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도 대신 가줄 수 있어”...미국 중국이 경쟁붙은 이 친구는 [더테크웨이브]

황순민 기자(smhwang@mk.co.kr) 2023. 2.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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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함께 로봇이 온다
산업 패러다임 바꾸는 로보틱스
팽창하는 로봇시장 심층분석

최근 로봇 분야에서 인공지능(AI)와 융합해 궁극적으로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무인화’를 표방하며 기술 개발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AI기술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처리하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플랫폼, 애플리케이션까지 모든 영역에서 진일보를 이뤄낸 덕분이다. 이러한 기반기술의 발전은 조만간 물리세계에서 스스로 활동할 수 있는 로봇의 출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제조 물류 등 산업 전 영역은 물론 군사(안보) 지형까지 바꿀 수 있는 ‘노동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목된다.

사실 로봇과 AI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구글은 스스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로봇을 테스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초거대AI ‘팜(PaLM)’을 기반으로 개발된 언어모델을 통해 조작자가 명령어를 입력하면 로봇이 코드를 직접 작성해 처리하는 방식이다. AI와 로봇 기술을 접목하시는 시도가 고도화될 경우 ‘챗GPT’와 같은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가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AI)기술이 발달할수록 이와 연계한 하드웨어(로봇)에 대한 수요도 함께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지식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두려움을 갖기보다 새로운 도구를 수용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봇 역시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수행하는 작업을 돕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다수의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로봇 기술과 관련 시장이 본격적으로 퀀텀점프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로보틱스가 미래 정보기술(IT), 제조업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관련 산업 선점을 위한 전 세계 테크·제조기업들의 경쟁에도 불이 붙고 있다. 최근 로봇 시장은 전통적인 IT업체들이 아니라 제조 기술에 특화한 완성차 업체들이 주도하고, 빅테크가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AI와 만나 로봇 시장이 팽창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수많은 국가와 기업들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김주형 일리노이대 교수는 “chatGPT 같은 LLM들이 앞으로 더 많이 나올것이고 로봇 분야에도 적용이 많이 될것으로 보인다. 국내 대기업들이 로봇에 관심을 갖고 투자를 하고 있긴 하지만 기존의 회사들에 대한 투자가 활발해졌을뿐, 내부적으로 팀을 키우거나 제품을 만드는데는 아직 적극적이지 않다. 시장이 생기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제품을 선도할 수 있는 공격적인 투자를 할 필요가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번주 [더테크웨이브]에서는 ‘로봇’ 패권을 둔 주요 경제강국들과 빅테크의 최신 동향과 한국의 기회에 대해 다뤄본다. 아울러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 1위 혁신 기업인 ‘유니버설로봇’의 킴 포블슨 최고경영자(CEO)와의 매일경제 단독 인터뷰 전문을 공개한다.

생산 현장에서 로봇과 함께 작업하는 노동자의 모습. <사진제공=UR>
AI혁신으로 기술 퀀텀점프...‘로봇패권’ 두고 G2 경쟁
지난해 10월, 테슬라 ‘인공지능(AI)데이’ 행사. 인간을 닮은 로봇 ‘옵티머스’가 공개됐다. 가슴에 2.3㎾h 배터리 팩을 달고 머리에는 AI칩을 탑재한 이 로봇은 작은 부품도 정확하게 잡을 수 있다. 사람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는 로봇 몸에 28개, 손에는 별도로 11개를 내장했다. 자유로운 움직임을 측정하는 자유도는 인간 손이 27인데, 테슬라 봇은 11 수준까지 올라왔다. 이를 통해 손으로 약 9㎏까지 들어 올릴 수 있어 사람처럼 다양한 노동을 할 수 있다. 로봇업계에서는 옵티머스가 1차적으로 테슬라 프리몬트 공장에 우선 투입될 것으로 본다. 당장 로봇을 팔아 매출을 올리기보다는 테슬라 공장을 테스트베드로 삼아 기술 고도화에 나서는 전략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옵티머스가 공장에서 부품을 잡고 작업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휴머노이드 로봇이 사람 수백만 명을 도울 수 있다. 로봇은 우리가 알고 있는 문명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테슬라는 공장에 사람이 아예 없는 ‘완전 자동화’를 지향한다. 팬데믹과 파업 같은 이슈에서 자유롭고 사람보다 더 빠르면서도 더 오랜 시간 일하는 로봇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인공지능(AI)과 함께 ‘노동혁명’을 불러올 로봇 시장을 둘러썬 경제강국들과 빅테크의 총성 없는 전쟁이 시작됐다. G2(미국, 중국)를 중심으로 ‘로봇패권’을 선점하기 위한 경제강국들의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제조, 의료, 우주, 물류 등 대부분의 산업 영역은 물론 군사 안보와도 밀접한 로봇을 국가경쟁력과 직결되는 ‘전략자산’으로 인식한 행보다. 미국과 중국 두 패권국은 로봇 산업을 지금의 반도체처럼 앞으로 10년 뒤 국가의 명운을 좌우할 수 있는 ‘전략자산’으로 인식하고 국가 차원에서 집중 육성에 나서고 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테슬라와 같이 기업들이 AI·머신러닝과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을 로봇에 접목하기 시작하면서 ‘로봇 제조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으로 인간이 해야했던 반복적이고 고된 노동이 더 많이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다. ‘로봇’과 ‘기계’의 차이점은 스스로 인지와 판단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AI를 통한 인지와 판단이 고철덩어리 기계를 로봇으로 만드는 핵심 장치인 셈이다. 머스크 CEO는 “옵티머스는 자율주행의 컴퓨터 비전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더 광범위한 기능을 수행해 잠재적으로 노동력 부족을 메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조혁명’ 불러올 로봇 기술
로봇을 둘러싼 경제강국들의 공격적인 투자는 각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을 빼놓고 설명하기 어렵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과 자동화가 일반화되면서 국방, 제조, 모빌리티,물류, 정보통신 등 산업 곳곳에서 로봇 활용이 빠르게 확산됐다.이러한 가운데 성장이 멈춘 선진국들이 고령화·저출산에 따른 일손 부족, 인건비 상승 흐름 속에서 로봇을 제조업을 혁신시킬 핵심 기술로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로봇 산업은 전방 산업을 보조하는 융합산업으로 자동차, 정보기술(IT), 헬스케어 등 산업과 시너지를 만들 수 있다. 실제로 고부가가치 산업이자 안보의 영역으로 넓어진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가치사슬 재편에 따라 산업용 로봇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로보틱스‘ 보고서에서 “스마트제조 핵심 기술 중 스마트머신(산업용 로봇)의 구조정 성장에 주목한다”면서 “리쇼어링과 노동인력 부족으로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하는 핵심 전략 산업”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로봇업계 한 관계자는 “하드웨어 제조, 시각기술(카메라), 라이다, 컴퓨팅, 반도체 등 전 분야를 아우르는 로봇 공학은 모든 면에서 더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의 향상은 더 똑똑한 로봇의 등장을 의미한다”면서 “머지 않은 미래에 (로봇을 통한)완전히 자동화된 세계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등 제조 선진국에서는 팬데믹 이후 기업들이 로봇 의존도가 급속도로 커졌다. 반복 업무가 많은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쓰이는 산업용 로봇 뿐 아니라 물류, 서비스 등 분야·업종도 다양화하고 있다. 치솟는 인건비와 코로나19에 따른 근로 환경 변화 등으로 로봇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데다 기술 고도화로 로봇이 더 다양하고 복잡한 업무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실제 도입 사례가 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첨단자동화협회에 따르면 작년 1분기 미국의 작업 로봇 주문은 16억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 대비 40%가량 늘었다. 업계가 통계를 집계한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였다. 오준호 레인보우로보틱스 창업자는 “자동화는 거부할 수 없는 사회적 요구이고, 기술은 계속 진보할 것”이라면서 “인간이 기피하는 일자리 대신에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날 것이고 결국 사회 전체적으로 로봇이 없애는 일자리가 1이라면 새롭게 창출할 일자리가 10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봇이란 무엇일까
로봇은 외부환경을 스스로 인식하고 상황을 판단해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기계 장치를 의미한다. 체코의 작가 카렐 차페크가 ‘R.U.R’란 희곡에서 로봇이란 단어를 처음 사용했다. 업계에선 통상적으로 산업용(제조)와 서비스 로봇으로 구분한다. 산업용 로봇은 공장자동화, 협동 로봇 등 제조 현장에서 널리 쓰인다. 서비스용 로봇에는 국방, 의료 등 전문서비스 로봇과 가사, 건강 교육 등 개인 서비스 로봇등이 있다. 더 큰 범위에서는 자율주행차, 드론, AI스피커 등을 로봇 개념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나아가 아직 상용화 단계에 있진 않지만 인간과 거의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될 ‘휴머노이드’ 로봇이 로봇 사업의 ‘끝판왕’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세계 로봇 시장이 2020년 250억달러(약 31조원)에서 2023년 400억달러(약 50조원)로, 2030년에는 1600억달러(약 201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킬러로봇’ 군사 분야에서도 ‘게임체인저’
로봇 기술은 군사 분야에서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인간군인’ 대신 ‘살인로봇’들이 전쟁을 벌이는 일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세계경제포럼(WEF)은 ‘2016 세계 위험 보고서’에서 살인 로봇을 지목해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기존 전쟁의 규칙을 뒤흔들 것”이라고 명시하기도 했다.

최근 전 세계 50개국 장관은 한자리에 모여 인공지능(AI)의 책임있는 군사적 사용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챗GPT 등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군사 분야에서 AI기술의 윤리적 활용 방안에 대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한국과 네덜란드가 공동 주최하는 ‘군사적 영역에서의 책임있는 인공지능에 관한 장관급 회의’(REAIM 2023)가 1박 2일 일정으로 개최됐다. REAIM 2023은 군사 분야에서 AI의 윤리적 사용을 다룬 첫 국제회의로 주목받았다. 훗날 무기 조약 등을 제·개정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개막 하루 전인 14일에도 전문가와 학계 인사 등 2000여명이 REAIM 2023 사전회의에 참석해 살상용 무기로 개발된 ‘킬러 드론’과 ‘킬러 로봇’ 등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웝크 훅스트라 네덜란드 외교부 장관은 “만약 우리가 인공지능(AI) 로봇 윤리 문제를 회피한다면, 어느 날 인공지능 로봇이 지배하는 전쟁터와 마주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제야 사람들은 ‘왜 합의를 못했느냐’고 물을 것”이라면서 REAIM의 개최 의의를 설명했다.

글로벌 빅테크 격전장 된 ‘로보틱스’
테슬라, 아마존, 구글 등 정보기술(IT) 공룡 기업들은 물론 현대차, 도요타, 삼성전자 등 전통 제조기업까지 뛰어들면서 로봇 시장은 빅테크의 ‘미래 먹거리’ 격전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엔 대기업 주도로 자체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대형 인수·합병(M&A)까지 활발히 이뤄지면서 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트지 애널리틱스는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가 2024년 1220억 달러(약 154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은 이보다 더 낙관적이다. 2025년부터 서비스용 로봇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2030년께 로봇 시장 규모가 현재의 10배 이상(1600억달러) 커질 것이란 예상이다. 여기에 AI, 클라우드컴퓨팅, 자율주행·드론, 사물인터넷(IoT)시장 등이 함께 급성장하면서 로봇 생태계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

로봇 시장 전망 그래픽 <매일경제DB>
IT빅테크 기업들은 로보틱스 원천 기술과 인재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아마존은 지난해 MIT 출신들이 공동 창업해 시장의 70%를 장학하고 있는 로봇 청소기 회사 ‘아이로봇’ 인수에 나섰다. 스스로 순찰하고 애완동물 등을 돌보는 가정용 로봇 ‘아스트로(Astro)’를 공개하면서 홈 로봇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에 맞서 자동차 시장 1위 업체인 도요타는 수년전부터 자체 리서치연구소 와 투자 자회사를 통해 연구개발과 창업 생태계 선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도요타 산하 투자회사인 우븐 캐피탈(Woven Capital)은 로봇.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미국 주요 로봇 실험실의 지식재산권(IP)과 유망 스타트업 지분을 긁어모으고 있다는 전언이다.

기업 입장에서 AI, 6G, 빅데이터, 머신러닝, 하드웨어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인 로봇은 매력적인 사업 분야다. 여러 사업을 붙여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로봇이 스스로 움직이려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 기술이 필요하고, 6세대(6G) 이동통신 같은 초고속 미래 통신 인프라도 필수적이다. 여기에 로봇이 이곳저곳을 움직이며 수집한 정보는 기업에 ‘빅데이터’로 쌓여 기존에 없는 새로운 사업 모델을 시도해볼 수 있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로봇 두뇌 개발에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최근 테슬라는 자체 개발 AI반도체 ‘D1’을 장착해 현존하는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 ‘후카쿠’보다 2배 이상 빠른 슈퍼컴퓨터 ‘도조’ 개발에 나섰다. 이 컴퓨터는 향후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론 머스크는 뇌과학 전문기업 뉴럴링크도 설립해 관련 연구를 진행중이다. 머스크 CEO가 뇌 과학에 심혈을 쏟고 있는 이유는 단순 헬스케어 사업 목적이 아니라 테슬라의 로봇 비전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 현대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도 해외 빅테크에 맞서 세계 로봇 시장의 ‘큰손’이 되고 있다. 김상배 MIT 교수는 “투자를 어떤 형태로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분야를 얼마만큼의 기간을 두고 투자하는지도 중요하다.보통 VC 투자들은 시야가 짦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네이버나 현대차 처럼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를 품은 현대차는 미국 보스턴에 로봇AI연구소와 VC를 설립하는 등 미국 시장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인체 보조기구 로봇을 출시할 예정으로 본격적으로 로봇사업에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경제 취재 결과 삼성은 로봇 사업에 정통한 연구자들의 자문을 받아 ‘중장기 로봇 사업 로드맵’을 작성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반도체, 전자, AI, 배터리 등 로보틱스에 필요한 기반을 갖추고 있는 회사인 삼성이 그릴 ‘빅픽처’에 주목하고 있다.세계 로봇 업계에서는 삼성이 수십년간 삼성전자 메카트로닉스센터, 삼성종합기술원 등을 통해 상당 수준의 로봇 기술을 축적했을 것으로 평가한다. 삼성전자는 이미 2001년 키 60cm에 무게 10kg의 퍼스널 로봇 ‘아이꼬마(iCOMAR)’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공개했다. 2003년엔 고(故)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10주년을 맞아 10대 미래사업에 로봇을 포함시켰다. 2005년엔 가정용 로봇을 미래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위한 ‘4대 씨앗사업’으로 지목하는 등 오랜 시간에 걸쳐 로봇 기술을 축적해왔다.

‘생태계’ 앞서가는 미국, 대규모 투자로 따라가는 중국
현재 로봇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보스턴-피츠버그-실리콘밸리 중심의 ‘산학연’ 민간 로봇 생태계를 육성하는 한편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R&D)과 제조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실행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 이뤄진 로봇 투자는 200억 달러(약 26조 8260억원) 규모(2021년 기준)로 전 세계 투자액의 60%를 차지한다.
미국 로봇 생태계 그래픽. <매일경제DB>
특히 미국은 로봇 산업을 통해 ‘메이드인USA’ 정책을 강화하고 향후 반세기 미국 제조업 부흥을 이끌어간다는 야심이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약 2조 달러의 초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5800억 달러를 연구개발(R&D)와 제조업 진흥에 투입한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후 최대 규모의 재정 투입 계획을 발표하는 장소로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서 ‘로봇 클러스터’로 변신에 성공한 피츠버그를 택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미국은 로봇 사업 로드맵을 통해 △제조업 △의료 △헬스케어(재활로봇) △서비스업 △우주 △군사 6개 분야에서 로봇 개발 계획을 제시했다. 이후 국가로봇이니셔티브(NRI2.0) 추진을 통해 대학을 비롯해 산업계와 비영리조직, 민간 스타트업 등의 협력을 이끌어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의 로봇 전문 스타트업 연합체 '실리콘밸리로보틱스(SVR)'에 소속된 스타트업이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시제품 모습. 이곳에선 325개의 로봇 스타트업이 제품을 개발 중인데, 656개 투자사가 연계돼 있다. [오클랜드 = 황순민 기자]
중국도 ‘로봇굴기’를 통해 미국에 맞불을 놓고 있다. 세계 최대 로봇 시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받는 중국은 2015년 ‘중국제조 2025’를 통해 로봇을 10대 핵심 사업으로 지정했다. 이듬해 ‘로봇산업 발전계획’을 발표하면서는 2025년까지 로봇 산업 매출액을 연평균 20% 이상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선양의 시아순 로봇자동화회사 등을 직접 방문하면서 로봇 육성에 힘을 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로봇산업 육성을 통해 중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임금상승, 핵심기술·부품의 높은 대외의존도 등 제조업 경쟁력 하락을 막을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의 경우 세계 최대 산업용 로봇 시장을 보유하고 있지만 원천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히 모터, 센서, 감속장치 등 핵심 부품에 대한 대외의존도가 높다. 이에 중국은 2025년까지 핵심 기술과 부품, 소재를 70%까지 자급하겠다는 목표를 수립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생산과 물류, 자동화 분야에서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중국이 무서운 이유는 정부차원 막대한 지원이다. 상하이를 비롯해 베이징, 선전, 둥관, 선양 등 10곳에 달하는 로봇 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했다. 그 결과로 중국산 로봇은 자국 정부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전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차원에서 각종 보조금과 환급금 혜택 등 보조금을 퍼부으면서 중국 로봇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에서 한국, 미국 등 경쟁국에 비해 앞서가고 있다는 평가다.

서비스·자율주행 등 첨단 로봇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존재감이 높아지자 미국에서는 데이터 소유권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보조금으로 성장한 중국 업체들이 로봇이 수집한 정보를 언제든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서빙 로봇에 25% 관세를 매기기 시작했다. 특별한 장벽이 없는 한국과 대조된다. 국내 서빙 로봇 업계에선 중국의 보조금 규모를 기업 이익의 20%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중국 로봇 업체인 푸두로보틱스, 키논로보틱스 등이 한국 제품보다 25% 이상 싼 가격의 로봇 납품이 가능한 이유다. 실제 국내 서빙로봇과 물류 무인운반로봇(AGV)은 중국산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현재 국내에 보급된 서빙 로봇의 70% 이상이 중국산이라는 추정치도 나온다.

한국, 팽창하는 로봇 시장서 기회 만들려면
‘로봇패권’을 둔 G2의 전쟁 사이에서 ‘넛크래커’가 된 한국이 로봇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이제 막 태동하는 로봇·AI 시장에서 제조업의 강점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기업의 대규모 투자 낙수효과를 기회로 살려 ‘산·학·연’이 유기적인 시너지를 내는 창업과 연구 생태계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로봇 연구자인 서일홍 코가로보틱스 창업자는 “국방, 기반산업, 일상생활 모든 것이 로봇에 의해 바뀔 것”이라면서 “로봇이 국력이 되는 시기가 곧 올 것이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타로봇’으로 세계적인 스타 로봇 연구자 반열에 오른 김상배 MIT교수는 “ChatGPT 가 AI 가 우리의 삶에 제공하는 서비스의 수준을 한층 높일 것이 분명하고 우리의 삶과 경제구조의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챗GPT와 같은 버츄얼(VIRTUAL) AI 는 로봇 산업의 발전의 입장에서는 아직까지는 직접적은 영향을 미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궁극적으로 CHATGPT 같은 AI 가 인간과 로봇과의 소통을 더욱 순조롭게 할 수 있지만 아직 피지컬(physical) AI 가 개발되지 못한 상황에서는 한계가 있다”고 현 상황을 진단했다. 그러면서 김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발달한 장점을 살려 피지컬AI 분야를 파고들어 진정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로봇을 개발하는데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정부가 큰 방향을 설정하기 전에 국외에 있는 한인과학자들과 많은 토론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양성은 생태계의 핵심이다. 최근 전세계 로봇 시장에선 삼성, 현대차, 테슬라, 아마존, 구글 같은 대기업들이 잇달아 뛰어들면서 연구개발(R&D)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고급 인재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 초일류 대학들은 로봇 교육과 연구, 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경쟁 중이다. 미국 대학가 곳곳에서는 로봇연구소(RI)설립 열풍도 이어지고 있다. 로봇 산업의 인재 수요를 대학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소프트로봇 석학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디지털 기반의 시장과는 다르게 하드웨어를 만들어서 이를 시장에 접목해야 하는 로봇의 경우는 보다 더 전문적인 생태계를 필요하다”면서 “한국의 대학은 아직도 교수와 학생의 영역이지 외부 전문가들과 기업인들이 한 공간을 공유하면서 같은 일을 할 수 있는 생태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김주형 일리노이대 교수는 “한국의 경우 로봇 개발에 핵심인 기계과를 비롯해 하드웨어 분야 학생수가 줄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정부의 투자와 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로봇(UR)이 탄생한 오덴세를 혁신 도시로 만든 덴마크는 한국이 참고할만한 사례다. 1970~80년대 조선업으로 위용을 떨쳤지만 1990년대 들어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한 한국 조선사들이 치고 올라오자 쇠락한 도시를 ‘로봇생태계’로 만들어 반전을 이뤄낸 것이다. 1990년대 중반 조선사 머스크는 정부와 합작해 오덴세 덴마크남부대학(SDU)에 1200만달러를 투자해 로봇 연구소를 설립했다. 투자금은 전 세계에서 로봇 연구자를 영입하는데 쓰였다. SDU는 거의 모든 오덴세 로봇기업들의 ‘두뇌’ 역할을 하고 있다. 오덴세 로봇 클러스터에 근무하는 인력의 80%가 SDU 출신일 정도다. 연구소는 창업의 산실이 됐다. UR 역시 이 대학 출신 연구자들이 2005년 창업했다. 세계 1위 코봇 업체인 UR이 ‘롤모델’이 되면서 창업이 이어졌고 자연스럽게 로봇 클러스터가 구축됐다. 시정부는 오덴세 로보틱스라는 전담 지원 조직을 만들고 예산을 아낌없이 투입했다. ‘대학-기업-시정부’의 협력하에 로봇 창업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진 것이다. 덴마크는 400개가 넘는 혁신 로봇 스타트업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오덴세를 거점으로 한 덴마크 로봇 산업이 벌어 들이는 돈은 2021년 기준 28억유로(약 3조7955억원)에 달한다. 로봇 산업은 활력을 잃어가던 덴마크 경제에도 돌파구가 됐다. 덴마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노동력 부족은 생산라인에 로봇을 투입하는 공장 자동화로 타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덴마크는 2013년부터 산업용 로봇을 투입하는 60개의 공장자동화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정부에서 투자받은 기업들은 2년 만에 투자금을 갚고도 남는 이익을 냈다. 공장 자동화로 해외로 나갔던 공장들도 다시 돌아오는 효과가 나타났다.

생태계 조성과 더불어 규제 완화를 비롯해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도 필요하다. 개별 로봇 제품들에 대한 안전·기술 표준 마련조차 하지 못하는 등 정책 지원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당장 쏟아져 나오는 로봇 제품들의 성능이나 안전성을 담보할 규격이나 인증 등 표준화 된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요구다. 실제로 전 세계 로봇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을 대체하는 로봇 생산기지로 한국에 주목하고 있어 기회가 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 감지되는 ‘메이드인 차이나’ 제품에 대한 사회적 반감과 중국산 로봇의 보안우려, 품질저하 문제 등과 맞물려 제조기술이 뛰어난 한국을 전 세계 ‘로봇공장’의 잠재적 후보지로 보고 있는 것이다. 하정우 베어로보틱스 대표는 “한국의 경우 전자,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에 있어서 강점이 있기 때문에 해외 로봇 산업을 한국으로 유치해서 관련 제조·소재·부품 사업을 키울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며 “로봇 생태계를 통해 우리나라 주력 산업의 경쟁력과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안과 함께 전 세계에서 ‘로봇 생산’하면 ’메이드인코리아‘가 될 수 있게 전략적인 선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킴 포블슨 유니버설로봇(UR) 최고경영자(CEO)단독 인터뷰
‘코봇(협동로봇)’의 아버지로 불리는 킴 포블슨 유니버설로봇(UR)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매일경제와 단독 인터뷰하면서 포블슨 CEO는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AI·머신러닝·자율주행·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의 집합체라는 점이 로봇을 거의 모든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다양하게 만든다”면서 “아직 스마트폰이 일상에 영향을 미친 것과 같은 변화를 가져오진 않았지만 로봇은 곧 우리의 삶에 침투하게 될 것이고 사람들의 인식도 극적으로 바뀔 것”이라고 확신했다. 2005년 덴마크에서 설립된 유니버설로봇은 가장 혁신적인 로봇 기업으로 손꼽힌다. 2008년 사람을 도와 일을 처리하는 코봇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자신들이 개척한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10년 넘게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전 세계 60개국에서 1200여개 기업이 이 회사의 로봇을 쓰고 있다.

유니버설로봇(UR)이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코봇(협동로봇)이란 센서를 통해 주변 상황을 인식하고 사람과 공동 작업을 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을 말한다. 사람과 가까이서 함께 일하는 ‘동료’라는 점에서 사람의 접근이 제한된 공간에서 움직이는 전통적인 산업용 로봇과 차이가 있다. 코봇을 통해 여러 명의 작업자가 수시간 가량 작업하는 일들을 단 몇분만에 처리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최대 수요처는 자동차와 전자업계다. 최근엔 제조업뿐만 아니라 물류, 의료, 소매, 서비스업 등으로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고 있다. 협동로봇 시장이 커지자 산업용 로봇의 선두 주자인 스위스 ABB, 일본 화낙, 독일 쿠카 등도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시장조사 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20년 4억 7500만달러였던 세계 코봇 시장 규모는 2025년 11억 5380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코봇 시장이 팬데믹 이후 매년 30%이상 성장하면서 지난해 시장규모가 1조 원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한다. 포블슨 CEO는 “코봇은 세계 잠재 시장 수요의 불과 2%만 파고들었고, 앞으로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킴 포블슨 유니버설 로봇 CEO. <사진제공=UR>
-로봇은 일자리를 훔치는 나쁜 기술인가? 아니면 효율성을 높이고 인간의 발전에 더 기여할 수 있는가.

=사실, 로봇은 인간의 일자리를 훔치지 않는다. 되려 효율성을 높이고 인간의 발전에 기여하는 기술이다. 예를들어 로봇을 대규모로 도입한 나라들을 보면(예를 들어 독일, 일본, 싱가포르 그리고 한국) 그들 중 누구도 실업에 문제가 없고, 모두 강력한 제조업 분야를 가지고 있다. 더 많은 로봇들이 더 많은 제조업 일자리와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즉, 코봇은 사람들이 하는 업무를 바꾸어, 업무가 이루어지는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코봇은 불쾌하고, 반복적이고, 위험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는 사람들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 더 중요하고 흥미로운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현재 노동력 부족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 내에서 종종 코봇이 시행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자동화가 기업의 생존을 유지함으로써 일자리를 지키는데 필수적일 수 있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인건비 상승과 함께 인류는 산업 변혁기를 맞았다. 일부는 로봇이 인간의 노동권을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덴마크 금속노조는 “오래된 기술로 부자가 된 나라는 없다”며 로봇 도입을 환영했다고 들었다. 산업에 로봇을 적용한 덴마크의 주도적인 변화의 열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과 마찬가지로, 덴마크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고 창조하고 그것들을 시장에 내놓는 데 있어 세계적인 로봇 공학 국가 중 하나임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이 로봇을 설치하고 공장에서 사용하는 것에 있어서, 덴마크는 최근 몇 년 동안 약간 뒤쳐져 왔다. 한국이 국제로봇연맹(Internation Feration of Robotics;IFR)의 숫자에 기초한 명백한 1위이다. 그렇긴 하지만, 덴마크와 다른 곳에서 자동화의 핵심 동인으로 보는 것은 제조업에서의 노동력과 기술 부족이다. 용접 산업을 예로 들면, 숙련된 용접공을 유치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며, 미국에서만 2025년까지 40만 명의 용접 전문 인력이 부족할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들이 로봇을 통한 자동화를 진행하도록 장려한다. 그리고 코봇이 생산성, 효율성,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직원들의 근로 조건을 개선할 수 있다면, 제조 회사들은 자동화의 수혜 없이 기업을 운영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다. 유니버설 로봇의 고객들은, 코봇의 투자 회수가 매우 빠르다는 피드백을 준다.

-AI, 머신러닝, 5G, 빅데이터 등. 다음 큰 충격은 로봇에서 올까. 왜 인공지능과 로봇이 함께 육성되어야 하는가.

=로봇이 첨단 기술의 혼합이라는 말은 전적으로 옳다. 첨단 기술의 집합체인 점이 로봇을 거의 모든 산업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다양하게 만든다. 일반적으로 코봇과 로봇공학은 이미 우리 사회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예를 들어 스마트폰과 같은 다른 큰 기술적 변화와는 다르다. 왜냐하면 로봇 혁명은 길거리나 사람들의 집이나 손이 아닌 공장 바닥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로봇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 자동화는 제조 산업의 작동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로봇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오늘날보다 더 빠른 속도로 계속해서 우리의 삶을 바꿀 것이다. 그리고 AI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는 아무도 자동화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작업이 로봇에 의해 처리되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물론 로봇은 아직 스마트폰이 지난 10년간 일상에 영향을 미친 것 같은 변화를 가져오지 않았다. 하지만 곧 로봇이 우리의 삶에, 대중에게 많이 보이기 시작하는 날이 올 것이다 - 여러분의 커피가 코봇 바리스타에 의해 만들어지거나, 집에 있는 로봇으로부터 도움을 받을 때 - 로봇에 대한 인식은 극적으로 바뀔 것이다.

-한국의 경우 높은 임금과 고령화가 인력난의 원인이 되고 있다. 한국 제조업체들은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에 있어 자동화에 관심이 많다. 한국 시장은 어떤 의미가 있나.

=유니버설 로봇에게 한국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 로봇 공학에 관해서 한국은, 세계에서 선도적인 국가 중 하나이다. 한국인의 높은 수준의 로봇 기술, 이미 고도로 자동화된 산업과 노동력 부족 현상의 결합은, 생산에 코봇을 도입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많은 회사들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제조업자들과 대기업들과의 협력은 유니버설 로봇에게 매우 중요한 파트너이자 이슈이다. 유니버설 로봇은 이미 여러 대형 한국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항상 새로운 파트너십과 협업에 관심이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자동화 기술로 큰 이익을 얻고 있다.

-유니버설 로봇이 시장에서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는 무엇인가? 그리고 로봇 시장에서 어떤 혁신을 준비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우리의 협동 로봇(이하 코봇)은 사람들이 해서는 안 되거나, 단순히 더 이상 하고 싶지 않은 종류의 일을 맡을 수 있다. 코봇이 지루하고, 한편으로는 더럽거나 사람에게 위험한 일을 대신하게 되면, 직원들은 더 흥미롭거나 회사에 더 많은 가치를 더하는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즉, 코봇의 활용이 되려 보다 인간적인 일상을 불러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 글로벌 경제는 ‘영구적위기’, ‘불확실한 것만이 확실하다고 말하는’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기업의 경우 일반적으로 더 높은 품질, 나은 생산성 및 가동 시간 증가에 대해서 항상 고민한다. 코봇은 이렇게 어려운 경제적 위기속에서 더 높은 출력 품질, 더 나은 생산성 및 가동 시간 증가를 제공하여 기업들이 더 탄력적이고, 경쟁력을 갖추도록 도울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코봇을 사용하면 사람의 작업으로 인해 수반되는 쓰레기의 양도 줄어든다. 아주 작은 부분이지만, 기업의 지속가능성의 부분을 돕기도 한다. 유니버설 로봇은, 끊임없이 ‘무엇을 자동화할 수 있고’ ‘얼마나 쉽게 자동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계를 지속적으로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단순하게 들리겠지만, 훨씬 더 복잡한 자동화 작업을 코봇을 통해 더 쉽게 해결하는 것은 매우 동기부여가 되는 목표이다.

-로봇 스타트업과 산업을 발전시키는 덴마크의 혁신에 놀랐다. 로봇 분야에서 덴마크의 성공적인 창업, 연구, 산업 생태계의 핵심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맞는 말이다. 덴마크는 로봇에 관해서는 꽤 특별하고, 유니버설 로봇을 포함한 많은 선도적인 회사들은 실제로 인구가 20만 명에 불과한 오덴세라는 같은 도시 출신이다. 이 인구 20만명의 작은 도시에, 총 130개 이상의 로봇 회사가 있다. 누군가 ‘덴마크와 오덴세는 어떻게 세계적인 로봇 강국이 될 수 있었을까’ 라고 물어본다면, 바로 지역과 시민, 정부 모두의 협업의 결과라고 답할 수 있다. 우선 지역대학인 남덴마크 대학은 로봇 공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이며 혁신적인 최고 수준의 엔지니어들을 지속적으로 배출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산업과 정부는 로봇 분야를 대대적으로 지원해 왔다. 로봇 커뮤니티 내에도 협업 정신이 있다. 우리는 서로를 경쟁자로 보지 않는다. 대신, 우리는 협업을 통해 한 회사가 성장하면 우리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는 것을 이해한다. 혁신적인 재능, 기업가 정신, 그리고 협력적인 사고방식의 혼합은 정말로 특별한 것이고 그것은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불러와 오늘날 덴마크의 작은 도시가 더 넓은 세계에 지속적으로 훌륭한 기술을 선보이는, 세계를 선도하는 로봇 중심지가 되는데 기여했다.

-로봇공학을 접목하면 과거 스마트폰 등장의 충격에 버금가는 기술파동이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로봇 기술의 퀀텀 점프가 언제 일어날 것으로 예상하는가

=미래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20세기 중반에, 사람들은 2000년까지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리고 우리는 아직 거기에 도달하지 못했다.나는 로봇이 모든 사람들의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되는 날에 로봇 기술의 퀀텀 점프, 가장 큰 변화가 올 것이라고 믿는다. 예를 들어 우리 모두가 로봇이 슈퍼마켓 진열대를 채우는 것을 볼 때, 무엇보다 큰 변화로 다가올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로봇을 사용하는 방법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인식하는 방법에도 중요한 변화가 될 것이다.당장 가까운 미래에 거대한 퀀텀 점프를 볼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지난 가을 테슬라는 인간의 작업을 모방하고 공장과 가정에서 작동하도록 설계된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계획을 발표했다. 물론 일론 머스크의 비전과 사고방식에 감탄하고 있다. 하지만 그 당시 많은 전문가들이 언급했듯이, 엄청난 기술의 등장과 해결해야 할 모든 종류의 기술적, 안전 문제들이 가까운 미래에 도래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다만, 내 예측은 다음과 같다. 로봇 공학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제조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며, 어느 시점에 로봇이 일상 생활의 일부가 될 것이다. 이것이 로봇 기술의 엄청난 도약이 될 것이다.

-한국, 미국, 중국과 같은 나라들은 로봇이 국가 미래를 위한 식량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로봇 산업이 반도체와 배터리와 같은 국가들의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을까? 로봇 기술과 산업 발전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국가의 역할은 무엇인가?

=그렇다, 로봇의 미래 잠재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확실히 그렇게 생각한다. 코봇 산업에서 유니버설 로봇과 경쟁사를 합친 것은 전 세계 잠재 시장의 약 2%만 파고들었고, 이는 우리가 이제 막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미래를 생각할 때, 산업 발전과 로봇 기술을 분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제조업체들이 변화하고 적응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고, 로봇 기술에 투자하지 않는 나라들은 뒤처질 것이다. 내일도 아니고 내년도 아닐 수도 있지만, 10년 후에는 그 차이를 확실히 보게 될 것이다. 물론 자동화 여부와 방법은 각 기업이 결정할 일이며, 나는 정치인이나 정부 고문이 아니다. 하지만 로봇은 존재하고, 사회가 직면한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미래에는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이 부분은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가 인식하고 대응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는 특히 교육에서 – 가장 적극적인 정부가 미래의 노동력을 준비하기 위해 로봇 교육에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순민 기자의 ‘더테크웨이브’> 연재를 시작합니다. 기술(Tech)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리라 믿습니다. 혁신적인 서비스로 인류를 진보시키는 최신 기술 동향과 기업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네이버 기자페이지를 구독하시면 다음 기사를 쉽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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