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현동 · 쌍방울 · 정자동…이재명 남은 수사도 무더기
검찰이 오늘(16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와 성남 FC 후원금 의혹 수사의 큰 줄기는 잡았지만, 그를 겨냥한 남은 수사는 여전히 곳곳에서 진행 중입니다.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 성남지청 등 3곳이 이 대표가 연루된 각종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이번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포함하지 않은 대장동 관련 남은 의혹들도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는 이른바 '옹벽 아파트'로 논란이 된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아시아디벨로퍼 정 모 대표가 이 대표의 측근이자 '성남에서 가장 센 로비스트'로 통했다는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를 영입해 성남시로부터 4단계(자연녹지지역→준주거지역)를 뛰는 이례적 용도 변경을 허가받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지어 3천억 원 넘는 이익을 챙겼다는 게 의혹의 핵심입니다.
김 전 대표는 로비해주는 대가로 정 대표에게 백현동 사업 시행사 지분 일부를 넘기라고 했으나, 정 대표가 이행하지 않자 소송을 제기해 법원으로부터 70억 원 지급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검찰은 이달 7일 성남시청, 성남도시개발공사 등 40여 곳을 압수수색한 뒤 당시 사업 추진을 담당한 성남시 직원들을 차례로 불러 조사하고 있습니다.
수사팀은 참고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김 전 대표 등 사건 핵심 관계자들을 소환해 '이재명 성남시'와의 연관성 등을 추궁할 전망입니다.
수원지검의 '쌍방울 대북 송금·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의 칼끝도 이 대표 턱밑까지 다다랐습니다.
수원지검 형사6부(김영남 부장검사)는 2019년 대북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한에 800만 달러(한화 약 100억 원)를 송금한 혐의(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이달 3일 구속기소 했습니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이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북한에 거액의 돈을 건넨 것으로 보고, 그 대가로 경기도에서 대북사업 관련 각종 편의나 지원을 약속받은 것으로 의심합니다.
당초 대북 송금과 이 대표 연관성을 부인한 김 전 회장은 검찰 수사망이 조여오자 '이 대표와 세 차례 통화했다'고 진술하며 태도를 바꾼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원지검은 쌍방울이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사 수임료 수십억 원을 대신 지불했다는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수사 중입니다.
수사팀은 김 전 회장과 최근 구속된 그의 금고지기 김 모 씨 등을 상대로 쌍방울의 전환사채 등 비자금이 이 대표의 변호사비로 쓰였는지 조사할 방침입니다.
'성남 FC 후원금 의혹'을 수사해 온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정자동 호텔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 의혹은 2015년 베지츠종합개발이 정자동 시유지에 관광호텔을 지으면서 성남시로부터 용도변경 등 각종 특혜를 받았다는 내용입니다.
사건의 핵심 인물이자 베지츠의 연구용역 담당 업체 대표이사인 황 모 씨는 정진상 전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의 측근으로, 차병원의 성남 FC 후원금 납부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구속영장엔 이 대표 측근들인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 씨로부터 대장동 개발 수익 중 428억 원을 받기로 약속했다는 부분은 빠졌습니다.
대장동 민간업자들이 김 전 부원장 등에게 이 대표 선거 지원 명목으로 여러 차례 뒷돈을 건네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혐의도 제외됐습니다.
검찰은 중간 연결고리인 정 전 실장과 김 전 부원장이 이 대표 연관성을 함구해 수사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따라 일단 이 대표의 신병 확보를 먼저 시도한 뒤 추가 수사를 통해 나머지 의혹들도 함께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입니다.
검찰이 최근 수사에 속도를 내는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도 향후 이 대표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관측도 거론됩니다.
'50억 클럽' 중 한 명인 권순일 전 대법관은 2020년 7월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 할 때 '캐스팅보트'를 쥐고 무죄 취지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화천대유 고문으로 일하며 월 1천500만 원의 보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이러한 거액의 보수가 이 대표에게 유리한 판결을 이끈 대가 아니냐는 이른바 '재판거래'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권 전 대법관 수사는 2021년 11월 소환조사를 끝으로 사실상 멈춰 있으나, 수사가 본격화하면 칼날이 이 대표를 향할 수도 있습니다.
검찰은 '50억 클럽' 수사에 속도를 내기 위해 최근 김만배 씨에게 범죄 수익 은닉 혐의를 적용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김 씨를 압박해 최근 뇌물수수 무죄 판결이 난 곽상도 전 의원을 비롯해 '50억 클럽'에 대한 로비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의도입니다.
(사진=연합뉴스)
유영규 기자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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