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저를 쏘자 번개 방향이 바꿨다"...금속 피뢰침 대체할까?

양훼영 2023. 2. 18.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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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구름에 쌓인 막대한 양의 전하가 전류로 방전되는 번개는 아직도 인간이 이해하기 어려운 자연 현상 중 하나인데요.

신들의 왕인 제우스처럼 과학자들이 레이저를 하늘로 쏴 번개의 경로를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양훼영 기자입니다.

[기자]

하루에도 수백만 개의 번개가 치는 하늘

번개는 구름 안에서 음전하와 양전하가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자연현상입니다.

특히, 구름 아래쪽의 음전하가 땅의 양전하와 결합하면 땅으로 떨어지는 번개, 즉 낙뢰가 발생하는데, 낙뢰로 인한 사망자는 전 세계적으로 한 해 4천 명 정도에 이릅니다.

금속 피뢰침을 건물 꼭대기에 높게 세워 번개를 땅속으로 흘려보내 피할 수 있지만, 피뢰침의 높이만큼만 보호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스위스 연구진이 하늘로 레이저를 쏴 번개의 방향을 바꾸는 데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알프스산맥의 해발 2,500m인 샌티스산 정상에 설치된 124m 높이의 송신탑에 레이저 피뢰침을 설치했습니다.

지난 2021년 6월에서 9월까지, 폭풍이 예보될 때마다 천조 분의 1초 간격으로 레이저를 발사했습니다.

그 결과, 총 15번의 번개 가운데 4번의 번개에서 레이저 피뢰침이 효과를 발휘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고속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번개는 레이저가 만든 경로를 따라 송신탑에 닿기 60m 전부터 레이저를 따라 이동했습니다.

레이저 피뢰침에 의한 낙뢰 보호 반경이 최대 180m까지 늘어난 셈입니다.

[장-피에르 울프 / 제네바대 응용물리학 교수 : 우리는 지난 20년 동안 실험실에서 시도했었던 레이저를 따라 번개가 방전되는 완벽한 이미지를 얻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습니다.]

연구팀은 현재 8m인 레이저 피뢰침 높이를 10m로 늘려, 번개로부터의 보호 반경을 500m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파르하드 라치디 / 로잔연방공대 교수 : 레이저 피뢰침 프로젝트의 일부로, 자연현상을 좀 더 잘 이해하고, 다양한 유형의 새로운 낙뢰 방지 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레이저 피뢰침 개발을 위해 지난 5년 동안 우리 돈으로 54억 원이 투입됐을 정도로 상용화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멉니다.

하지만 연구팀은 발전소나 로켓 발사대와 같은 비싸고 중요한 시설물의 낙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효용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양훼영입니다.

YTN 양훼영 (hw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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