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풍요 기원하는 ‘영등신’ 온다…20일 국내 유일 해녀굿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제주칠머리당영등굿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는 오는 20일 제주시 수협 위판장에서 영등환영제를 연다. 제주도 제공

풍요와 안녕의 씨앗을 뿌리는 바람의 신 ‘영등’이 제주에 찾아온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회장 이용옥)는 20일(음력 2월1일) 오전 9시 제주시 수협 위판장에서 한해의 풍요와 무사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영등신을 맞는 ‘영등환영제’를 연다. 이어 다음 달 5일(음력 2월14일) 오전 9시에는 제주시 건입동 사라봉 칠머리당에서 ‘영등송별제’를 연다.

칠머리당 영등굿은 제주의 당굿 가운데 하나로, 매년 음력 2월 초하루에 들어온 뒤 2월 보름에 되돌아가는 영등신을 맞이하고 돌려보내며 한 해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의례다. 당굿은 제주도내 마을마다 있는 성소인 당의 신에게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굿이다.

영등신은 제주를 찾은 기간 섬 전역을 돌아다니며 땅과 바다 곡식의 씨앗을 뿌려주고 음력 2월15일에 떠난다는 신이다.

칠머리당영등굿보존회는 영등신이 제주에 들어온다는 첫날 영등환영제를, 떠나기 전날 영등송별제를 열어 도민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한다.

제주칠머리당영등굿은 제주 특유의 해녀 신앙과 민속신앙을 전승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해녀 굿으로 특이성과 학술 가치를 인정받아 2009년 9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보존회 관계자는 “올해는 마스크를 벗고 대면 행사로 치러진다.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를 통해 제주 고유 무형유산의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칠머리당영등굿 영등환영제는 제주시 수협 후원으로 공동 진행하며, 영등송별제는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로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 제주도 후원으로 치러진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