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이면 뚝딱” AI로 유튜브 영상표절 논란

임경업 기자 2023. 2. 17.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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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이용한 ‘베끼기’ 확산
전문지식 필요한 과학우주 영상
AI 프로그램 3개 동원해 완성
원작자 “AI를 도둑질에 써선안돼”

“기술의 진보는 마치 병적인 범죄자의 손에 들린 도끼와 같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유명 유튜버가 자신의 영상이 AI(인공지능)를 이용해 손쉽게 표절되고 있다며 아인슈타인의 말을 이용해 “AI를 도둑질에 활용하는 것을 멈춰달라”고 고발하는 일이 벌어졌다. 15일 오후 구독자 138만명을 보유한 과학·영화 유튜버 ‘리뷰엉이’는 ‘제 유튜브가 도둑질당하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고발 영상에 따르면, 리뷰엉이는 유튜버 A씨가 자신이 만든 원본 영상과 섬네일(미리 보기 이미지), 대본까지 유사한 영상을 지속적으로 업로드한 것을 발견했다. A씨 스스로도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표절 방법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그는 “노아AI, 클로바노트, 뤼튼 이렇게 3가지 (AI)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가능하다”며 “우주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몰라도, 우주 관련 영상에 대한 대본을 3시간이면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원작자인 리뷰엉이는 이에 대해 “몇 달을 걸려 과학 논문을 읽고 영상을 만드는데, 누구는 대본을 3시간 만에 완성했다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밝혔다.

리뷰엉이의 고발 영상은 하루가 지난 16일 현재 조회 수 150만회를 돌파하고 댓글 1만여 개가 달렸으며, 또 다른 유튜브 카피 영상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피해를 본 유튜버들에게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드린다”며 영상을 모두 지운 상태다.

3시간 만에 대본 작성을 가능하게 했던 AI 프로그램은 어떻게 표절에 사용됐을까. A씨가 가장 먼저 언급한 노아AI는 유튜브 조회 수와 제목 등 관련 데이터를 끌어모아 이용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영상과 키워드를 추천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표절의 대상이 될 인기 영상을 찾는 데 사용한 것이다.

대본 추출에는 네이버의 클로바 AI가 사용됐다. 클로바 AI는 원본 영상의 소리를 듣고 문장을 구분하고, 대화에 여러명이 등장하더라도 사람을 구별해 주면서 필요한 음성 대화를 텍스트 파일로 바꿔준다. A씨는 ‘뤼튼’이라는 생성 AI를 이용해 수집한 텍스트 파일을 자신의 필요에 맞게 변형했다. 뤼튼은 한글 문장을 생성해 주는 AI로, 특정 키워드나 주제를 입력하면 맥락에 맞는 한국어 문장을 여럿 만든다. 제목·설명글 등 부차적인 요소를 원본과 약간 다르게 변형하는 데 이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AI를 이용해 영상 전체의 스토리(대본)를 카피하고 이를 기반으로 유사한 이미지를 넣어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다. 한 유튜브 영상 제작자는 “구글 이미지 검색을 이용하면 원본 영상에 쓰인 이미지와 유사한 이미지를 쉽게 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남이 공들여 만든 과학 영상을 수시간 만에 표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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