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장 “지하철 타고 천안 가서 소주 한잔, 왜 행복 뺏으려 하나”
대한노인회 김호일(81) 중앙회장은 16일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지하철 무임승차 연령 상향 문제와 관련해 “낮에 빈자리가 많을 때 그 자리에 노인이 탔다고 돈이 더 드나, 전기료가 더 드나”라고 했다.
김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대한노인회가 주최한 ‘노인 무임 수송 정책토론회’ 환영사에서 “지하철을 노인이 (무임으로) 탄다고 적자가 난다는 말은 있을 수가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을 장애인도 (무임으로) 타고 어린애도 (할인 운임으로) 타는데, 툭하면 노인 때문에 적자 난다고 하는 건 벼락 맞아 죽을 소리”라고 했다.
김 회장은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로) 노인들이 지하철 타고 천안까지 가서 온천 목욕하고, 이순신 장군 현충사 갔다가 병천순대에 소주 한잔 하고, 하루를 얼마나 기뻐하고 즐거워하는가”라며 “호반 도시 춘천에 가서 닭갈비에 막국수 먹고, 소주 한잔 하면서 노인들이 얼마나 행복해하나. 이런 행복을 왜 뺏으려고 하나”라고 했다.
김 회장은 “노인이 되고 싶어 노인이 되나. 세월이 떠미니까 노인이 됐다”며 “64살은 1년 후 노인이 되고, 63살은 2년 후에 노인이 된다. 서른 살 먹은 사람은 영원히 노인이 안 될 것 같아도, 35년 지나면 노인이 된다. 노인문제는 국민 모두의 복지 문제”라고 했다.
김 회장은 지하철 무임수송으로 고령층의 외부 활동이 많아지면서 의료비 절감 혜택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인들이) 집에 가만히 있으면 운동을 못하지만 지하철을 (무임으로) 타니까 환승하면서 하루 1만보는 걷는다”며 “어떤 학자가 연구한 것을 보니까 3000억~4000억원의 의료비가 절감됐다고 한다”고 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시장은 “한국이 급격하게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무임승차로 인한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며 “이제는 도시철도 무임수송 제도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많은 분들의 지적”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이어 “지금 세대가 책임을 미루면 청년들, 미래세대에게 견딜 수 없는 부담이 가중될 것이어서 이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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