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부도설, 최악 상황 넘길까?…부동산 PF 투자금 회수 가능하다는데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연체 잔액은 1조146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말 4838억원 대비 6627억원 늘었다. 업권별로는 증권사가 363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연체율도 8.2%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저축은행(3000억원·2.4%), 캐피탈(2902억원·1.2%), 보험사(1767억원·0.39%), 은행(115억원·0.03%), 상호금융(43억원·0.09%) 등이 이었다.
글로벌 기준금리 인상과 자잿값 및 인건비 상승으로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은 상황에서 미분양까지 쌓이자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100가구로 파악됐다. 지난 2021년 말 1만7700가구와 비교해 4배 가까이 늘어났다. 전국의 미분양 물량이 정부의 위험선을 웃돌게 된 것은 지난 2015년(6만2000가구) 이후 7년 만이다.
건설사들은 부동산 PF를 일으켜 사업비를 융통한다. 통상적으로 부동산 PF 상환 재원은 유일한 현금수입원인 분양대금이다. 분양 물량을 털어내지 못하면 자금 마련이 어려워지는 구조다. 공사미수금이 늘어나면 사업이 지연되거나 공사 현장이 멈춰 설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건설산업과 관련된 사업체들이 타격을 입어 줄도산하기도 했다.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해 4분기 폐업을 신고한 건설업체가 총 489곳으로 직전 분기보다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나이스신용평가는 금융사들이 부동산 PF 관련 투자금을 회수해 재무적 부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부동산 PF 실행 금액이 가장 큰 증권업계의 경우 지난해 9월 말 기준 25개 증권사의 부동산 PF 위험노출금액은 약 28조4000억원이었다. 이 증권사들이 참여한 부동산 PF 사업의 분양가 기준 총매출액은 216조원으로 추산된다. 모든 대출금을 갚을 수 있는 손익분기점 분양대금은 142조원으로 총매출액의 66%를 차지한다.
이예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고분양가를 무리하게 고수하다가 곤경에 빠지기보다는 달라진 사업환경을 반영해 합리적인 분양가를 제시하는 것이 연착륙에 도움이 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부동산 PF 대상 건축물의 완공이 가능하다고 가정했을 때 증권사들의 투자원금 최종 회수에 있어 평균 34% 정도의 할인 분양 여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내다봤다.
금감원도 부동산 PF 부실을 막기 위해 리스크 관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먼저 업권별로 모니터링하고 있던 부동산 PF 관리 체계를 사업장별로 개편한다. 이를 기반으로 주택·물류·상업용 등 개발 사업의 유형과 공정률·분양률 등 진행 상황에 대한 분석 체계를 강화한다는 목표다. 또 오는 3월 안에 사업 정상화를 위한 대주단 협약 개정을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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