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선관위, ‘4·3사건 김일성 지시 주장’ 태영호에 “발언 자제하라”
‘제주 4·3 사건 김일성 지시설’을 제기해 논란을 일으킨 태영호 의원(최고위원 후보)에게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발언 자제를 요청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15일) (당) 선관위에서 (태영호 후보에게)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며 “민감한 사항에 대한 발언은 가급적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그런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내용으로 태 후보 측에 공문을 발송했다”고 확인했다.
태 후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제주 합동연설회를 하루 앞둔 지난 12일 제주 4·3 평화공원을 찾아 “4·3 사건은 명백히 김씨(김일성) 일가에 의해 자행된 만행”이라고 주장했다. 태 후보는 지난 13일 제주 합동연설회에서도 “4·3 사건의 장본인인 김일성 정권에 한때 몸담았던 사람으로서 유가족분들과 희생자분들을 위해서 진심으로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다”고 말했다.
제주4·3희생자유족회를 비롯한 관련 단체 등이 “역사 왜곡이자 제주의 상처를 다시 들추는 일”이라고 비판했지만 태 후보는 사과는커녕 외려 더 공세적인 태도로 나왔다. 태 후보는 지난 14일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에서 “사과해야 할 사람은 김일성의 손자 김정은인데, 김정은한테는 뻥끗 못 하고 저보고 사과하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종북좌파에 의해 잘못 쓰여진 현대사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태 후보는 전날에도 기자회견 등을 통해 “뭐가 막말이고, 무엇이 피해자와 희생자 마음을 아프게 했다는 건지 아직도 이해가 안 된다”며 “중앙당 유일관리제로 운영되는 공산당의 운영방식을 봐도 김일성의 (4·3 사건) 지시는 명백하다”고 했다.
태 후보 주장과 달리 2003년 정부가 발간한 제주 4·3 사건 진상조사보고서에는 김일성 지시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태 후보를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했다.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은 같은 날 “태 후보가 해서는 안 될 발언을 해 4·3 유족과 도민들에게 상처를 준 점에 대해 대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하람 후보는 전날 TV토론회에서 “최고위원 후보가 4·3(사건)과 관련해 김일성의 지시를 언급해 굉장히 큰 물의를 빚고 있다”며 태 후보를 비판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주 4·3은 7년 간 제주도민이 국가권력에 희생된 역사적 비극”이라면서 “국민의힘은 마지막 한 분의 희생자가 명예회복을 하는 그날까지 역사적 진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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