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이사철, 일감 반토막"···가구거리엔 적막만 흘렀다

이완기 기자 2023. 2. 17.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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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포장이사 사업을 했는데 봄 성수기에 이렇게 좋지 않았던 적은 처음이네요. 손가락 빨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 폐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는 "2월은 포장이사 업계의 최고 성수기라 한 달에 보통 70건 정도의 이사 의뢰를 받았지만 올해는 반의 반 토막이 났다"며 "이대로는 사업을 더 이어가기가 힘든 수준"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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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절벽이 부른 '中企의 눈물'
"15년간 사업했는데 최악상황"
포장이사·인테리어 등 벼랑에
소규모 업체들은 줄폐업 위기
[서울경제]

“15년 동안 포장이사 사업을 했는데 봄 성수기에 이렇게 좋지 않았던 적은 처음이네요. 손가락 빨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 폐업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의 이사 업체 사장 A 씨. 예년에는 3월 개학을 앞둔 2월 그의 주말 업무 스케줄은 꽉 차 있었다. 이삿짐을 옮길 사람을 구하기가 힘들어 골머리를 앓았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일감이 예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거래절벽’으로 이사가 크게 줄어 일감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그는 “2월은 포장이사 업계의 최고 성수기라 한 달에 보통 70건 정도의 이사 의뢰를 받았지만 올해는 반의 반 토막이 났다”며 “이대로는 사업을 더 이어가기가 힘든 수준”이라고 전했다.

일감이 확 줄다 보니 포장이사 업계의 줄폐업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이사화물협회의 회원 수는 지난해 30여 곳이 줄었다. 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30여 개 업체가 관련 허가증을 다른 곳에 넘기고 업종을 전환했다”며 “택시 번호판처럼 매매가 가능한 이사화물 업체 허가증 가격도 워낙 경기가 안 좋다 보니 약 6000만 원에서 5000만 원까지 떨어졌다”고 전했다.

결혼·신학기 등으로 이사가 늘어나는 성수기를 맞았지만 부동산 거래 급감에 이사도 크게 줄어 관련 업종인 포장이사·인테리어·가구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 가구 업계 1위인 한샘(009240)마저 2002년 코스피 상장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영업적자를 낼 정도이니 소규모 업체들은 그야말로 고사 직전이다. 가구 매장이 모여 있는 서울의 대표적 가구거리인 서대문구 아현동 가구거리의 경우 최대 성수기인 봄을 체감하기 힘들 정도로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는 6647건으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1월 수도권 아파트 매매 건수는 2020년 3만 1673건, 2021년 2만 9562건으로 통상 3만 건 안팎이었지만 지난해 5312건으로 6분의 1 토막이 난 후 올해까지 회복될 기미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2월 5579건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해 2월도 관련 업계에는 희망이 없는 셈이다.

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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