 수정 이력도 남기겠다”고 공약했다. 또 “MBC는 정기 공채 순혈주의가 굉장히 강하다. 내부 갈등도 정기 공채와 2012년 이후 입사한 경력 기자 간 갈등이 심하다”며 “정기 공채 순혈주의를 약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했으며 “지역MBC와 함께하는 전국 체육대회도 고려하겠다”고 했다.

▲왼쪽부터 안형준, 박성제, 허태정 MBC사장 후보. ⓒ방송문화진흥회

허태정 후보는 1991년 MBC PD로 입사해 2008년 <북극의 눈물>을 연출하고 2010년 시사교양국 CP를 맡았다. 2018년에는 MBC 정상화위원회 소속으로 활동했다. 허 후보는 경영계획서를 통해 “MBC 보도책임자가 논란이 되는 사건에 대해 '딱 보니 100만', '맛이 간 사람'이라고 발언해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보도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실질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품격있는 정론 저널리즘 만들겠다”며 박성제 후보를 정면 비판했다.

허 후보는 “MBC뉴스가 민주당 편향적이라는 건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딱 보니 100만'이라는 발언을 두고 챗GPT에 물어봤더니 언론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답하더라”고 말한 뒤 “광고주들도 MBC에 대해 이미지가 안 좋다”고 말했다. 허 후보는 사전사후 공정성 평가위원회 신설을 통해 자유롭게 발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북극의 눈물>보다 실천적인 환경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또 사내 스튜디오 시스템과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바이든 날리면 보도도 국익 부분과 알권리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 팩트체크를 세 번 네 번 해서 듣고 확실할 때만 보도해야 한다. '나는 그렇게 들렸어' 그것만으로 보도해선 안 된다”고 했다. 현 MBC 공정성 점수를 50점 이하로 평가했고, 박성제 후보의 '딱 보니 100만' 발언은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보직을 나눠주는 건 진정한 화합이 아니다. 일을 통해 뭉쳐야 한다”고 했으며 “일할 수 있는 분위기와 공정한 평가가 중요하다. 호칭도 변경해야 한다. (나에게는) 사장님 말고 태정님이라고 부르게 하겠다”고 공약했다.

박성제 후보는 1993년 기자로 입사해 2012년 공정방송파업 당시 부당해고를 당한 뒤 복직, 2018년 MBC보도국장을 거쳐 2020년 MBC사장으로 임명됐다. 박 후보는 “지난해 말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뉴스로 MBC가 꼽혔다. MBC 뉴스 유튜브 채널 조회수는 전 세계 1위 기록했다. 3년 연속 흑자 경영했다. '피지컬100'은 넷플릭스 글로벌 1위를 했다”며 “이 정도면 괜찮게 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은 뒤 “그런데 아직도 배가 고프다. 더 잘하고 싶다”며 연임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박 후보는 “맨날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성명이 나온다. 이미 부당한 외압을 받고 있지만 더 심각한 압력이 들어오면 공개하고 기자들보다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했다. 또 “기자PD들은 사장이 간섭만 안 하면 알아서 잘 한다. 양심껏 취재해서 권력을 감시하고 약자들 편에 서라고 하겠다”고 했으며 “MBC 저널리즘위원회를 만들어 MBC 신뢰보고서를 발간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MBC가) 특정 정당에 우호적이라는 생각은 프레임이다. 우리 뉴스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지지자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어떤 정부든지 불만은 나온다”며 “중요한 건 진실이다. 진실 앞에 중립은 없다”고 했다.

앞서 안형준허태정 후보의 인지도가 낮고 박성제 후보의 임기 중 MBC 경영성적을 감안하면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MBC 안팎에서 높았으나 시민평가단의 판단은 달랐다. 이들은 이날 3명의 후보에게 17개의 공통질문을 던져 답변을 듣고 난 뒤 1인당 두 명의 후보를 적어냈고, 박 후보는 최종 후보 명단 2인에 들지 못했다. 방문진은 이번 사장 선임 과정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시민평가단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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