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의 결기 "반도체 후공정 경쟁력 키울것"
삼성전자가 일명 후공정으로 불리는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충남 온양과 천안 차세대 패키징 사업장을 찾아 사업 전략을 점검한 것이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8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를 찾아 QD-OLED 패널 기술을 점검한 데 이어 열흘여 만에 현장을 다시 찾아 패키징 기술을 챙겼다. 반도체와 가전 등 기존 사업이 극심한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신규 진출 사업 분야에서 성장 동력을 적극 모색하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17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전자 천안캠퍼스와 온양캠퍼스에서 경영진 간담회를 열고 차세대 패키지 경쟁력과 연구개발(R&D) 역량, 중장기 사업 전략 등을 점검했다.
천안캠퍼스에서 진행된 경영진 간담회에는 경계현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장과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등 반도체 관련 주요 경영진이 모두 모였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이날 이 회장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웨이퍼 레벨 패키징(WLP) 등 첨단 패키지 기술이 적용된 천안캠퍼스 반도체 생산라인을 직접 살펴봤다. 반도체 패키지는 반도체를 전자기기에 맞는 형태로 제작하는 공정을 말한다. 전기 신호가 흐르는 통로를 만들고 외형을 가공해 제품화하는 필수 단계다. 반도체는 일반적으로 IP(설계자산), 팹리스(설계), 파운드리(생산) 등의 전공정을 통해 만들어진 뒤 후공정인 패키징과 테스트를 통해 최종 완성된다.
원래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은 전공정에서 갈렸다. 삼성전자도 주로 전공정에 투자를 집중해왔다. 하지만 수년 전부터 패키징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10나노미터 미만의 미세 공정 시대가 열리면서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첨단 패키지 기술 역량이 필수로 요구되기 시작했다. 챗GPT 같은 인공지능(AI)이나 5세대(5G) 통신에 들어가는 고성능·저전력 첨단 칩에선 더욱 고차원의 패키징 기술이 요구된다.
첨단칩의 부상과 함께 반도체 패키징 시장도 매년 5%씩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전 세계 패키징 시장이 2020년 488억달러(약 55조원)에서 올해 574억달러(약 64조원)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는 이미 방대한 후공정 생태계를 구축했다. 패키지 기술에서 삼성전자에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삼성전자도 적극적으로 패키징 역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DS부문 내에 사업 조직인 AVP(어드밴스트패키지)팀을 신설하며 패키징 분야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현재 로직칩과 HBM칩을 하나의 패키지로 구현한 2.5D 패키징 기술 '아이큐브'와 여러 개의 칩을 수직으로 쌓는 3D 패키지 기술 '엑스큐브' 등을 주력으로 첨단 패키징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날 이 회장은 이 같은 패키징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현장 기술 개발 직원들을 격려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직원들은 개발자로서 느끼는 자부심과 신기술 개발 목표, 현장 애로사항 등을 공유했다. 이 회장은 임직원들의 헌신과 노력에 감사를 표했다고 삼성전자는 전했다.
[오찬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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