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AI에 지갑 맡길래"… 인공지능 펀드에 뭉칫돈

원호섭 기자(wonc@mk.co.kr) 2023. 2. 17.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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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시장분석해 상품설계
토종벤처 기술 활용한 펀드
설정액 2천억 넘어 세계2위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 돌풍과 함께 자산운용 분야에서도 AI를 활용한 상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AI 펀드란 AI가 시장 지표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해 포트폴리오를 설계하는 상품이다. 2010년 중반 이후 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관련 상품이 많이 늘어났다. 코로나19를 겪고 지난해 하락장을 맞아 한동안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성과가 좋은 상품들이 재부각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의 AI 이해도가 높아진 것도 AI 관련 상품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있는 이유로 풀이된다.

특히 토종 벤처기업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AI를 기반으로 한 펀드가 전 세계 AI 펀드 설정액 2위에 오르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래프트의 AI를 활용한 하나생명의 글로벌 주식형 변액펀드는 최근 3년 수익률이 9.88%를 기록하면서 AI 기반의 다른 펀드보다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이러한 성과 덕분에 최근에는 설정액이 2040억원까지 확대되면서 전 세계 AI 기반 펀드 중 2위에 올랐다. 이 상품은 2019년 설정 이후 현재까지 누적 수익률이 28%를 기록했다. 이는 같은 기간 미국 최대 자산운용사인 뱅가드의 주식채권을 활용하는 60·40 포트폴리오 모델(주식 60%, 채권 40% 투자)이 올린 수익률 25%를 넘어선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자산배분 펀드는 시장 하락 구간에서 채권 비중을 높인다. 하지만 지난해처럼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금리까지 급등하는 상황이 겹칠 때는 주식과 채권이 보여주는 '역의 상관관계'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한다. 크래프트는 "작년과 같은 상황에서는 현금 비중을 높여 수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나생명의 AI 글로벌 주식형 변액펀드가 현금 비중을 높인 구간은 국내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크게 하락했던 구간과 상당히 일치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급격한 하락장에서 AI의 예측을 기반으로 현금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했다"며 "이를 기반으로 국내 변액펀드 가운데 가장 높은 운용자산 성장률 6.5%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크래프트와 매일경제는 AI를 기반으로 지난해 '붐&쇼크지수'를 개발해 미국과 한국의 주식시장 위험도를 매주 초에 발표하고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에서 1700억원 규모 투자를 받기도 한 크래프트는 이미 3년 전부터 미국 시장에 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를 상장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최대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에 따르면 1월 31일 기준 크래프트의 ETF인 'QRFT'와 'AMOM'의 연 환산 수익률은 각각 12.1%, 10.2%로 같은 기간 S&P500을 추종하는 대표적 ETF인 SPY의 9.8%를 웃돌았다. 가치투자 ETF인 'NVQ'는 동종 가치주 펀드 367개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AI ETF 3개 모두 동종 그룹의 전 세계 펀드 중 상위 10% 이내 성과를 내고 있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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