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성이 혁신 낳는다”... 日공대 ‘여성할당’ 도입

도쿄/최원국 특파원 2023. 2. 17.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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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비율 18%… OECD 꼴찌
정부도 나서 “보조금 등 지원”
2022년 11월 14일 일본의 대학생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AFP 연합뉴스

일본 대학이 앞다퉈 공과대학 입학생 정원 일부에 ‘여성 할당제’를 도입하고 있다. 일본 공대의 경우 남성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아 다양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쿄공업대학은 오는 2024년 입학 정원 1028명 중 여성만 선발하는 전형으로 58명을 뽑는다. 여성은 일반 전형에도 지원할 수 있다. 2025년에는 여성 선발 전형의 인원을 143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전체 입학 정원의 약 15%에 달하는 수치다. 나고야대와 도야마대, 시마네대는 올해 4월 입학 정원에 여성 할당제를 이미 실시했다. 공과대학이 없었던 나라여대는 지난해 공학부를 만들었고 오차노미즈여대는 내년에 공학부를 신설할 계획이다.

학계에서는 반도체, 조선업 등 세계를 선도하던 일본 산업계가 지난 30년간 부진한 원인 중 하나로 이공계 분야 구성원의 다양성 부족을 지적한다. 지난 2020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 일본 대학 입학자 중 여성의 비중은 18%였다. OECD 회원국 중 가장 낮은 수치로 평균인 31%에 크게 밑돌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여학생 비율이 48%에 달한다.

일본정책투자은행에 따르면 여성 팀원이 있는 팀이 개발한 특허자산의 경제가치가 남성만으로 이뤄진 팀보다 약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마스가즈야 도쿄공업대학 학장은 “동질성이 높은 조직에서는 기존의 틀을 바꾸고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혁신적인 사고가 어렵다”며 “여성 할당제 도입은 과감한 변화를 이끄는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도 공학을 전공하는 여학생을 확보하기 위해 지원책을 내놨다. 문부과학성은 지난해 각 대학에 통지한 입시 요강에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선발이 바람직하다”면서 그 예시로 “이공계 분야의 여성”을 명기했다. 문부과학성은 “이공계에 여성 할당제를 실시하는 대학에 보조금 등 지원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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