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암제 개발한다더니” 2만원→4000원 폭락·거래정지된 바이오 광풍

2023. 2. 17.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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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제조사가 돌연 항암제를 개발할 바이오기업이 됐다.

뉴지랩파마는 원래 CCTV를 제조하던 에치디프로가 2019년 뉴지랩으로 사명을 바꾸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몇 십 년동안 이 분야에만 집중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곳인데 사업 진출 3년 만에 신약개발을 해내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얘기일까 의문"이라며 "바이오 분야에 불었던 묻지마 투자의 전형적인 대표 피해 사례로 기록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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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CCTV 제조사가 돌연 항암제를 개발할 바이오기업이 됐다.”

사실 바이오업계에선 아주 드문 일이 아니다. 한순간 바이오기업으로 탈바꿈한 기업들이 적지 않다. 그리고 언젠가 이뤄질 신약이나 꿈의 기술을 설파한다. 바이오 기업으로 변신하는 순간, 적자도 희망이 된다. 관심과 투자가 쏠린다.

코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뉴지랩파마가 회사 존폐 위기에 놓였다. 파산설이 나돌면서 거래정지까지 당했다. 2만원 턱 밑까지 올랐던 주가는 현재 4000원대까지 폭락했다. 투자자는 한숨이고, 바이오업계는 “또 터지나” 좌불안석이다.

뉴지랩파마는 지난 14일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채권자에 의한 파산신청설에 대한 조회공시 요구를 받았다. 그리고 다음 날 주권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9일 알파온파트너스 주식회사 외 2인이 인천지방법원에 뉴지랩파마에 대한 파산신청과 회계장부와 서류에 대한 열람 및 등사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뉴지랩파마 측이 “파산신청서만 접수되었다는 사실만 인지한 상태”라며 미확정 공시를 내자 코스닥시장본부는 ‘풍문 사유 해소시’까지 거래 재개 시점을 연장했다.

뉴지랩파마의 파산설이 도는 배경엔 대규모로 발행한 전환사채(CB)가 원인으로 꼽힌다. 뉴지랩파마는 지난 2019년부터 2022년 4월까지 총 6차례에 걸쳐 1250만주의 CB를 발행했다. 하지만 주가가 폭락하면서 CB를 감당하지 못했고, 이에 파산신청까지 제기된 것.

뉴지랩파마의 최근 한 달간 주가 흐름 모습[네이버 주식 화면 갈무리]

주가도 극심한 등락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0년 한때 1만945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 400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특히 최근엔 1만1000원대 주가가 4000원대까지 주저앉았다. 불과 일주일 사이 벌어진 일이다. 거래 정지된 현재가도 4100원이다.

박대우 뉴지랩파마 대표는 1월 말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주가 하락으로 고통받으신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다만 주가 상승이나 하락과 관계없이 우리가 하고 있는 임상은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뉴지랩파마가 개발 중인 신약은 대사항암제와 폐암치료제다. 회사는 임상 1상을 위한 첫 환자 투약을 완료하고 두 번째 환자 투약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신약개발 과정이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전망이다. 이제 인체 대상 임상이 막 시작된 만큼 신약개발 허가를 위한 임상 2상, 3상이 언제쯤 끝날지 기약하기 힘들다. 더구나 신약은 중간에 개발이 포기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자금 사정도 좋지 않다. 지난 해 3분기 누적 매출은 187억원인데 영업손실이 170억원이다. 당기순손실도 182억원에 이른다.

뉴지랩파마는 원래 CCTV를 제조하던 에치디프로가 2019년 뉴지랩으로 사명을 바꾸며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2021년 한 번 더 뉴지랩에서 뉴지랩파마로 사명을 바꿨다.

뉴지랩파마는 매출의 0.1%인 8000만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마저 CCTV카메라 신제품 개발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몇 십 년동안 이 분야에만 집중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곳인데 사업 진출 3년 만에 신약개발을 해내겠다는 것이 과연 가능한 얘기일까 의문”이라며 “바이오 분야에 불었던 묻지마 투자의 전형적인 대표 피해 사례로 기록될까 안타깝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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