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층시사국] 마스크 모순사회

이현준 2023. 2. 15.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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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링크 https://youtu.be/0zCMZNXwfug

■ [9층시사국] 마스크 모순사회

드디어 마스크 실내 의무 착용이 풀렸습니다.

그런데도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있습니다. 당연한가요? 아니면 이상한가요?

시민 인터뷰
“분위기상 안 끼면 또 남한테 피해 주는 것 같고”
“같은 자리에 있는 누가 마스크를 쓴다든지 하면 다 따라 쓰게 되는 그런 게 있어요.”

한국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를 분석한 외신 기사도 나왔습니다

지난 3년 간 마스크를 착용했던 우리 사회를 돌이켜봤습니다.

마스크의 효과, 한 번쯤 의심해본 적 없으십니까?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최소한 마스크와 관련해서는 우리 사회는 거의 모순덩어리였다”

■ 마스크를 의심하는 사람들… “마스크의 효과 불분명하다”

"코 덮어볼까?"

2020년 2월, 전 국민 마스크 시대의 시작이었습니다.

"아저씨도 마스크 했지?"

아이들도 껴야만 했던 마스크 의무화 정책, 반대하던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경북의대 교수 이덕희입니다. 전공은 예방의학이고요. 세부 전공은 역학입니다. 저농도 화학물질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연구를 하고 있다가 2020년 코로나 사태가 터지면서는 방역 정책에 대한 문제제기를 가장 열심히 했던 거 같습니다. 주로 온라인 글쓰기 강의 강연 등을 통해서 제가 가진 문제의식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습니다.”

처음엔 개인 정보를 이용해 동선 추적을 하고 매일 확진자 수를 헤아리는 방역 정책을 비판했습니다. 공포를 확산시키고, 무증상자나 경증 환자에게 의료 자원을 낭비할 우려가 있다는 취지였습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코로나19는) 광범위한 검사를 하면 확진자가 많이 나오고요. 그냥 모르고 지나가면 또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엄청 많은 그런 감염병이죠. 치명율 0퍼센트에 수렴하는 저위험군은 그냥 독감 유행 때처럼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면서 그냥 경험하고 진화를 지나가는 게 적절해요. 그리고 국가에서는 의료 시스템을 확충한 다음 고위험군 환자 중심으로 접근하는 게 맞죠. 이런 방역 정책은 새로운 것이 아니고요. 교과서적인 방역 정책 중 완화 전략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방역 당국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초기부터 전파 최소화를 목표로 잡고 강도 높은 거리두기 정책을 시행했습니다. 그런데 이때만 하더라도 마스크에 대한 태도는 느슨했습니다.

[2020년 3월 5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
권준욱/ 전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마스크는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이 증상이 나타나고 병원을 가야 된다든지 또 증상이 있으면 일단은 외출은 자제 해야 됨에도 꼭 가야될 곳을 갈 때 쓰시는 게 원칙이다”

일반인은 일상에``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할 필요가 없고, 손 씻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초기 방역당국의 일관된 지침이었습니다. 마스크 착용은 보조적인 수칙에 불과했습니다.

[2020년 5월 3일 중앙방역대책본부 브리핑]
박능후/ 전 중앙재난대책안전본부 1차장
“개인 방역의 기본 수칙은 아프면 3~4일 집에 머물기, 1~2m의 거리두기, 손 씻기와 기침 예절, 주기적인 환기와 소독 등 코로나19의 전파를 막기 위한 일상 속 행동 요령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외에 마스크 착용, 환경 소독, 고위험군 생활 수칙 등 중요한 보조 수칙을 함께 제시하겠습니다.”

기조가 바뀐 건 2020년 8월부터입니다. 확진자가 늘면서 WHO가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자 경기도를 시작으로 지자체들이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젊은 사람도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암시하는 포스터가 등장한 게 이 시점입니다.

그리고 2020년 10월, 정부와 방역당국은 모든 국민을 대상으로 실내와 실외 모두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습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2020년 11월 처음 마스크 의무화 정책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고요. 그 이후에도 마스크에 관련된 글을 뭐 10편 이상 올렸던 거 같습니다. 역학자로서 마스크 의무화 정책에 대한 과학적 근거에 대해서 아주 강한 의구심을 가지고 있었어요.”

“단기간 마스크를 할 때는 마네킹 수준으로 완벽하게 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가능해요. 그리고 일시적으로 마스크가 바이러스에 대한 노출을 막아줌으로써 전파를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어요. 그러나 유행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다시 말하면 마스크를 꼈다 벗었다 하면 횟수가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그 효과는 사라져요. 우리가 마스크의 효과가 있는가 없는가 이 질문하고요. 마스크 의무화 제도의 효과가 있는가 없는가라는 질문은 서로 완벽하게 다른 질문이라고 이해를 할 수 있어야 됩니다.”

마스크 의무화 이후에도 확진자는 계속 늘어났고, 2022년 초 오미크론 유행 때는 확진자 수가 하루 최대 60만 명을 넘었습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전 세계 마스크 착용률 1위 국가에서 (오미크론 유행 당시) 전세계 확진자 수 1등을 했거든요. 어떻게 그런 결과가 가능할 수 있었을까요?”

“현재 서구권에서는 마스크 의무화 제도의 효과를 비판하는 지금 논문들이 여러 편 지금 나오고 있고요. 아마 앞으로도 이제 그런 논문들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지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코크란연합 논문 역시 마스크가 코로나19 전파 방지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코크란연합은 의학계에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근거중심주의 의학 단체입니다. 이 논문이 근거로 내세운 건 마스크 착용군과 미착용군을 비교한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이었습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란 연구 참여자들을 무작위로 두 군으로 나눈 다음에 마스크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그러한 연구 방법입니다.”

“(코비드19 유행 이전에) 14편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있었어요. 14편 모두가 마스크 착용군과 마스크 착용하지 않은 군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그게 결론입니다. 그리고 코비드19 유행 시에는 2편의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이 있었는데요. 덴마크에서 시행한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고 방글라데시에서 연구한 무작위 배정 임상 시험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를 했어요. 그런데 최근에 방글라데시 연구는 원데이터를 가져와서 재분석한 논문이 발표됐어요. 아직도 마스크의 효과에 대해서는 불분명하다, 그게 결론이죠.”

“스웨덴에서 유행 초기부터 마스크가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준다는 과학적 증거가 부족하다고 주장을 했거든요? 바로 무작위 배정 임상시험 결과가 그 스웨덴의 노마스크 정책의 과학적 근거입니다.”

■ 3년 동안 NO 마스크 고수했던 ‘스웨덴식 위드 코로나’

(기자: “안녕하세요. 안녕”) “안녕.”
(기자: “몇 살이에요?”) “2살 4개월이에요.”
(기자: “말을 하나요?”) “네, 스웨덴 말 해요.”
(기자: “한국말은 못 해요?”) “한국말 알아들어요.”
(기자: “애들도 한 번도 마스크를 낀 적 없죠?”) “없어요. 애기용 마스크 파는걸 못 봤어요”

진사라 씨는 스웨덴에서 태어나 자란 한인 2세입니다. 코로나 유행 초기였던 2020년에 출산했습니다. 지금은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기자: “마스크를 낀 사람이 한 명도 없네요?”) “네. 저는 엄마가 끼라고 해서 꼈어요.”
(기자: “그렇게 낀 게 한 몇 달 정도 끼셨어요?”) “한 두 달.”

진사라/ 스웨덴 한인 2세
“마스크보다는 2m? 2m, 식당에 가면 우리도 여기서 2m 거리를 두고 이렇게 앉혀야 했거든요, 손님들을. 그게 더 중요했던 것 같아요. 손 씻는 거 그리고 아예 나오지 않는 거. (사람들이) 집에 많이 계셨어요”

스웨덴은 한 번도 강제적인 방역 정책을 시행한 적 없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도 권고 사항이었습니다. 사라씨는 오히려 한국이 걱정이었다고 말합니다.

진사라/ 스웨덴 한인 2세
“여기 사시는 한국 사람들 되게 우울하셨던 거 같아요, 그때 당시 되게 걱정 많이 하시고. 또 가족분들이 한국에 많이 있으시니까 거기도 걱정 많이 하고 그런 것 같아요. 뉴스 때문에 그런 것 같아요. 한국 뉴스 보시니까 다들.”

코로나 확진자가 많았던 시기에도 일상은 그대로 유지됐습니다.

진사라/ 스웨덴 한인 2세
“저는 저를 보호하기 위해서 마스크 쓴 적은 없어요. 친구들이랑도 만나서 얘기할 때도 우리는 별로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출산 때도 병원에서도 그냥 아무렇지 않게 출산하고…”

유치원과 초등학교, 중학교 역시 폐쇄된 적 없습니다.

에밀 실서터/ 헤그알리드 스콜란 교장
“학교에서 마스크를 쓴 적은 없습니다. 몇몇 학생이 마스크를 쓰기는 했지만, 자발적으로 쓴 것이었죠. 마스크에 관한 규정이나 의무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선택에 따라 마스크를 착용했어요. (마스크 쓴 학생은) 아마 손에 꼽을 겁니다.”

(기자: “마스크가 교육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시나요?”)

“네, 그렇습니다. 교실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선생님과 아이들의 소통이 중요한데 마스크를 쓰고서는 어렵죠. 목소리도 잘 안 들리고 표정을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선생님과 아이들 간의 관계도 생각해야 합니다.”

“팬데믹과 싸우는 데 최고의 방법은 사회 활동을 계속 이어 나가는 것이었죠. 그 결정에는 과학적인 근거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바이러스 확산의 주요 원인이 아니고, 위험하지 않다는 과학계 의견이 있었고 정부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마스크보다 중요한 건 손 씻기와 거리두기였습니다.

에밀 실서터/ 헤그알리드 스콜란 교장
“여기는 급식실이고요, 여기 보시는 게 코로나 이후 생겨난 변화입니다. 여기 싱크대가 설치되어 아이들이 밥 먹기 전에 손을 씻도록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생긴 매우 실용적인 변화죠. 팬데믹이 터진 첫 해 가을에 설치했습니다. 아주 실용적이죠. 오늘의 메뉴는 레드 소세지 소스를 곁들인 파스타 같네요.”

스웨덴은 2020년에만 사망자가 7천 명이 넘으면서 노인들을 방치했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70대 이상 사망자가 90% 이상이었습니다. 시민들을 상대로 집단 면역을 실험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이듬해인 2021년부터 사망자 수가 급감했습니다.

요한 기세케/ 카롤린스카 의과대 역학 교수
“집단 면역을 목표로 한 적은 없습니다. 다만 대다수의 스웨덴 시민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면 그 때는 일종의 집단 면역이 형성될 거라는 기대는 있었죠. 목표가 아니라 방역 과정에서 파생되는 결과로 여겨졌습니다.”

얀 앨버트 / 카롤린스카 의과대 감염병 통제학 교수
“(사망자) 대부분은 초기인 1차 대유행 때 목숨을 잃었고 다른 국가와 비슷하게 노인 사망자 수가 가장 많았습니다. 그 이후에 이어진 대유행 때는 나름 잘 이겨냈습니다.”

실제로 국가별 방역을 명확하게 비교할 수 있는 초과 사망률 지표를 보면 현재 스웨덴의 초과 사망률은 유럽 최저 수준입니다. 스웨덴 초과 사망률 5%는 지난 5년 간 스웨덴 평균 총사망률보다 팬데믹 기간 총사망률이 5% 늘어났다는 의미입니다.

코로나19 치사율로 국가별 방역을 비교할 때도 있지만 치사율은 나라마다 다른 PCR 검사 정책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국가별 비교 지표로는 부적절합니다.

요한 기세케/ 카롤린스카 의과대 역학 교수
“초과 사망률이 낮다는 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많지 않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코로나19의 영향을 파악하기 위해 초과 사망률을 확인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단순 코로나19 사망자 수 지표로는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코로나19 때문인지, 혹은 다른 이유(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한 채 사망)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얀 앨버트/ 카롤린스카 의과대 감염병 통제학 교수
“스웨덴에선 코로나19 확진 후 30일 이내 사망한 사람은 모두 코로나19 사망자로 간주합니다. 25일 전에 확진된 사람이 버스에 치여 사망해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나오면 코로나19 사망자로 집계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차이 탓에 팬데믹 사망자 수를 비교할 땐 초과 사망률이 정확한 데이터가 됩니다.”

스웨덴의 초과 사망률은 코로나19 유행 초기부터 한국보다 계속 높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달라졌습니다.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고도 얻어낸 결과였습니다.

요한 기세케/ 카롤린스카 의과대 역학 교수
“스웨덴 정책 목표 중 하나는 과학에 근거하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적으로 입증된 조치를 취하는 것이었죠. 스웨덴에서도 마스크의 효과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기로 결정을 했었습니다. 마스크가 감염을 막거나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은 아직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마스크를 쓰는 게 더 안전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계속 쓸 수 있겠죠. 그러나 역학적으로 봤을 때 마스크의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인구밀도가 낮은 스웨덴이니까 가능했을까요? 스웨덴 전문가들은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얀 앨버트/ 카롤린스카 의과대 감염병 통제학 교수
“스톡홀름 같은 대도시의 인구 밀도는 매우 높습니다. 대중교통 역시 사람들로 가득 차는 편입니다.”

스톡홀름의 인구밀도는 런던과 마드리드와 비슷한 수준이고 베를린이나 암스테르담, 로마보다도 높은 편입니다.

장재연/ 아주대 의과대 예방의학과 명예교수
“스웨덴의 방역이 왜 상대적으로 좋았는지에 대한 좋은 점을 찾아내려고 해야지 그런걸 다 무시하기 위해서 어떤 하나를 끄집어 내다가 얘기를 하는 건 옳은 일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인구 밀도가 낮은 나라들은 다 방역을 잘했냐? 그런 건 아니거든요.”

■ 마스크 정말 효과적이었나?…유해성도 우려 "장기 착용시 오히려 국민 면역이 떨어질 수 있어"

남현종 아나운서/ 9층시사국 MC
“길고 길었던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정책이 부분적으로 폐지가 됐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마스크를 좀 믿고 의지하기 때문인 것도 있어서 그런 건데, 지금 스웨덴의 사례를 보니까 완전히 좀 다른 경향이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이 팬데믹 기간, 코로나 기간을 겪는 동안 마스크의 효과가 없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건가요?”

이현준/ 9층시사국 취재기자
“심리적으로 마스크 착용을 해야지 안전하다고 느끼시는 분들은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고위험군, 기저질환이 있으신 분들은 특별히 주의를 하셔야 되는 게 맞고요. 다만 그거는 개인의 자율에 맡길 문제인 거고, 그리고 저희가 지금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코로나19가 지역사회에 전파되는 데 있어서 마스크가 정말 효과가 있었을까에 대한 문제 제기인 겁니다. 우리가 마스크 효과와 마스크 의무화 제도의 효과에 대해서는 구분해서 생각할 필요가 있는데요. 마스크의 효과는 병원이나 밀폐된 공간 그것도 단시간에, 그런 상황에서 효과가 있는 것이지, 우리가 일상에서 장기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한다면 하루에도 몇 차례나 겼다 벗었다 하고, 그렇게 장기적으로 일상에서 착용했을 때는 효과가 없어진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MC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까 초과 사망률 그래프가 나왔는데, 물론 나중에 우리나라와 스웨덴의 초과 사망률이 비슷해지긴 했습니다만 초기에 우리나라 초과 사망률이 굉장히 낮았잖아요. 그건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다녀서 그런 게 아닐까, 의문이 들어요.”

기자
“마스크의 효과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요. 오미크론 유행 시기를 한번 봐야 되는데요. 오미크론 유행 이후에 우리가 하루 최대 60만 명이 확진이 될 정도로 큰 폭의 증가가 있었는데, 그때 당시를 생각해보면 사실 그때도 우리는 마스크를 끼고 있었잖아요. 그 말은 그 오미크론 유행 당시만 보더라도 마스크가 변수가 아니었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MC
“우리나라 질병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질병청의 입장을 한번 물어봤는데요.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코로나19 전파 방지의 핵심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러면 제가 오미크론 유행 당시에 우리나라가 확진자 수 1위를 기록한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고 다시 되물었는데, 마스크의 효과가 없었다고 단정하긴 어렵고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와 시민들의 대면 접촉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습니다.”

MC
“물론 우리나라 질병청만 그런 게 아니고 WHO나 아니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도 같은 의견인 거잖아요. 그런데 이런 대세적인 여론에 또 반대 의견을 내는 게 쉽지 않을 일일 것 같은데, 지금 이현준 기자가 취재했던 이덕희 교수 같은 분들도 초기부터 반대를 해왔던 건가요, 그럼?”

기자
“2020년 유행 초기부터 이덕희 교수와 장재연 교수 같은 전문가들이 있었습니다. 방역당국의 정책을 비판한다는 게 정말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덕희 교수 같은 경우에도 한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고 나서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더라고요. 대부분이 이덕희 교수를 비난하는 글이었습니다. 심지어는 이덕희 교수에게 전화를 해서 가만두지 않겠다. 왜 방역정책을 비판하느냐고 협박 전화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까지 문제 제기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여쭤보니까, 의학자로서 소신껏 이야기하는 게 자신의 의무라고 생각을 했고 방역을 강조할수록 면역이 약해지는 거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건강, 면역이 너무 걱정스러워서 이렇게 계속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설명을 했습니다.”

MC
“마스크를 착용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오히려 국민들의 면역 체계는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인 거잖아요. 그러면 이제 마스크의 효용성도 효용성이지만 이제는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전체 건강을 생각해야 된다, 그런 얘기로도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기자
“우리가 마스크의 효과성뿐만 아니라 마스크의 유해성에 대해서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됩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이나 영유아들에게도 피해를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다음에 보실 영상이 바로 유해성에 대한 문제 제기를 담은 영상이고요. 더 나아가서 우리가 다음 팬데믹을 대비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 어떤 고민을 해야 되는지에 대해서도 영상에 포함해봤습니다.”

■ 마스크의 역설? ‘코로나 키즈’ 발달 지연 우려된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우리가 시급히 논의될 이슈가 뭐가 있느냐? 첫째 마스크가 저산소증, 과도한 이산화탄소 노출을 야기할 수 있는가? 두 번째, 마스크가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 발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셋째, 마스크가 호흡기 면역기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가? 넷째, 마스크 자체가 가지는 유해성은 없는가?”

“혹시 2022년 11월에 새 마스크는 바로 사용하면 안 되고 개봉해서 1시간 정도 널어놓고 사용해야 된다. 이런 기사 본 적 있죠? 없어요? 그 이유가 뭐냐 하면 그 당시에 한 논문에서 마스크에서 휘발성 유기화학물질이라는 이런 유해물질이 검출됐고 환기를 하고 써야 된다. 아마 기억하시는 분들은 계시겠지만 휘발성 유기 화학물질은 2017년도에 그 당시 우리 사회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던 생리대 사태 생각납니까? 생리대 사태에서 문제가 됐던 화학물질이 바로 이 VOC예요. 그 당시에 난리가 났죠. 그런데 예상외로 마스크에서 나오는 유기화합물질에 대해서는 그냥 1시간 이따가 착용해라, 그거 말고는 너무나 조용하더라고요. 이미 우리 마스크를 통해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노출되는 화학물질의 숫자는 엄청나다고 사실 보면 됩니다.”

특히 우려스러운 건 영유아들의 마스크 착용입니다. 지난해 서울시가 팬데믹 시기를 겪은 영·유아 5백여 명의 발달 실태를 조사한 결과 33%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태로 드러났습니다.

“저희 애가 온라인 강의를 하는데 있잖아요. 초등학교 들어갈 때부터 코로나였었거든요. 그러니까 걔는 온라인인데도 마스크를 안 벗으려고 그래요.”

“어른들이 자꾸 마스크를 끼고 애한테 얘기를 하니까 의사소통이 안 되는 거예요. 그러니까 애가 말을 못 알아들어요.”

“못 알아들어요, 진짜.”

질병관리청은 마스크 유해성에 대해 묻는 9층시사국 제작진의 질의에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마스크 착용의 이점이 잠재적인 피해보다 크다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유해성 근거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바라보는 이덕희 교수의 관점은 다릅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유해성 연구) 결과가 연구 대상자에 따라 달라요. 15분 노출 되었을 때 30분 노출 되었을 때 1시간 노출 되었을 때 그 결과가 달라요. 그 중에서는 문제가 있다는 논문도 있고 문제가 없다는 논문도 있어요. 최소한 단기적으로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는 상황이 존재한다면 장기적으로는 더 심각한 문제를 발생 시킬 수 있다. 이거를 우리가 가정을 하고 접근하는 게 합리적이죠.

“장기간 마스크 유해성에 대한 증거는 나오기 시작하면 이미 늦은 겁니다. 이미 늦은 거예요. 손 쓸 수가 없어요. 장기간 마스크 착용의 유해성에 대한 문제는 인간이라 인간이라면 가지고 있는 소위 이성의 힘으로 판단이 가능하고요. 그렇게 판단해야만 합니다.”

장재연/ 아주대 의과대 예방의학과 명예교수
“사실은 과거에는 이런 연구는 할 수가 없었어요. 비윤리적인 연구이기 때문에 근데 아마 코로나 펜데믹 기간 중에는 마스크들을 모든 국민들이 장기간 착용했기 때문에 오히려 연구 결과들을 추적하면 이 마스크로 인한 부작용들에 대한 연구 결과들, 새로운 지식들을 엄청나게 많이 얻을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세계보건기구 WHO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CDC는 여전히 마스크 착용을 권고합니다. 하지만 이 권고에 대한 반대 의견 역시 존재합니다.

장재연/ 아주대 의과대 예방의학과 명예교수
“마스크 착용을 강제한다고 해서 감염 예방 효과가 높지 않다는 건 코로나 이전에 이미 잘 알려져 있던 내용이고, 그래서 코로나 펜데믹 초기에는 세계보건기구에서도 마스크 착용 의무화를 하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이후에는 착용 권고 입장으로 바꿨잖아요?”

“세계보건기구도 확진자도 워낙 많이 늘어나고 그런 압박이 강해지니까 불가피하게 그 부분을 임시적인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 하에 도입을 했는데 그러다보니깐 가이드라인 보면 막 섞여 있어요. 마스크 착용을 굉장히 강조하는 듯 하다가 규칙들을 준수하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는 거는 또 그대로 남아있어서, 예를 들면 마스크 착용 전후에 손을 씻어야 되고 마스크에 손대지 말아야 되고 실제로는 그 누구도 지킬 수 없는 그런 마스크 지침입니다.”

이미 대부분 나라들은 지난해 초중순부터 마스크 의무화를 해제했습니다. 미국은 지난해 3월에 의무화를 해제했지만 이후에도 안정적인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일시적인 증가세를 보인 나라들도 있지만 대부분 다시 하락했습니다.

스웨덴은 이미 2021년 말부터 일상을 회복했습니다. 물론 스웨덴식 방역이 정답이라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경제적인 영향과 영유아 건강 문제 등 다양한 2차 피해까지 고려한 방역 평가가 이뤄지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합니다. 다만 우리가 스웨덴에서 눈여겨볼 만한 지점은 따로 있었습니다. 스웨덴 정부는 민간 전문가 8명으로 코로나 위원회를 조직했습니다.

토르스텐 퍼슨/ 스톡홀름대학 경제학과 교수, 스웨덴 코로나위원회 소속
“제 이름은 토르스텐 퍼슨입니다. 저는 경제학 교수이고 사회과학에 큰 관심을 두고 있습니다. 위원회는 저 포함 단 8명으로 꾸려졌습니다. 모두가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었죠. 의학 분야 과학자도 있었고, 변호사, 사회 과학자 그리고 공공 보건에 종사하는 분도 계셨습니다.”

코로나 위원회의 목적은 방역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보고서를 쓰는 것이었습니다.

쉬린 알벡 올베르크/웁살라대학 정치학과 교수, 스웨덴 코로나위원회 소속
“2020년 봄에 매일 노인 사망자 수가 보도되면서 매우 힘들었던 상황이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끔찍했죠. 또한 적절한 대응이 있었는지에 대한 논란도 일어났습니다.”

코로나 위원회는 시기별로 나눠서 총 3권의 보고서를 발표했고, 정부가 인정하기 싫어하는 실수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지적했습니다.

쉬린 알벡 올베르크/웁살라대학 정치학과 교수, 스웨덴 코로나위원회 소속
“위원회는 정치인들과 정부 당국이 2020년 봄에 허용한 지역사회 확산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습니다. 강력한 조치가 없었기에 지역사회 확산이 계속 증가했죠. 한 1주 정도는 생각할 시간을 벌기 위해 중단했어도 됐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실수를 인정한다는 것, 스웨덴은 이미 다음 팬데믹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토르스텐 퍼슨/ 스톡홀름대학 경제학과 교수, 스웨덴 코로나위원회 소속
“사실 보건 당국이 결정을 내릴 때 크게 고려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어떠한 정책이 됐던 오랫동안 지속가능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보건 당국이 위기관리를 위해 노력한 것은 맞지만 지금까지 경험했던 것과 전혀 달랐던 팬데믹을 다루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모든 사회가 경험으로 배울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팬데믹이 또다시 온다면 이전과 같지는 않을 겁니다.”

■ 넥스트 팬데믹,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마스크 이야기를 하면 자기는 그 동안 마스크를 열심히 착용했기 때문에 독감과 감기에 한 번도 걸리지 않았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세요. 독감은요, 2020년 2021년을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다 사라졌어요. 심지어는 노 마스크, 노 락다운으로 대응했던 스웨덴에서도 사라졌어요. 그래서 우리가 독감과 감기가 사라진 게 어떠한 방역 정책 때문에 사라진 것이 아니고 우리가 바이러스의 생존 경쟁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이게 바이러스 컴피티션이라고 부르는데요. 그게 생태계에 존재하기 때문에 그걸로 인해서 우리가 사라졌다가 이제 최근에 2022년 겨울이 되면서 다시 독감이 돌아오기 시작했어요. 전 세계적으로.”

실내 마스크 의무화는 해제됐지만 우리가 마스크 문제를 다시 짚고 넘어가야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앞으로도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호흡기계 바이러스 팬데믹을 경험하게 될 거예요. 그때마다 지금과 같은 일이 반복될 거라는 의미죠. 그러나 우리가 지금 가지고 있는 소위 각종 과학적인 정보에 근거했을 때 과연 마스크 착용이 효과적인가, 그 자체에 대해서 일단 우리가 다시 짚어 봐야 된다는 겁니다.”

심지어 보이지 않는 위험도 존재합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마스크의 이득이 가장 없는 계층이 그 아이들이에요.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그런데 마스크로 인한 어떠한 문제점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일 많은 연령대는 또 그 연령대예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지 판단하는 건 결국 우리의 선택입니다.

이덕희/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우리가 출생 후에 성장 발달 기간이 가장 긴 동물이죠. 우리 호모사피엔스를 특별하게 만드는 능력인 언어, 인지, 정서, 사회성이 그 기간 동안 발달하는 거예요. 그 발달 과정 중에 끊임없이 얼굴을 통한 상호작용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거는 의문의 여지가 없어요. 그 중요한 얼굴을 우리가 3년 동안 방역이라는 미명 하에서 특히 아이들의 얼굴을 가려놓은 거예요. 우리 사회가 그러한 부조리, 모순을 방치하고 있다는 것이 결국 어른들이 진짜 당연히 해야 될 일들을 우리가 방기하고 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고 사실 이 얘기를 할 때마다 저는 너무 분노해요.”

취재기자 : 이현준
촬영 : 설태훈 조선기 김만중 최승구
영상편집 : 김대영 한효정
자료조사 : 김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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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준 기자 (hjni14@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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