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호 합류 시계’ 앞당긴 에드먼 “서울에서 만나요”

노도현 기자 2023. 2. 15.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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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국적 따라 ‘태극마크’…내달 2일 고척돔 훈련부터 참여할 계획
세인트루이스서 ‘한솥밥’ 김광현과의 재회 “한 팀 될 수 있어 신나”
팀 동료 눗바와 한·일전서 대결 “우리가 더 멀리 나아갈 것” 필승 각오

“안녕하세요!”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딘 스타디움.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스프링트레이닝 현장에서 조금 서툰 한국말이 들렸다. 인사말의 주인공은 세인트루이스 내야수이자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멤버인 토미 에드먼(28·사진)이었다.

에드먼은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중간 이름이 ‘현수’로 토머스 현수 에드먼이 풀네임이다. WBC가 부모의 혈통 등 인연이 있는 국가 대표팀 합류를 허용하고 있어 태극마크를 달 수 있었다. 야구대표팀에 한국계 외국인 선수가 발탁된 최초 사례다. 에드먼은 “내가 처음이 된 게 큰 영광”이라며 “WBC가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드먼은 태어나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게 된다. 에드먼은 “아직 확실하진 않지만, 잠정적인 계획은 대표팀이 일본 오사카로 가기 전 며칠간 서울에서 지내는 것”이라고 했다. 당초 다음달 5일 WBC 공식 훈련이 열리는 오사카에서 합류할 예정이었으나 변동이 생겼다. 그보다 사흘 앞선 2일 서울 고척돔 훈련부터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부쩍 늘어난 한국 팬들의 관심을 피부로 느낀다. 에드먼은 “LA에 사는 할머니가 한국 신문을 많이 읽으신다. 할머니께서 내가 대표팀을 위해 뛴다는 기사가 많이 나왔다고 말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SNS에서도 한국 팔로어들이 많이 생겼다”며 “덕분에 용기를 얻는다”고 말했다.

에드먼은 2021년 최고 수비수에게 주는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다. 발이 빠른 데다 공격력까지 갖췄다. WBC에서는 유격수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함께 키스톤 콤비를 이룰 예정이다. 현재 세인트루이스 등번호인 19번을 고우석(LG)에게 양보하고, 스탠퍼드대 신입생 시절 썼던 11번을 달고 뛴다. 에드먼은 “나는 공격·수비·주루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기에 기여할 수 있다”며 “매 타석 일관성을 유지하고 침착하다는 점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김광현(SSG)을 다시 만날 생각에도 설렌다. 에드먼은 메이저리그에서 마주했던 김하성, 내년 미국 진출을 바라보는 이정후(키움), 볼티모어 오리올스를 거쳐간 김현수(LG) 등을 언급하며 “모든 선수들을 만나고 한 팀이 될 수 있어서 신난다”고 했다.

‘숙명의 라이벌’ 일본 대표팀에 합류한 팀 동료 라스 눗바(26)와는 이미 신경전에 돌입했다. B조에 속한 한국과 일본은 다음달 10일 도쿄에서 한·일전을 치른다. 에드먼은 “눗바와 서로 트래시토크(상대의 기를 죽이는 말)를 나눴다. 게임에서 이기면 1년 내내 자랑할 기회를 얻게 되니 들뜬다”고 유쾌하게 말했다. 그는 이어 “재미있는 시합을 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일본보다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길 바란다”며 승부근성도 드러냈다.

이날 훈련 현장에는 일본 매체도 방문해 WBC를 향한 한·일 양국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눗바는 “세인트루이스 라이벌 시카고 컵스에서 뛰는 스즈키 세이야와 내가 한 팀이 되고, 에드먼은 동료에서 적이 된다”며 “미안하지만 우리가 한국을 이길 것”이라고 맞섰다.

빅리그 최고 3루수로 미국 대표팀으로 나서는 세인트루이스 놀런 에러나도는 “에드먼의 플레이를 보면 놀랍다. 한국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에드먼은 구단 사정으로 뒤늦게 대표팀에 합류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짧다. 하지만 부지런히 몸을 만들고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만큼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에드먼은 “타석에 서기 시작했고, 대회 때까지 수비와 팔 상태도 문제없을 거라 본다. WBC 때면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표팀이 목표로 내건 4강 진출을 향해 에드먼도 함께 달린다. 에드먼은 “한국의 승리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한국이 토너먼트에서 반향을 일으키면 좋겠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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