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한복판인데 폐교…"교대 어쩌나" 정시도 사실상 미달

유효송 기자 2023. 2. 16.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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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서울 광진구 광장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하고 있다/사진=뉴스1
올해 전국 교육대학(교대)과 초등교육과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이 최근 5년 중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다수 교대와 대학 초등교육과의 경쟁률이 사실상 미달에 가까웠다. 학령인구 감소 등으로 교사 수요가 줄고, 임용고시 합격률이 떨어지는 현상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5년간 교대 경쟁률 수시·정시 모두 가장 낮아
16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3학년도 전국 교대 10곳과 이화여대·제주대·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등 총 13곳의 정시모집 평균 경쟁률은 2대 1이다.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한국교원대(5대 1)와 이화여대(3.9대 1)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경쟁률이 3대 1 미만이었다.

이는 사실상 미달 수준이다. 정시에서 수험생은 가·나·다군에서 1곳씩 모두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입시업계에선 중복 합격한 학생들이 다른 대학으로 빠져나간다는 점을 고려해 정시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칠 경우 이를 미달로 간주한다. 특히 경인교대(1.4대 1), 대구교대(1.7대 1), 서울교대·부산교대·진주교대(1.8대 1), 공주교대(1.9대 1) 등 6곳의 경쟁률은 2대 1에도 미치지 못했다.

1년 전과 비교해봐도 교대 경쟁률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교대·초등교육과 13곳의 2022학년도 평균 정시 경쟁률은 2.4대 1이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7대 1을 넘었고, 경쟁률이 2대 1 미만인 교대는 한 곳뿐이었다.

수시 역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평균 경쟁률(5.2대 1)을 기록했다. 교대 수시에 합격하고도 타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로 인해 수시에서 정시로 이월된 인원은 전년도(2022학년도) 465명에서 2023학년도 502명으로 8% 늘었다.

마찬가지로 정시에 붙은 교대를 포기하고 다른 대학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정시 추가합격 인원은 지난해 기준 305명으로, 1년 전보다 14.7% 급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교대 선호도가 낮아지는 징후로 해석된다"며 "임용률, 학령인구 감소 속 학교 폐교, 교육전문대학원 설립 등의 복합 요인이 작용됐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령인구 '뚝'..문닫는 학교 불가피
그간 교대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아 간혹 3대 1 밑으로 경쟁률이 떨어져도 실제 미달로 이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현재 인구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 이 같은 분위기 역시 바뀔 수 있다는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실제 학령인구는 급감세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학령인구(만 6~21세)는 2020년789만명(초등학교 272만명)에서 2030년 594만명(159만명)으로 200만명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게다가 초등학교 학령인구(6-11세)는 2030년 159만명으로 2020년(272만명) 대비 58.4%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문을 닫는 초등학교가 속속 나타나고 있는 이유다. 한국교육개발원의 '2023~2029 초·중·고등학교 학생 수 추계 결과'에 따르면 서울마저 초등학교 신입생이 6만6324명으로 사상 첫 6만명대로 내려앉는 등 신입생수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다.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화양초는 다음달 폐교를 앞두고 있다. 화양초는 광진구 화양동 인근 학령인구 감소로 2011년부터 전교생 240명 이하 소규모학교로 운영돼 왔다. 지난해 기준 화양초에 남은 학생은 8학급에 84명 뿐이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초·중·고교의 경우 소규모로 전환되거나 문을 닫는게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교육청의 '2023~2027학년도 학생배치계획'에 따르면 지난해 39만3565명이었던 초등학생 수는 2027년 33만261명으로 줄고, 24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는 2022년 42개교에서 2027년 80개교로 늘어날 전망이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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