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가결? 혹시 역풍?…민주당의 ‘체포동의안 딜레마’
강경파의 ‘당론 부결’ 주장에
조응천 “잘못하면 내로남불”
친명계도 방탄·실효성 걱정
자유로 하자니 ‘이탈표’ 우려
이, 비명계 만나 ‘결속’ 강조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처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조만간 국회로 체포동의안이 넘어왔을 때 당론으로 부결시키려니 ‘방탄’ 비판을 키울까 걱정이고, 자유투표를 하려니 이탈표가 나와 가결될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르면 16일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는 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며 내부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민주당은 15일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부당하다고 밝혔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검찰의 이 대표 영장청구 운운은 ‘50억원 클럽’과 김건희 여사 의혹 봐주기 수사로 여론이 들끓자 물타기하겠다는 속셈”이라며 “이 대표를 어떤 식으로든 제거해 국민과 갈라치고 민주당을 분열시키려는 정략적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박찬대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장은 브리핑에서 “영장청구는 미친 짓”이라고 말했다.
당 전략위원회는 전날 ‘체포동의안이 넘어오면 곧바로 부결시켜 논란을 최소화해야 하며 필요하면 당론 채택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건을 지도부에 보고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부결을 당론으로까지 채택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만류했다고 한다.
당내 의견은 갈린다. 강경파 의원들을 중심으로 당론 부결 주장이 나온다.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난 13일 MBC 라디오에서 “마땅히 부결하는 것이 당의 총의”라며 “의원들 총의가 그런 것이라면 당론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반면 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서 “체포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한다는 것에 대해 결연히 반대한다”며 “잘못하면 ‘내로남불’이 된다”고 말했다.
친명계 내에서도 당론 투표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친명계 김남국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무기명 비밀투표여서 실제 찬성표를 던졌는지, 반대표를 던졌는지 확인하기도 어렵고 강제하기 어렵기에 당론으로 정하는 것 자체가 부작용만 크고 효과도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어느 방식을 택해도 체포동의안 부결을 확신한다면서도 소속 의원들을 상대로 혹시 모를 이탈표를 단속하고 있다.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면 이 대표 공백과 당 내분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이 대표도 직접 표 단속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주 김종민 의원 등 비명계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만나 당내 상황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 대표와 만나 ‘지지층의 결집만 이야기하지 말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음주에는 설훈·이상민 의원 등 중진 의원들을 만날 계획이다.
이 대표는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지지자들에게 비명계 의원들에 대한 ‘문자폭탄’ 자제를 당부하는 등 통합을 강조했다. 비명계 의원들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총선 때 인위적인 물갈이를 최소화할 방침도 시사했다. 공천 규칙 변경 논란을 두고도 당직자들에게 “룰을 웬만하면 손대지 말고 안정적으로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불체포특권을 내려놓으라는 요구가 있다’는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의힘 시의원들 식당서 ‘몸싸움 난동’···집기 깨지고 난장판
- 김건희 여사, 국화꽃 들고 시청역 참사 현장 추모
- 허웅 “전 연인 임신, 내 아이 아니란 의심 있었다”
- 32억 허공에 날렸다···개장도 못하고 철거되는 ‘장자도 흉물’
- 채 상병 특검법 국민의힘서 안철수만 찬성표···김재섭은 반대 투표
- ‘데드풀과 울버린’ 세계관 합병은 ‘마블의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 푸바오-강철원 사육사, 3개월만 재회···할부지 목소리에 반응
- 육사 선배 ‘원스타’가 ‘투스타’ 사령관에게 폭언···군, 정보사 하극상에 수사
- 원희룡 “한동훈과 윤 대통령 관계는 회복 불가···난 신뢰의 적금 있다”
- 이진숙, 5·18 왜곡글에 ‘좋아요’ 누르고…“한·일은 자유주의 동맹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