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돌연 사의 표명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제1장관)이 15일(현지시간)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터전 장관은 이날 에든버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금이 물러날 적기라고 생각한다”며 “후임자가 선출될까지 직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코틀랜드 자치정부의 최장수 수반이자 최초의 여성 수반인 그는 “이 직을 시작한 첫 순간부터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내줄 때가 언제인지 아는 것이 잘 섬기는 일의 일부라고 믿었다”며 “머리와 가슴으로 지금이 바로 적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와 당, 국가를 위해 지금 그만두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스터전은 2014년 11월 전임자인 알렉스 새먼드가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투표 부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하면서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최초의 여성 수반이 됐다.
당시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의 부당수였던 스터전은 새먼드의 퇴진으로 진행된 당수 경선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해 다수당 차기 당수로서 자치정부 수장에 올랐다. 이듬해 열린 총선에서 SNP는 스코틀랜드 의회 59석 중 56석을 석권했다.
이후 스터전이 이끄는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는 영국이 유럽연합(EU)에서 탈퇴했다는 점을 이유로 2017년부터 독립 투표를 재추진했지만, 지난해 11월 영국 대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렸다.
2016년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는 EU 잔류 의견이 62%로 탈퇴(38%) 의견을 압도했다. 스터전 정부는 이를 근거로 스코틀랜드가 영국의 일원으로 EU에서 함께 탈퇴하는 것보다 독립국가가 되는 길을 유권자가 직접 택해야 한다며 제2의 분리 독립 투표를 중앙정부에 요구해 왔다.
최근 영국 정부가 법적으로 성별을 바꾸는 절차를 간소화한 스코틀랜드 의회의 법안에 제동을 걸자, 스터전은 “민주적으로 구성된 스코틀랜드 의회를 향한 전면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하며 영국 정부와 각을 세우기도 했다.
스터전은 1980년대 마거릿 대처 총리 시절 대량 실업 등 민영화 정책에 대한 문제 의식으로 스코틀랜드 분리독립 운동과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SNP에 입당했다. 글래스고 대학을 나와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정계에 입문했으며, 1997년 스코틀랜드 의회에 입성했다.
앞서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전 총리도 3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전망을 깨고 지난달 전격 사임을 발표해 눈길을 끌었다. 저신다 전 총리는 “특권을 가진 역할에는 책임이 뒤따른다”며 “떠날 때가 됐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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