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떠나는 비둘기파 대표…경기 침체 리스크 높아지나[오미주]

권성희 기자 2023. 2. 1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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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오미주'는 '오늘 주목되는 미국 주식'의 줄인 말입니다. 주가에 영향을 미칠 만한 이벤트나 애널리스트들의 언급이 많았던 주식을 뉴욕 증시 개장 전에 정리합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부의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을 백악관 경제 컨트롤타워인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으로 공식 임명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의 입장을 대변했던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연준의 정책 기조가 매파 쪽으로 기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이날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NEC에 합류함으로 연준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보다 조금 덜 공격적인 금리 인상 접근법을 옹호했던 영향력 있는 고위 인사를 잃게 됐다"고 평가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끌어 내리기 위해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는 문제에 있어서 파월 의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왔다. 하지만 종종 필요 이상으로 금리를 인상했을 때 초래되는 리스크를 언급하는 등 정책 설정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다른 요소들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면 높은 인플레이션은 자연스럽게 둔화되는 만큼 가능한 일자리 감소를 최소화하기를 원하는 대표적인 연준 내 비둘기파였기 때문이다.

반면 매파는 인플레이션을 통제하기 위해 좀더 엄격한 조치들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한다.

경기 예측회사인 LH 메이어의 이코노미스트인 드렉 탕은 WSJ에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떠나면 연준이 올 봄에 더욱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어 경기 침체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브레이너드 부의장이 연준에 남아 있다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내 비둘기파들을 규합하는 세력이 될 수도 있었다"며 "그는 오는 5월과 6월에 금리 인상을 반대할 수도 있는 비둘기파의 지적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오는 20일에 연준을 떠나 백악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WSJ에 따르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해 가을부터 누적적인 금리 인상의 효과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인플레이션은 코로나 팬데믹 영향이 잦아들면서 하락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피력해왔다.

반면 파월 의장은 공산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고 주거비 상승률은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인플레이션이 올해도 여전히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또 에너지 가격과 주거비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에 주목하면서 노동 집약적인 서비스 부문을 보면 임금 인상이 소비자 물가에 전가되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달 비주거 서비스 부문에서 임금과 가격 사이의 연관성이 약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근거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임금 인상보다 최근 추세가 바뀌고 있는 글로벌 불안정성이 반영된다면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연준 내 비둘기파들은 금리 인상을 조만간 중단해도 인플레이션이 하락하면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실질 금리는 상대적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긴축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매파는 경기 성장세가 둔화됐다는 더 많은 증거가 나타날 때까지 금리를 올려야 한다고 반박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후임으로 비슷한 비둘기파를 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WSJ에 따르면 FOMC의 정책 결정은 설득을 통해 공감대를 형성해가는 과정이기 때문에 신임 인사가 브레이너드 부의장과 같은 영향력을 재빨리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리서치 회사인 SGH 매크로 어드바이저의 수석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팀 듀이는 "새로운 인물을 연준 부의장 자리에 앉힌다고 FOMC 위원들이 그의 말을 경청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는 없다"며 "그에겐 브레이너드 부의장과 같은 과거 업무 실적과 기관의 존경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과거 20년간 연준 부의장 자리는 의장을 대행할 수 있는 역량이 뛰어난 이코노미스트가 차지해왔다. 연준 부의장은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함께 FOMC의 의제를 설정하는 의장의 최측근 정책 자문의 역할을 맡는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브레이너드 부의장의 후임으로 고려할 수 있는 후보군은 리사 쿡 연준 이사와 지난해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된 수전 콜린스 총재다.

외부에서 언급되는 후보로는 하버드대 이코노미스트인 캐런 다이넌과 노스웨스턴대 금융학 교수인 재니스 에벌리, 연준에서 근무하다 현재는 재무부 국내 금융 담당 차관으로 일하고 있는 넬리 리앙, 전 연준 이코노미스트로 최근 헤지펀드 D.E. 쇼 & Co.에 합류한 브라이언 색, 모간스탠리의 수석 글로벌 이코노미스트인 셋 카펜타 등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에 연준 의장 후보로 브레이너드 부의장을 인터뷰했으나 파월 의장의 재임을 결정하고.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준 2인자로 지명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지난해 5월에 상원 인준을 거쳐 부의장으로 임명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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