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연습장 다니고 레슨도 안 받아… 동영상 보며 독학”[우리 직장 高手]

오해원 기자 2023. 2. 17.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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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직장 高手 - 송하영 스페이드매시 피팅랩 대표
“입문 땐 매주 5일씩 연습장에
일· 취침시간 빼곤 골프만 쳐”
구력20년, 드라이버 평균240m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는 3언더
피팅과 티칭프로 자격증 취득
다른 아마 골퍼들 가르치기도
“골프실력, 관심과 노력의 결과
스크린프로대회 출전에 도전”
송하영 스페이드매시 피팅랩 대표가 지난 10일 충남 아산의 사무실에서 자신이 골프채 수리에 사용하는 다양한 장비를 소개하고 있다.

아산= 글·사진 오해원 기자 ohwwho@munhwa.com

송하영(47) 스페이드매시 피팅랩 대표는 골프가 좋아 결국 골프를 자신의 평생 동반자로 만든 ‘골프광’이다. 필드와 스크린골프장에서 재미를 찾았던 동호인 수준을 넘어 스스로 골프채를 만들고 다른 아마추어 골퍼를 가르치는 것은 물론, 프로골퍼와 경쟁까지 할 정도의 실력파 골퍼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에 다닌 송 대표는 골프에 한창 빠져 살았던 2016년 3월 한국골프지도자·피팅협회의 클래스A등급 회원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같은 해 12월에는 미국골프지도자연맹(USGTF) 자격증까지 취득했다. 단순 아마추어 골퍼를 넘어 전문가 수준에 진입한 것. 지난 10일 충남 아산의 사무실에서 만난 송 대표는 “워낙 골프를 좋아하다 보니까 2006년부터 미국에서 중고채를 직접 수입해서 판매하기도 하며 수리 기술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고 더 전문적인 기술을 습득하기 위해 피팅 자격증을 취득했다. 티칭프로 자격증도 골프를 좋아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도전했다가 두 번 만에 합격했다”고 말했다.

송 대표가 골프채를 처음 잡은 것은 1996년 미국에서다. 국내에서 대학을 다니던 송 대표는 가족들이 살고 있던 시애틀을 찾았다가 골프를 경험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일회성에 가까웠다. 본격적인 골프 사랑의 시작은 2003년부터다. 대학 졸업 후 취업한 송 대표는 직장이 있는 아산으로 터전을 옮겼다. 그리고 서울에서만 살다가 낯선 곳에 정착하게 된 그에겐 골프가 좋은 친구가 됐다.

어려서부터 당구, 볼링 같은 개인 구기 종목을 즐겼던 그는 빠르게 골프의 매력에 빠졌다. 송 대표는 “일주일에 연습장은 5일씩, 스크린 골프도 일주일에 10게임씩 했다. 필드에 나간 것도 한 달에 세 번 정도니까 출근해서 일하는 시간과 자는 시간 빼고는 골프만 했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었다”고 소개했다. 사내에 ‘골프 잘하는 사람’이라고 파다하게 소문이 난 덕에 동료나 상사에게 자신의 골프 노하우를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덕분에 레슨을 받는 이들은 물론, 송 대표의 골프 실력도 나날이 일취월장했다.

175㎝, 75㎏의 평균적인 체형을 가진 송 대표는 드라이버를 평균 240m 정도 보낸다. 2003년 입문해 구력 20년을 자랑하는 그는 3언더파가 라이프 베스트 스코어다. 지난해 아산의 아름다운CC에서 개최된 아산시 골프대회에서 기록했다. 아마추어 골퍼라면 누구나 동경하는 기록인 홀인원 경험은 없다. 다만 2017년 3월 중국 선전의 시리골프앤드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 골프용품사 주최 한중아마추어골프대회에 출전해 140m짜리 파3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친 공이 홀 바로 앞에서 멈췄던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순간으로 남아 있다. 송 대표는 “당시 대회가 방송으로도 나갔던 만큼 카메라 촬영팀도 지켜보고 있었는데 정말 아쉬운 기회였다. 홀인원이라는 것이 실력에 운까지 따라줘야 할 수 있다는 걸 배웠다”고 웃었다.

송 대표가 골프 실력을 키운 비결은 이색적이다. 동영상 연구를 통해 타인의 스윙, 그리고 자신의 스윙을 연구하며 실력을 끌어올렸다. 송 대표는 “혼자서 연습장에 다녔고, 레슨은 지금까지도 받은 적이 없다”며 “내 골프의 스승은 어니 엘스와 김병준 프로 두 명뿐”이라고 말했다. 엘스는 ‘버터 스윙’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부드러운 스윙의 정석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송 대표는 엘스의 스윙 영상을 보고 분석하는 것은 물론, 자신이 직접 시도하며 그의 스윙을 따라가려고 했다. 김병준 프로에게는 2년 전 동반 라운드에서 목표 지점을 향해 직선으로 날아가는 공의 궤적에 반해 스윙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모사하는 방식으로 배움을 얻었다. 송 대표는 “누구의 도움 없이 혼자서 골프를 연구하고, 실행에 옮기다 보니 남들보다는 많이 돌아온 느낌”이라며 “입문 후 짧으면 3년, 길면 6년 안에 싱글 스코어를 기록하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7년이나 걸렸다. 이런 경험이 다른 아마추어 골퍼에게 레슨을 할 때는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활짝 웃었다.

골프를 인생 2막의 동반자로 선택한 송 대표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바로 골프존스크린골프 프로대회 출전이다. 최근 열린 개막전에 출전해 아쉽게 예선 탈락했지만 프로와 대결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송 대표는 “2010년부터 스크린골프를 시작해 1년에 적어도 200게임을 했으니 도전해볼 만하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골프 실력은 관심과 노력이 만든다는 것이 내 결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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