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노부터 마사까지, K1 日 출신들의 각양각색 스토리
[마이데일리 = 최병진 기자] K리그1에서 뛰는 일본 선수들은 각자의 사연이 있다.
현재까지 2023시즌 K리그1에는 10명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선수들이 있다. 일본과 호주 국적이 각각 4명씩이고 우즈베키스탄의 이크롬존 알리바예프(강원FC), 시리아의 호삼 아이에쉬(FC서울)가 영입됐다. 이 중 일본 선수들의 스토리가 흥미롭다.
# ‘현대가(家) 더비?’ 올해는 ‘아마노 더비!’
아마노 준(31·전북 현대)은 지난해 요코하마 F.마리노스에서 울산 현대로 임대됐다. 아마노는 특유의 왼발 킥과 패스 능력을 자랑하며 공격을 이끌었고 리그 우승에 힘을 더했다. 30경기를 뛰면서 9골 1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은 전북 유니폼을 입는다. 라이벌 팀 이적에 홍명보 울산 감독은 “내가 만난 최악의 일본인 선수”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아마노도 “홍 감독의 발언이 유감이다.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울산의 제안이 늦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공교롭게 두 팀은 25일 오후 2시 울산문수구장에서 개막전 맞대결을 갖는다. 현대가 더비가 아마노 더비로 재탄생했다. 17년 만에 울산에 우승을 안긴 아마노가 울산을 넘어 다시 전북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 아마노 그림자는 없다, 에사카 왔으니까!
아마노를 잃은 울산은 에사카 아타루(30)를 영입했다. 에사카는 일본 국가대표 출신 공격형 미드필더다. 아마노와는 다른 스타일이다. 기본적인 패스 능력과 함께 활동량이 강점이다. 기동력을 바탕으로 중원 전 지역을 누빈다. 자유자재의 양발 사용도 장점이다.
K리그 신입이지만 적응은 문제없다. 울산 관계자는 “홍 감독을 비롯해 이케다 세이고 코치 등 일본어가 가능한 코칭스태프가 있어 소통을 잘하고 있다. 또한 김영권, 정승현 등도 과거 일본에서 뛴 경험이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전지훈련에서도 정승현과 같이 방을 쓰고 있는데 울산에 있을 때는 맛집을 데려가기도 했다. 에사카 본인도 고마움을 느끼며 더 빨리 팀에 녹아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피할 수 없는 아마노와의 비교를 이겨내야 한다.
# 남다른 대팍의 ‘언성히어로’
스즈키 케이타(25)는 지난 시즌 대구FC에 합류했다. 케이타는 멀티 플레이어로 왼쪽 사이드백과 함께 중앙도 소화가 가능하다. 173cm로 신장은 작지만 보통의 일본 선수와 달리 몸싸움을 즐긴다. 태클도 적극적으로 시도하면서 대구 팬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공격 포인트는 없었지만 선발과 교체를 오가며 27경기에 나섰다.
올시즌에는 케이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대구는 외국인 선수 5명을 모두 공격진으로 채웠다. 기존의 세징야와 페냐를 비롯해 에드가·세라토·바셀루스가 합류했다. 공격력 극대화를 위해 외국인 선수 쿼터를 전방에 집중했고 상대적으로 케이타가 수비에 더욱 힘써야 한다.
# “승격? 아니 ‘잔류’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
대전 하나시티즌의 이시다 마사토시(등로명 마사)는 K리그를 흔든 명언의 주인공이다. 마사는 안산 그리너스, 수원FC, 강원을 거쳐 2021시즌 여름에 대전 유니폼을 입었다. 마사는 치열한 순위 경쟁을 펼치는 가운데 인터뷰에서 “승격 그거 인생 걸고 합시다”라고 한국말로 외치며 감동을 줬다.
그러나 대전은 해당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원에게 패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대전과 마사는 절치부심했고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김천 상무를 꺾으며 1부리그에 입성했다. 더욱이 아픔을 준 강원과 26일 오후 4시 30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개막전을 치른다. 이제는 잔류에 인생을 걸고 K리그1을 누벼야 한다.
[사진 = 아마노 준·에사카 아타루·스즈키 케이타·이시다 마사토시.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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