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봉쇄 소송 악용 수단 개인정보보호법 손봐야

장슬기 기자 2023. 2. 17.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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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회] 언론보도 등 공익목적 정보처리 면책을 위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 토론회
대통령실, 관보에 실린 직원 정보 보도한 언론 개보법 위반으로 소송 압박, 법 개정 필요성 제기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경향신문은 지난해 10월19일 <[단독] '50여명 사직 권고' 대통령실, 현재까지 10명 그만뒀다>, <[단독] 대통령실이 '공개 거부'한 직원 명단, 이미 관보에 공개된 자료였다>에서 대통령실 행정관 인사 관련 정보를 보도했다. 대통령실이 '공정한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며 소속 직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는데 경향신문이 관보에 실린 병무청 공보(공직자 병역사항)을 근거로 이를 보도한 것이다.

관보에 실린 내용을 보도한 경향신문을 향해 대통령실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제소 가능성을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행정관들의 실명과 개인정보(생년월일, 병명, 병역복무내역, 입영연기 사유 등)를 별도 목적으로 수집해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행위”라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정보주체의 동의를 받아 개인정보를 수집해야 하고 수집된 개인정보를 목적 외 사용해선 안 된다.

▲ 지난해 10월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17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사단법인 오픈넷이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윤진희 오픈넷 연구원(법학박사, 전 법조기자)은 “대통령실 법률해석의 옳고 그름을 떠나 행정 최고권력이 언론사 보도를 두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언급한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봉쇄소송 즉 언론사 '입막음용' 소송에 형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정보통신망법, 공직선거법, 명예훼손 등 민사 손해배상 등이 이용됐는데 개인정보보호법이 추가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이다.

언론보도는 기본적으로 육하원칙에 따라 작성하는데 여기서 '누구'에 해당하는 정보는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한다. 윤 연구원은 “대다수 기사는 김모씨, A씨 등으로 보도대상을 표기하고 있는데 언론 스스로 취재·보도의 자유와 개인의 인격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공적인물에 대한 기사는 해당 인사의 이름 등 다양한 정보가 기사에 나올 수밖에 없다. 윤 연구원은 “(공직자 인사 등) 정보주체 동의를 받기 어려운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되는 불합리한 상황이 벌어지고 이에 따라 (언론사나 기자가) 민형사상 책임을 지게 되므로 관련 조항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58조를 보면 언론 등이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집·이용하는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적용하지 않기로 했다.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한 조항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빈틈이 있다. 현행법에선 개인정보의 수집·이용(제15조)과 제공(제17조)을 구분하고 있다. 언론이 개인정보를 보도했을 때 이를 수집·이용한 것에 대해서는 제58조에 따라 적용예외 사유에 해당하지만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면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언론보도가 정보를 '이용'한 것인지 제3자에게 '제공'한 것인지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

▲ 개인정보보호법 중 언론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사진=pixabay

게다가 해당 법 제59조에선 언론에 적용한 면책조항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59조 제2항에서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규정하고 있어서다.

윤 연구원은 “법원은 '누설'에 대해 단순히 알려주거나 고지하면 성립되는 것으로 포괄적 해석을 해왔고 하급심 법원 판결에서 개인정보를 포함한 보도를 '누설'에 해당한다고 보고 형사처벌한 판결도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2015년 12월 한 기자가 작성한 기사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을 이유로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윤 연구원은 “해당 법을 근거로 한 소송은 법적 시효가 존재하지 않고, 인격권 침해 범죄를 처벌하는 다른 범죄와 달리 진실 또는 공익과 같은 항변사유가 없으며 심각한 피해의 증명 요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반의사불벌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 법을 근거한 봉쇄소송의 위축효과는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위 조항들의 한계를 보완하는 방향의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이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는 제보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도승 목포대 교수는 경찰의 강압수사 정황이 담긴 CCTV를 언론에 제보했다는 이유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한 변호사 사례를 들었다. 해당 변호사는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받은 자료를 언론사에 제보했다가 경찰에게 고소당했고 경찰은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2021년 12월말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김 교수는 “현행법은 신문사 방송사와 같은 언론기관들만 정보 주체인 것으로 제한하고 언론에 정보를 제공하는 제보자에 대한 보호 장치는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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