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 다시 열린 日王 '생일잔치'…'기미가요' 연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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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생일 기념 행사가 다시 서울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윤석열 정부의 협조 아래 군국주의 일제 시절을 상징하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君が代)가 처음으로 연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16일 오후 6시쯤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국내 저명 인사들을 초청해 나루히토 일왕 생일(2월 23일) 기념 축하연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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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협조 하에 서울 한복판서 '기미가요' 연주 논란
기모노 입은 여성 '손님맞이'…경찰·경호인력 호텔 주변 배회
반일단체 활빈당 "일왕 생일잔치 중단하라"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나루히토(德仁) 일왕의 생일 기념 행사가 다시 서울에서 개최됐다.
특히 이번 행사에는 윤석열 정부의 협조 아래 군국주의 일제 시절을 상징하는 일본 국가 '기미가요'(君が代)가 처음으로 연주된 것으로 알려졌다.
주한 일본대사관은 16일 오후 6시쯤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국내 저명 인사들을 초청해 나루히토 일왕 생일(2월 23일) 기념 축하연을 열었다.
호텔 곳곳에는 일본의 정통 복장인 '기모노' 차림으로 손님 맞이에 바쁜 여성들이 먼저 눈에 띄었다. 호텔 안에는 사복 차림에 귀에 무선통신장비를 꽂은 경호인력들이 곳곳에 배치됐고, 호텔 건물 밖에는 정복을 입은 경찰들도 보였다.
해마다 일본은 일왕의 생일을 일종의 국경일로 간주해 기념하고 있다. 비단 일본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재외공간이 축하연을 열어 주재국의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연회해왔다.
지난 아키히토(明仁) 전 일왕 재위 중에도 그의 생일(12월 23일)을 기념해 매년 축하연을 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최근 3년 동안 서울에서는 관련 행사가 중단됐다가 올해 다시 재개됐다.
이날 축하연에 한국 정부를 대표해서는 외교부 이도훈 2차관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관례상 외교부에서 한일관계를 담당하는 1차관이 참석했지만, 올해는 조현동 1차관이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하고 있어 2차관이 대신했다.
한편 일본 극우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이날 행사장에는 한국 국가인 애국가와 함께 기미가요가 나란히 연주됐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 반일 감정 때문에 예년에 국가를 트는 것을 미뤘으나 지난해 출범한 윤석열 정권이 대일 관계 개선을 지향하고 일본 정부도 찌그러진 양국 관계를 벗어날 호기라고 판단했다"며 기미가요 연주 소식을 '특보'로 전했다.
또 산케이는 일본 대사관 관계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기미가요를 틀지 않았던 배경에 대해 "참석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배려해왔지만 과도한 면도 있었다"라며 "대사관 주최 행사에 국가 연주는 자연스러운 일이며 한일 관계 개선의 흐름 속에서 이번에 당연한 모습으로 하자고 해서 한국 국가와 함께 기미가요를 틀기로 했다"고 인용했다.
'기미가요'는 과거 일본 제국과 일왕에 대한 찬가로 여겨져 '욱일기'와 함께 국내에서 한일관계에 관한 정치적 논쟁을 불러오곤 했다.
특히 기미가요 가사 중 "임의 시대는 천 대에 팔천 대에 조약돌이 바위가 되어서 이끼가 낄 때까지"라는 구절이 있는데, 여기에서 '임'은 곧 일왕을 뜻해 군국주의 일본을 상징한다는 비판이 제기돼왔다.
이런 가운데 이날 행사가 진행된 호텔 앞에서는 반일 시민단체들이 시위를 벌였다.
이날 오후 5시쯤부터 시민단체 활빈단 홍정식 대표 등 5명은 호텔 정문에서 "서울 한복판에서 일왕 생일파티를 중단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펼치고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호텔이 있는) 남산 중턱은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등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읽고 소금과 고춧가루 등을 뿌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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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양형욱 기자 yangs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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