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나루히토 일왕 생일 축하연, 서울서 처음 열린다

정승임 2023. 2. 1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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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히토 일왕의 생일(2월 23일)을 기념하는 축하연이 16일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여는 행사인데 그의 아버지 아키히토 일왕 시절과 비교하면 참석자 초청 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한 일본대사관은 16일 오후 6시 서울 도심 호텔에서 일왕 생일 기념 축하연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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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최근 3년간 안 열려
규모는 아키히토 일왕 시절 '절반'
한일의원연맹 주요 인사도 불참
정부에선 이도훈 외교부 2차관
나루히토(왼쪽) 일왕과 마사코 왕비가 지난해 11월 도쿄에서 카퍼레이드를 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도쿄=교도 연합뉴스

나루히토 일왕의 생일(2월 23일)을 기념하는 축하연이 16일 서울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여는 행사인데 그의 아버지 아키히토 일왕 시절과 비교하면 참석자 초청 규모가 절반 이상 줄었다. 윤석열 정부가 한일관계 개선에 의욕적이지만 국민정서를 감안해 가급적 논란의 소지를 줄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에서는 이도훈 외교부 2차관이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일왕의 생일을 국경일로 기념하는 일본은 매년 세계 각국에서 재외공관 주최로 주재국 주요 인사 수백 명을 초청해 연회를 개최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최근 3년간 행사를 제대로 치르지 못했다. 나루히토 일왕이 2019년 5월 즉위한 만큼 코로나가 발병한 2020년 이후 한국에서 마련한 첫 번째 생일잔치인 셈이다.

15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주한 일본대사관은 16일 오후 6시 서울 도심 호텔에서 일왕 생일 기념 축하연을 연다. 대사관 측은 통상 한국 정·관·재계 인사 600~700명에게 보내던 초청장을 올해는 200~300명에게만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예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규모다.

그나마 초청받은 주요 인사들마저 불참키로 하면서 행사 규모는 더 쪼그라들 전망이다. 한일의원연맹회장인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6일 축하연 대신 광주에서 열리는 3·8 전당대회 합동연설회에 참석하고 연맹 간사장인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불참한다. 윤 의원은 통화에서 “초청장을 받은 건 맞지만 다른 행사가 있어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에서는 통상 외교부 1차관이 대표로 참석해왔다. 다만 조현동 1차관은 현재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 참석차 미국에 건너가 있어 일정이 겹친다. 이에 이도훈 2차관이 대리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여당이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것과 대조적으로 이처럼 일왕 생일 축하연에 가급적 낮은 자세를 보이려는 건 행사 때마다 불거진 논란과 무관치 않다. 2018년 12월 당시 조현 외교부 1차관이 아키히토 일왕 생일(12월 23일) 축하연에 참석하고 이례적으로 축사까지 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외교부는 “1차관이 해당 행사에 참석한 건 지난 3년간의 관례”라고 해명했지만 “서울 한복판에서 전범국 일왕 생일파티가 국민 정서에 부합하느냐”는 비판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았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2013년 한국무역협회장 자격으로 해당 행사에 참석한 것이 지난해 4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나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특히 현재 일본과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문제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는 고위급협의가 한창 진행 중이다. 가뜩이나 민감한 시기에 열리는 일왕 생일 축하연에 선뜻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피해 당사자들의 반발은 물론 세간의 지탄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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