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민희진 이사 후보서 빠졌다…'이수만 절연' 택한 하이브

2023. 2. 16.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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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엔터 새 이사 7인 추천
현 경영진 내놓은 'SM 3.0' 의식 …'이수만 절연'에 초점
이 기사는 02월 15일 09: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진 왼쪽부터) 방시혁 하이브 의장, 이수만 SM 최대주주.(사진=각 소속사 제공)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엔터)에 제출할 새 이사회 경영진 후보 추천을 마쳤다. 앞서 유력시됐던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민희진 어도어 대표 등 인지도 있는 인물을 투입해 여론을 주도하는 안이 우선 고려됐지만 장고 끝 배제키로 했다. '이수만의 백기사'란 오해를 완전히 불식시켜 성공적인 인수후통합을 꾀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 따르면 하이브는 다음달 말 진행되는 SM엔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통한 경영진 후보 인선을 마쳤다. 15일 저녁 10시에 주주메일을 통해 7인의 이사와 1명의 감사 후보군을 확정했다. 현행법상 주주제안은 전년도 주총 기준 6주 전으로 16일이 주주제안 기한이었다. 지난해 주총은 3월 31일에 진행됐다.

하이브는 사내이사 후보군으로 앞서 이타카홀딩스 인수를 이끌었던 이재상 하이브아메리카 대표(하이브 CSO·하이브아메리카 COO 출신), 정진수 하이브 CLO(엔씨소프트 수석부사장 출신), 이진화 하이브 경영기획실장(에스엠컬처앤콘텐츠 광고사업실장 출신)을 제안했다. 사외이사 후보는 강남규 법무법인 가온 대표변호사, 홍순만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임대웅 유엔환경계획(UNEP) 금융이니셔티브 한국대표다. 기타 비상무이사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파트너(엔씨소프트 기타비상무이사 출신), 비상임 감사후보로는 최규담 회계사(엔씨소프트 재무전략실장 출신)가 이름을 올렸다.

선정된 이사 후보들은 하이브 대신 이수만 전 총괄이 대리 제출했다. 하이브는 주주명부폐쇄일 이후 지분을 매입했기 때문에 이번 주총에선 주주제안권을 갖지 못한다. 

언급됐던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과 걸그룹 뉴진스를 키워낸 민희진 어도어 대표는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이브는 당초 엔터테인먼트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들을 새 이사회에 투입시켜 여론을 주도하는 방안을 유력 검토했다. 하지만 일단 '이수만 절연'에 최우선을 두기로 했다. 자칫 인수 배경을 두고 '이수만 백기사'란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또 에스엠 내부 프로듀서본부 임직원들에게 자칫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이브는 이수만 전 총괄을 둘러싼 개인회사 및 대규모 로열티 수취에 대한 논란을 중요하게 인식했다. 창업자 리스크와는 선을 그어놔야 내달 있을 주주총회에서 SM엔터 경영진 및 카카오 연대와 표 대결을 벌일 명분이 있다고 봤다.

대신 법무 전문 및 경영 실무형 인사들로 이사진을 채웠다. 특히 15년간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재직한 정진수 CLO는 SM엔터 경영진과 카카오 연대와의 경영권 분쟁 대응을 염두에 둔 인물로 평가된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오른팔로 수석부사장을 지냈던 정 CLO는 과거 넥슨코리아와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당시 대표였던 박지원 하이브 최고경영자(CEO)와 인연을 맺었다. 박 대표의 영입으로 하이브에 입성, 법무와 음원 저작권 관련 업무를 총괄해왔다.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린 강남규 가온 변호사 역시 기업 오너의 자산승계와 주주 간 경영권 분쟁 전문가로 알려졌다. 

SM엔터와 사업적 시너지는 이재상 후보가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하이브의 이타카홀딩스 인수 이후 하이브 사업구조와 이타카홀딩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성과를 올린 인물로 SM엔터 인수후통합(PMI)에 최적화돼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후보를 필두로 각 레이블에 주도권을 넘겨 사업적 시너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하이브는 '멀티레이블' 체제로, 레이블을 인수해 하이브 산하에 두는 방식을 택해왔다. 빅히트(방탄소년단·투모로우바이투게더), 플레디스(세븐틴·뉴이스트), 쏘스뮤직(르세라핌)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박지원 하이브 CEO도 14일 사내 설명회에서 “SM의 레거시(유산)를 존경한다. SM의 독립성을 보장하겠다. 하이브는 이미 멀티레이블 체제를 증명해냈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이수만 전 총괄의 경영 및 프로듀싱 참여는 없으며 로열티도 더는 가져가지 않는다”며 이 전 총괄과 선을 그었다.

하이브 추천 이사들을 실무진으로 채운 건 SM엔터 경영진이 최근 내놓은 ‘SM 3.0’를 존중하겠다는 간접적인 의사 표현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이브는 이사 선임을 놓고 현 경영진 및 카카오 연대와 표대결을 벌인다. SM엔터 이사진 4명의 임기는 내달 동시에 종료된다. 이 전 총괄에 반기를 든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는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와 손잡고 연임을 시도하고 있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도 기타비상무이사로 이사회에 진입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하지은/차준호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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